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well’s note] 아침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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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산책.

새벽의 상쾌함을 머금은 공기가 코끝을 가른다.
잠잠히 생각에 잠기어 고요한 길을 걷다보면
여명을 천천히 거두며 아침 햇살이 땅 위에 비춘다.

이슬에 촉촉이 젖은 풀밭은 뾰족해진 내 맘을 다스리고
따듯하게 내리는 햇살은 내 손을 잡아 이끈다.

아침의 고요함 속에 이루어지는 산책은
창조주의 크고 넓은 품 안에서
조용히 드리는 기도의 한 줄기 같아라.

하루, 한 주, 한 달 그리고 일 년. 그 수많은 시간 속에 내가 참으로 사랑하는 특별한 일과는 산책이다. 그것도 이른 아침, 동이 틀 때 즈음 인적이 드문 산책로를 걷는 것이다. 누군가는 단잠을, 누군가에게는 잠 못 이루는 시간이었을 한 밤을 지나 모든 만물이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는 시간. 그저 고요히 걷고 숨 쉬고 하늘을 바라보면 왠지 모를 새로운 마음과 생각이 내 안에 차오른다. 곳곳에 넘치는 “인공의 소리”에서 벗어나면 자연이 허락하는 “본래의 소리”가 들려온다. 나무의 정다운 인사말, 사브락 움직이는 풀잎들, 새들의 조화로운 지저귐. 그 본래의 소리들은 무뎌진 내 감각을 깨운다. 상쾌하다.

▶작가 이혜리

이름처럼 은혜롭고 이로운 사람이길 소망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이 주시는 삶의 단상들을 글로 담아 내는 작가. 어릴 때는 순수함을 잃을까 나이드는게 싫었는데 그 덕분인지 지금도 말랑한 생각은 가득하고 하늘 보며 신나게 웃고 잔디에 풀썩 누울줄 안다.

lowell’s note는 자연과 사물, 사람과 교감하며 모험하고 경험하는 일들을 당신에게 전하는가슴 따듯한 손편지 같은 글입니다.

#아침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