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교수 “이재철 목사, 면죄부 판매 중단하라”

교회일반
목회·신학
김진영 기자
jykim@cdaily.co.kr
  •   
최근 이 목사의 ‘온라인 예배’ 관련 발언 지적

“온라인 예배가 대포? 그리심산이냐 예루살렘이냐
이 얘기의 다른 버전일 뿐… 또 장소에 집착하신 것
’건물’인 백주년기념교회도 대포로 무너뜨릴 건가
어떤 게 영과 진리로 하는 예배인지 가르치셨어야”

이정훈 교수가 최근 코로나 사태에서의 ‘온라인 예배’와 관련, 이재철 목사의 발언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정훈 교수 유튜브 영상 캡쳐

이정훈 교수(울산대 법학)가 “면죄부 판매를 중단하라”며 ‘온라인 예배’에 대한 이재철 목사(100주년기념교회 전 담임)의 최근 발언을 비판했다.

이 교수는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재철 목사님이 ‘한국교회를 향해서 하나님께서 대포를 쏘셨다. 코로나 정국에 하나님께서 제2의 종교개혁을 명하시면서 한국교회를 향해 대포를 쐈다’(고 한) 그 영상이 지금 핫이슈가 되었다”며 “목사님께서 그 영상을 찍으면서 앞부분에서 루터가 면죄부를 판매하는 가톨릭의 잘못된 활동에 대해서 반박문을 붙이면서 시작된 종교개혁을 던지면서 ‘이제 제2의 종교개혁의 시대다’ 그런 말씀을 하신다. 그 취지에 100퍼센트 공감한다”고 했다.

그는 “저 역시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점으로 지금 한국교회가 제2의 종교개혁의 시대에 돌입했다, 그래서 개혁의 시대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래서 목사님 말씀의 취지에 백프로 공감한다”며 “그런데 오늘 (영상의) 제목이 ‘이재철 목사님 면죄부 판매를 중단하십시오.’ 이렇게 제목을 들고 나왔다. 굉장히 쇼킹하다. 이런 쇼킹한 제목을 붙일 수밖에 없어서 목사님께 죄송한 마음도 있다. 그런데 성도님들께 제대로된 얘기를 하지 않으면 큰일 나겠다는 위기감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철 목사가 영상에서 언급한 요한복음 4장 24절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는 말씀을 인용했다.

이 교수는 “수가성 여인이 예수님께 질문한다. ‘어디서 예배를 드려야 진정한 예배가 됩니까.’ 그러니까 예루살렘에서만 예배를 드려야 한다는 명제, 거기에 대해서 이 여인이 ‘그러면 사마리아에서는 그리심산에 가서 드리는데 어떡하죠?’ 어떤 게 진짜 예배입니까, 이렇게 질문하는데 예수님의 대답은 뜻밖에도 ‘예루살렘이나 그리심산이 아니라 영과 진리로 예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런데 이재철 목사님이 지금 들고 나오신 ‘대포를 쏘셨다’ 맞다. 저도 코로나를 통해 우리 한국교회와 성도에게 하나님께서 무엇을 말씀하시고자 하는지에 대해 깊이 묵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문제가 뭐냐면 이재철 목사님의 논조를 따라가다 보면 역설적으로 위험에 빠진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영과 진리로 드리는 예배는 어떤 예배인가, 이것을 목사님께서 우리 성도님들께 가르쳐주셔야 하는데, 거꾸로 목사님의 주 논지는 건물이 우상숭배가 된 한국교회를 향해서 하나님께서 대표를 쏘셨는데 온라인 예배가 대포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목사님이 근거로 든 게, 코로나 상황이 해결되어 예배당에 출석해서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되더라도, 이 상황이 완전히 회복이 되더라도, ‘나는 계속해서 온라인 예배를 드리겠다’라고 하는 성도들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걸 근거로 드시면서 ‘온라인 예배가 새로운 개혁을 여는, 큰 장을 여는 어떤 기회가 된다’ 이런 말씀을 하신다”고 했다.

이 교수는 “그걸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 왜냐하면, 지금 목사님 얘기를 얼핏 들으면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이게 결국은 온라인이냐 예배당이냐, 그리심산이냐 예루살렘이냐, 이 얘기의 다른 버전일 뿐이기 때문”이라며 “다시 말해서 목사님께서 놓치고 계신 게 뭔가. 어떤 예배가 진정으로 영과 진리로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냐(하는 것이다). 이걸 가르쳐 주셔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 개혁의 시대라는 것은, 종교개혁을 해야 한다는 것은 바로 본질을 회복한다는 것”이라며 “말씀대로 성경의 권위가 회복되고 예수님이 말씀하신 대로 영과 진리로 예배를 드려야 하는데, 어떤 게 영과 진리로 드리는 예배냐, 이걸 가르쳐주셔야 할 분이 ‘온라인 예배가 답’이라고 하면 이게 일종의 면죄부”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 상황이 회복되어도 ‘나는 출석하지 않고 집에서 온라인 예배를 드리겠다’는 성도들이 영과 진리로 예배 드리고 싶어서 온라인 예배를 고집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나? 아니면 주일날 느긋하게 늦잠자고 일어나서 파자마 바람에 커피를 내려서 한 손에 들고 노트북만 켜면 예배 드릴 수 있는 그 예배를 탐닉하겠다고 하는 건가?”라고 물었다.

