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교회의 ‘주일성수’에 던진 질문

목회·신학
목회
김진영 기자
jykim@c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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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소망서 확진자 나오며 ‘예배 중단’ 경향 짙어져

여의도순복음교회, 하루 만에 ‘중단’으로 선회
“지금이야 말로 회개하며 예배 정성껏 드려야”
“공예배 절대화시키는 위험에 빠져서도 안 돼”

23일 사랑의교회 주일예배에서 한 교인이 마스크를 쓴 채 기도하고 있다. ©사랑의교회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특히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주일예배 등 교회에서의 예배와 모임을 전면 중단하고 온라인 생중계 등으로 대체하는 교회들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명성교회와 소망교회에서까지 확진자가 나오면서 그런 경향이 더 짙어졌다.

대형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사랑의교회가 28일 각각 이런 결정을 내렸다. 특히 여의도순복음교회는 27일까지만 해도 주일예배 만큼은 본당에서 드리겠다는 방침이었다.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 밖에 명성교회와 가까운 오륜교회를 비롯해 금란교회와 온누리교회도 온라인 영상으로 예배를 드리기로 했다.

‘주일성수’가 한국교회 오랜 전통이었던 만큼 교인들이 주일에 교회에 모여 예배를 드리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함에 따라 지난 21일 현장 주일예배를 드리지 못한 대구서문교회 이상민 목사는 “지난 108년의 역사에서 주일날 주님의 전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한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논란은 있다. 전염병의 창궐이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교회 역시 방역에 동참하고, 성도를 비롯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성도 개인의 자발적 의지가 아닌 전 교회적 결정으로 현장 주일예배를 중단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는 “물론 교회 목회자들과 지도자들이 신자들의 코로나19 예방을 위하는 보호적 차원에서 취해진 안타까운 결정이라고 이해하지만, 신자들의 건강이 환경에 달리기보다는 창조주와 구원자이신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사실 대부분 중소교회들 신자들이 교회에 함께 모여 주일 오후나 저녁예배를 드리고 새벽기도를 한다 해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식당이나 마트는 자주 가기도 한다”며 “나라에 심각한 재난이 일어나면 회개하면서 하나님께 기도를 드려야 하는데, 온전한 주일성수와 새벽기도를 중단하고 의학적 관점에서 문제의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려고만 하면 문제가 해결되기는 고사하고 더 큰 몽둥이로 하나님께서 한국교회를 때리시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온갖 재난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지금이야말로 한국교회와 세계교회가 최우선적으로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은 순수하고 처절한 회개의 기도를 정성껏 드리는 일이고, 영원한 천국의 인식을 바라보면서 주일성수의 예배를 정성껏 드리며 기도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다른 견해도 있다.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는 ‘국가적 비상상황과 공예배에 대한 신학적·목회적 성찰’이라는 글에서 “공예배가 지극히 중요하지만, 우리 신앙고백서가 가르치고 있듯이 공예배를 절대화시키는 위험에 빠져서도 안 된다”며 “무지와 미신에 빠져있었던 중세 시대의 신자들은 하나님께서 지켜 주실 것이라고 믿고 예배당으로 몰려들기도 하였지만, 그것이 오히려 전염병을 더욱 확산시켰던 역사적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고 했다.

또 “레위기 15:31, 민수기 5:2~3과 19:20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공동체를 전염병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정결법 제정의 목적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적용될 수 있다. 교회와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해, 감염병에 걸렸거나 감염이 의심되는 성도들의 예배 참여를 제한하는 것은 위의 말씀들을 적절하게 실천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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