고 강원용 목사 7주기를 맞이해 대화문화아카데미가 마련한 여해에큐메니칼포럼 2부 순서인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정미현 교수, 박상증 목사, 이삼열 사무총장, 이현숙 상임이사, 안재웅 이사장이다.   ©채경도 기자

고(故) 여해(如海) 강원용 목사 소천 7주기를 맞아 대화문화아카데미와 대한기독교서회가 공동으로 18일 서울 경동교회(담임 박종화 목사)에서 마련한 여해에큐메니칼포럼이 진행된 가운데 1부 주제발표에 이어, 고인과 생전 인연이 있는 에큐메니칼 운동의 동지들이 패널로 참여하는 2부 순서인 토론이 진행됐다.

이삼열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패널 토론에는 국민통합시민운동 공동대표 박상증 목사, 안재웅 한국YMCA전국연맹 이사장, 이현숙 여성평화외교포럼 상임이사, 연세대 교목 정미현 교수가 참여했다.

먼저 박상증 목사는 "1945년도 해방된 후 중학교로 지도차 찾아 온 강 목사를 본 것이 첫 만남이었다"고 회고 하며 "인도 방갈로에서 한국의 기독학생운동을 하던 강 목사의 지도자들이 모였는데, 한국에서 후배들이 강 목사를 세계적인 사람으로 만들자고 했다"고 말했다.

당시 아시아에서 한국과 일본과 인도에서 기독학생운동이 활발고, 여기에 일본과 인도는 국제적 활동이 활발 했던 것에 비해 한국은 상당히 뒤쳐져 있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박 목사는 "1961년 강원룡 목사가 인도 WCC총회에서 주제강사로 갔을 때, 강 목사의 영어는 대단하지 않았지만 내용은 정말 대단했고, 그 스피치 하나로 일약 세계적인물이 됐다"고 증거했다.

사회자가 강원용 목사의 에큐메니칼 운동 공헌에 대해 묻자 안재웅 이사장은 "에큐메니칼 운동이라고 하는 것이 우리 앞에 역사적으로나 교회적으로나 벽에 부딪힐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며 "벽에 부딪혔을 때 정면으로 뚫고가는 방법이 있겠고, 돌아서 혹은 뛰어 넘는 방법이 있겠다. 방법은 다양하다"고 말했다. 강 목사 역시 그런 벽을 여러 방법론을 통해 헤쳐나갔다고 했다.

안 이사장은 이어 "우리 앞의 벽을 일제 시대로 말할 것 같으면 반신믹 운동이 되겠고, 70년대로 말하자면 반독재이겠으며, 요즘 와서는 반특권이라고 본다. 이런 것이 에큐메니칼 운동의 화두여야 한다"면서 "이념적이든, 물리적이든 분명히 우리 앞을 가로막는 그 무엇이 뻔히 눈에 띄는데 비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고 강원용 목사 7주기를 맞이해 대화문화아카데미가 마련한 여해에큐메니칼포럼 2부 순서인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채경도 기자

시대 마다 마주하는 벽 앞에 에큐메니칼 운동이 나름대로 그것을 앞장서서 넘어서려 했음도 확인했다. 중국이 1949년 한국 전쟁을 북침으로 판단한 세계교회협의회(WCC)에 회원권을 유보했으나 끊임없는 설득을 거쳐 1991년 총회에서 중국 교회를 다시 들어오게 한 점이나 국제 세계에서 배제된 북한 교회를 설득해 "자유 세계로 나올 수 있게 만든 것"도 에큐메니칼 운동의 역할이었음을 회고했다.

이어 사회자가 갈라진 교파들 사이에 교회 연합과 일치 운동을 필두로 한 에큐메니칼 운동에 있어 강 목사의 역할이 어떠했는지에 대해 묻자 박상증 목사는 에큐메니칼 운동은 혼자 하는 게 아니라며 분명한 선을 그었고, 그런 전제 하에 강 목사의 기여를 논했다.

박 목사는 특히 고 강원용 목사가 왕성한 활동을 벌일 당시 교파들의 의식이나 행동 분석을 토대로 에큐메니칼 운동이 성찰할 문제를 제기했다. 박 목사는 "사실 한국의 에큐메니칼 운동이라고 하는 것이 NCC에 가담하는 회원 교회들이 많아짐으로써 융성해졌다는 평가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NCC라 하는 것을 좀 더 예리하게 분석해서 비판한다면 NCC에 가담했다는 것 자체가 곧 에큐메니칼 운동에 대한 헌신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박 목사는 "때때로 우리가 교파들의 행동을 주시하면 NCC의 맴버쉽이라고 하는 것이 (실제로)에큐메니칼 운동을 안하기 위한 알리바이가 될 수도 있다"면서 "그게 오늘날 한국교회 에큐메니칼 운동이 성찰해 볼 문제가 아니겠는가. 강원용 목사는 그런 사실을 훤히 꿰뚫어 보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강 목사가 교회는 물론 사회에서 여성 운동에 끼친 영향에 대해서는 이현숙 상임이사와 정미현 교수 모두 "한국 여성사회에 강 목사가 끼친 영향력은 결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며 "강 목사야말로 여성운동의 꽃을 피운 인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상임이사는 "강 목사는 에큐메니칼 운동은 교회운동이라 말하고 경동교회를 끝까지 지키며 활동 했다"면서 "에큐메니칼 운동은 사회 속에서 하나님의 복음과 정의, 평화와 인권을 살리는 운동이면서 그것을 주도하는 역할을 교회가 하고, 예배를 통해 일으키는 교회 운동으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부모님 주례를 강 목사가 해줬다는 정 교수는 "WCC에는 2000년이 넘는 교회 전통이 포함돼 있는데, 강 목사는 이 모습들을 경동교회에 들여와 수출과 수입의 역할을 했다"고 설명한 뒤 "최초로 여성 장로 제도 도입한 분이 강 목사다"고 증거했다.

아울러 정 교수는 "세계교회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들여와 교회 개혁에 대한 설교와 세계교회에서 불리는 예배 찬송도 도입했다"며 "강 목사는 특히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이 컸고, 이 영향으로 여성운동을 한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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