이 교수는 “온라인 예배를 드리면서도 찜찜하신 분들도 많았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아, 편하니까 좋다.’ 그런데 ‘이렇게 예배 드려도 되나’ 이런 뭔가 설명하기 힘든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그런 부담감을 이재철 목사님 영상 하나로 완전히 해결해 주신 것이다. 이게 일종의 면죄부다. 이게 복음인가. 저는 그걸 묻고 싶다. 목사님께서 이런 걸 의도하지 않으셨다 하더라도 원로시고 또 나름 존경받으셨던 목사님께서 은퇴하신 뒤에 이런 말씀을 하시면 한국교회 성도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겠나”라고 물었다.

또 “(이재철 목사님이) 말씀하신 게 맞다. 건물이 우상이 되어선 안 된다. 그런데 여기엔 또 어떤 정치적인 의도가 깔려있다고 읽힌다”며 “건물을 건축한 분들을 적으로 돌리고 그런 활동을 하셨던 분들이 잘못됐다라고 비판하고 싶으신 건가. 그게 목사님 의도가 아니더라도 지금 그렇게 된다. 목사님이 시무하셨던 백주년기념교회도 건물을 갖고 있지 않나. 그 건물을 대포로 무너뜨리겠나”라고 했다.

이 교수는 “건물이 있는 게 문제가 아니라, 건축을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건축물을 우상으로 삼기 때문에 문제 아닌가. 존 녹스가 종교개혁을 할 당시에도 녹스가 섰던 그 교회는 개혁 전에는 가톨릭 미사를 드리던 장소”라며 “온라인은 새로운 장소일 뿐이다. 목사님이 또 장소에 집착하시는 걸 던지신 것이다. 그리고 예배당조차 가기 싫은 게으른 성도에게 면죄를 판매하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결국 목사님이 던진 이 잘못된 메시지는 한국 성도에게 게으르고 나태해서 잘 다려진 각잡힌 셔츠를 입고 아침에 경건한 마음으로 교회에 가는 수고조차도 하기 싫은, 그러니까 결국은 대중이 듣기 좋은 그런 메시지를 전하심으로써 많은 분들이 기분이 좋겠지만, 그게 하나님께 영광이 될 것이냐 그리고 한국교회 개혁에 도움이 될 것이냐, 저는 본질적인 문제를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제 온라인이냐 아니냐, 그리심산이냐 예루살렘이냐의 새로운 버전의 잘못된 논쟁에 빠져들 것이 아니라 영과 진리로 예배 드리는 진정한 예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이냐(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 교수는 “미국에서는 오히려 ‘성경의 권위를 지키자’ ‘본질을 회복하자’라고 하는 복음주의 성도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기독교가 전체적으로 위축된다고는 하지만 위축되는 기독교의 특징은 세상과 타협하고 자유주의신학에 물드는 교회들이다. 이건 어떻게 보면 굉장히 자연스러운, 하나님의 은혜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한국교회는 어떻게 될까. 심지어는 영국교회가 무너졌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마이크로 처치’는 지금 무너진 영국교회에서도 새로운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마이크로 처치는 작은 단위의 모임이다. 그러니까 직장에서 5~6명이 모여서 함게 예배를 드린다. 그리고 이 마이크로 처치를 이끄는 많은 리더들은 목사님도 계시지만 평신도가 많다. 이런 흐름들, 이런 것들이 죽어 있는 영국교회를 다시 살아나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섯 명이 드리면 예배가 아닌가. 그 다섯명은 어디에 모이나. 그것이 자기 식당의 구내식당이든 아니면 소란스러운 카페의 한 테이블이든 저는 영과 진리로 주님께 예배를 드릴 수 있다면… 심지어는 정부가 박해를 하는 곳에서조차도 예배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우리의 삶이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되는 그것을 놓친다면 그것이 온라인이든 출석 예배든 의미가 없다. 건물이 우상이 되는 시대, 저도 공감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온라인 예배가 대안일 수는 없다”며 “어떤 형태 어떤 모임이라도 예배가 무엇인지 예배의 본질이 말씀대로 회복되는 것이 우리가 가야 할 개혁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철 #이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