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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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인류의 미래(2)

* 특이점(Singularity)이 온다

김광연 교수

지금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시대는 4차 산업혁명의 놀라운 기술력이 구현되는 시기이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3D프린터, 나노기술, 드론 등 과학기술의 절정이 만들어낸 사회에서 우리가 살고 있다. 4차산업혁명은 그야 말로 인류가 꿈꾸던 유토피아(utopia) 만들어가고 있다.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에서 “엄청난 과학 기술의 속도로 인해 전혀 다른 새로운 문명이 발생되는 시점”을 ‘특이점’이라고 불렀다. 지금 우리는 1~3차 산업혁명 이후, 인간의 상상력이 다다를 때까지 4차 산업혁명의 여러 기술들을 경험하고 있다. 특이점은 기존의 가치관이나 사고방식 또는 삶의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인류에게 있어서 희망과 공포를 동시에 가져다 줄 것이다. 우리가 기존의 경험을 토대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은 대처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축적된 경험이 없는 가운데 우리가 올 미래를 경험할 경우 무서운 공포로 다가올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이 그런 점에서는 우리에게 기대와 공포를 동시에 가져다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4차 산업혁명의 기술들은 인류의 문화를 선도해 나갈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했던 기술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에게 전개될 기술은 상상을 뛰어 넘을 것이다. 인간의 질병도 극복될 것이고 우리는 영생이라는 새로운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게 될 것이다. 그것 뿐이겠는가? 우리의 신체를 증강하는 여러 기술들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눈이 아프면 인공 눈을 이식하면 될 것이고, 척추가 아프면 줄기세포 치료로 척추 세포를 재생하면 될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 장밋빛으로 가득한 정원처럼 우리를 유혹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기억할 것이 있다. 동전의 양면이 있는 것처럼 우리에게 이 기술은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또 상상치 못할 어둠의 터널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 그리고 인공지능 기술, 생명공학 기술… 점점 우리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개와 늑대의 시간처럼

* 개와 늑대의 시간

프랑스의 속담, ‘개와 늑대의 시간’은 사람들의 입방아에 자주 오르는 말이다. 새벽 미명 저 멀리서 내게 다가오는 희미한 그림자를 정확히 구분하기 힘든 시간을 말할 때 우리는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 말한다. 저 희미한 실루엣이 내게 가까이 다가올수록 그 존재에 대해 알 수 있겠지만, 지금은 희미한 형태로 뚜렷하지 않아 그 존재가 누구인지 잘 모른다. 저 멀리 지금 나를 향해 다가오는 존재가 나를 사랑하는 개인지 아니면 나를 해치려고 달려오는 늑대인지를 분간할 수 없는 시간을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 말한다.

지금 4차산업혁명 그리고 인공지능 기술이 인류 공동체를 향해 달려오고 있다. 우리는 기술의 장밋빛을 보고 잔뜩 기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지만 인류는 기술의 이면에 숨어 있는 늑대의 시간을 기억해야 한다. 인공지능 기술이 우리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줄 개의 시간인지, 아니면 인류 공동체를 헤아리 수 없는 위험에 빠뜨릴 늑대의 시간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 자연의 소산, 이슬 맺힌 초록향기

인류는 4차 산업사회로 진입하면서 그 동안 삶의 방식과 다른 형태의 삶을 살게 되었다. 인류는 그 동안 자연에서 얻어지는 자원을 통해 삶을 연명하였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와 눈으로 대지는 촉촉하게 목을 축일 수 있었고, 그 덕택으로 인류는 땅에서 나는 소산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자연에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은 ‘날 것’이었고, 인공적으로 어느 하나 추가 된 것 없이 처음부터 생(生)으로 이루어진 것들이다. 우리는 그러한 ‘자연적인 것’을 먹고 살아왔다. 처음부터 날 것, 이것은 하나님이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신 뒤, 어느 하나 더하거나 빠진 것 없이 ‘원래부터’ 존재했던 것이다.

우리는 자연에서 얻어진 것들, 하늘의 이슬을 먹고 자란 초록의 생명들, 마치 만나와 메추라기처럼 그렇게 우리는 하늘에서 땅에까지 모두 본래부터 존재했던 것들과 함께 생을 이어 나갔다.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채소와 생선, 그것들은 누구의 간섭을 받지 않고 대지에서 비를 맞으며 자랐고, 바다에서 거센 물살을 가르며 자란 생명들이다. 자연의 것들을 보면 사람이 만든 것이 전혀 개이되지 않는 ‘있는 그대로’의 것들이었다. 우리는 그들과 함께 자연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 기계, 인류에게 도전장을 내밀다.

그러나 인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1차, 2차, 3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후, 인류는 새로운 문명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기계의 힘으로 인류는 자연의 소산을 도외시 하고 서서히 기계와 친해지게 되었다. 물론 기계의 힘으로 자연의 소산을 수확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다. 기계로 농산물을 수확하는 데 서너 배의 시간을 줄이며, 기술을 통해 수확량도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점점 인류는 기계를 의존하면서부터 자연적인 것들을 ‘길들이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때부터 기계는 인류의 삶에 침투하기 시작한 것이다.
머신(Machine)은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기계가 없으면 살 수 없는 계획을 짜고 인류의 삶에 침투했다. 기계의 전략은 성공했다. 사람들은 더욱 기계를 의존하면서 자연의 것들을 서서히 외면하기 시작한 것이다.

2020년 인류는 기계의 도움 없이 어느 하나 스스로 해 낼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는 잠이 들기 전, 머리 맡에 기계를 두고 잔다. 이 기계가 없이는 한 시도 살 수 없고, 외출 시 이 기계를 집에 두고 오면 반드시 다시 들어가 손에 쥐고 나와야 한다. 기계의 전략은 말 그대로 인류를 자기들에게 복종시키게 만들었다. 이 기계는 우리에게 지금 없어서는 안 되는 스마트폰이다. 기계 덕택으로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자연의 것들을 잊어버렸다. 니체는 <에우리피데스의 비극>에서 ‘기계 장치의 신(deus ex machina)’이란 표현을 사용하였다. 인류의 삶에서 공감과 감정, 그리고 음악과 유연성 대신 논리와 수학, 규격과 척도가 자리 잡으면서 생기는 파열음이 서서히 등장하는 것을 말한다.

기계는 유연성보다 엄밀성을 축으로 삼고 있다. 이제 기계의 신은 인류에게 감정과 공감 그리고 서로 배려하는 마음까지 흡수할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머신은 인류에게 어떤 전략을 짜고 있을까? 우리가 스마트폰을 버리고 살 수 없을까? 우리가 기계를 의존하지 않고 살 수 없을까? 머신은 인류에게 자신들을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존재로 만들었다. 머신의 전략은 성공했다. 머신, 기계의 신은 또 다시 인류에게 놀라운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그 기술은 바로 ‘인공지능(AI)이다. (계속)

김광연 교수(숭실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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