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주의 중요 교리인 ‘이신칭의’(以信稱義)에 관해…”

석기현 목사, 25일 주일예배서 설교
석기현 목사가 주일예배 설교를 하고 있다. ©경향교회 유튜브 채널 영상 캡쳐

경향교회 석기현 목사가 25일 주일예배에서 ‘사람이 의롭게 되는 것은’(갈2:15~21)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석 목사는 “삼성 그룹을 창설했던 故 이병철 회장이 작고하기 약 한 달 전에 어느 신부에게 ‘종교에 대한 질문’을 했다”며 “그 질문은 ‘신은 왜 악인을 만들었는가?’, ‘인간은 왜 고통을 당하는가?’, ‘인류사와 성경의 역사가 왜 다른가?’ 등으로 이어지는 총 24개 항목이었고, 이병철 회장이 어떤 대답을 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그 중 열세 번째가 ‘종교란 인간을 착하게 살도록 만들기 위해 있는 것인데, 왜 한 종교가 다른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이었다”며 “다시 말하면 ‘모든 종교가 다 인간을 착하게 만들고자 하는 목적이 같으니 사실 어느 종교를 믿어도 마찬가지가 아닌가?’라는 뜻으로, 천주교의 ‘이행득구’ 곧 ‘사람은 자기 선행의 공로로써 구원을 얻는다’는 교리를 그대로 반영하는 동시에 실상 대부분의 종교들이 다 동의하는 사실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또 “종교의 목적은 인간을 착하게 살도록 만드는 데에 있다는 주장은 곧 ‘착하게 사는 사람이 의롭다’라는 말과 직결되며 이것이 종교계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통하는 진리인 동시에 무종교주의자들이 종교를 바라보는 공통적인 시각이기도 한 것”이라며 “하지만 그런 세속적 선입견의 압도적인 조류를 거스르며 요지부동으로 서 있는 바위와 같은 것이 있는데, 그것이 ‘이신칭의’(justification by faith)’ 즉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다 함을 얻게 된다’는 교리”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오직 기독교, 특히 개혁주의 기독교에서 믿고 지키는 아주 중요한 교리”라며 “모든 다른 종교에서는 ‘사람이 선한 일을 해야 의인이 될 수 있으며, 그 선행의 보상으로 구원을 얻는다’는 것이 상식으로 통하는데, 유독 기독교만 ‘사람은 선한 행위로써가 아니라 오직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다 함을 얻는다’라는 지극히 비상식적으로 들리는 복음을 선포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그 내면의 진리를 바로 깨닫기만 하면, 이 ‘이신칭의’의 교리야말로 세상의 상선벌악의 상식적인 윤리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참된 합리성과 충만한 감동력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먼저, 이신칭의(以信稱義)’는 죄인으로 하여금 죄 사함의 확신과 감격을 충만하게 해주는 교리”라고 했다.

이어 “율법준수를 통하여 자기 의를 이루어 보려고 하다가 쓰디쓴 절망감을 맛보았던 바울은 이처럼 예수님을 믿기만 함으로써 그 모든 고민과 무기력을 일순에 해결 받는 복음의 단맛을 제대로 맛보게 되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선행으로 공로를 쌓고, 선행으로 의를 세우고, 선행으로 구원받는다’라는 말은 지극히 상식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에 있어서는 무서운 현혹이며 엄청난 기만”이라며 “그것은 오로지 사람의 입술과 사람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해 왔을 뿐 이 세상 어느 누구 한 사람도 실제로 완성해 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있을 수 없는, 순전히 가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더불어 “‘내가 정말 구원을 받을 만큼 충분히 선하게 살았을까?’라는 질문 앞에서 그 누가 자신 있게 ‘예’라고 대답할 수 있겠는가”라며 “만약 그런 확신을 가지게 된다면 그 자체가 이미 하나님 앞에서 엄청난 교만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이행득구’ 교리를 따르는 사람은, 구원의 확신을 가지자니 절로 교만이 되어버리고 그렇다고 겸손을 유지하자니 구원의 확신을 가질 수 없는 자가당착에 필연적으로 빠져버리고 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두 번째로 이신칭의(以信稱義)’는 구원받은 성도로 하여금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온전히 돌리게 해주는 진리”라며 “율법주의자에 의하면 사람이 의롭게 되면 될수록 그 의를 스스로 이룬 당사자에게 똑같이 비례해서 그만큼의 영광이 돌아가게 될 수밖에 없다. 모든 종교인들이 공감하고 있는 ‘이행득구’의 교리는 실상 이처럼 하나님의 영광을 도적질하는 엄청난 죄악에 이르고 마는 것을 똑바로 깨닫고, 아무 공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믿음만 보시고도 우리를 의롭다고 인정해 주시는 하나님께 마땅히 돌려야 할 모든 감사와 찬송과 영광을 온전히 돌리는 성도들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석 목사는 “세상의 다른 모든 종교는 ‘내가 무슨 선을 행해야 하는가?’ 만 가르친다”며 “하지만 개혁주의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를 위하여 무엇을 하셨는가?’를 먼저 믿어야 함을 선포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더 이상 자기 스스로의 의를 세우려 하다가 실패하여 절망할 필요가 없다”며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 놓으신 의가 무엇인지 깨닫고 그것만 믿으면 되기 때문이다. 참된 의는 내가 이루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로부터 얻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나를 위하여 이미 이루어 놓으신 의, 바로 이 의를 통하여 참된 칭의를 얻고, 그 은혜에 감격하며 모든 영광을 주님께만 돌리는 성도들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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