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지원, 北 '정치 권력'의 경제 이익 수단으로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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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정보센터 북한인권감시본부, '대북 지원'에 대한 탈북민들 증언 공개

[기독일보 홍은혜 기자] ‘4·27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 이후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논의가 새롭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인도적 지원이라는 명분과 예산 절감이라는 실리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으므로 정부가 대북 인도적 쌀 지원을 재개해야 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소위 '퍼주기'가 도움이 될까. 이에 북한인권정보센터(NKDB) 북한인권감시본부가 관련 문제에 대한 북한이탈주민의 증언들을 발췌 해 공개했다. 공개된 증언들에 따르면, 그런 식의 지원은 정작 주민들에게 아무런 소용이 없고, 오히려 북한의 정권 유지에만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로 가득했다.

“예를 들면 유니세프 본부가 유니세프 북한 지부한테 물품을 보내고 그 물품을 유니세프 외국 직원이랑 유니세프 현지직원, 사실은 외무성 직원들이 받아서... 그 사람들(외국 지원기관 직원들)은 현지인한테 직접 주는 걸 원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런 행태를 보인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투명성을 보장해야 될 거 아닙니까? 투명성을 보장해야 되니까 외무성이 거기다(주민한테다) 줬다가 다시 빼앗는 겁니다. 그러니까 모범적인 홍보용 마을이 있거든요, 다? 그러니까 시골에. 홍보용 마을이나 홍보용 유치원이나 탁아소 그런 게 다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형태를 만들어 놓고 거기다가 주는 형태로 하고 거기서 다시 (당국으로) 돌리는 겁니다.”

“유엔에서 온 밀가루, 탁아소, 유치원 아이들 멕이느라고 또 이렇게 보내는 쌀이랑 보내는 거 있거든. 그러니까 유엔에서 검열 오니까 딱 그 유치원 아이들을 밀가루 빵, 그날만은 빵 해서 그릇에 담아 놓고 쌀도 착착착착 식당에다, 창고에다 쟁여 놓고. 유엔 사람들이 한 열 씩 와서 쭉 구경한단 말이야. 아 그래 난 탁아소 그 때 여맹 부위원장을 했으니까 오라 해서 가서 이렇게 보니까 그 유엔 사람들 들어와서 구경하고 그 날에는 아이들을 밀가루 빵도 주고 과자도 있잖아, 이렇게 봉지로 이렇게 해서 아들을 주더라고. 그러니까 그 유엔 사람들 다 구경하고, ‘아 실지 우리 유엔에서 식량을 보내면 유치원 아이들 먹이는구나’ 이렇게 생각한단 말이야, 이 사람들이. 그 다음에 훌 간 다음에는, 내 참 기가 막혀서, 과자봉지를 있지, 다 거두더라고. 빵만 아이들 주고 과자를 다 거둔단 말이야. 그러니까 아이들이 집에 가서, “엄마 오늘이 무슨 손님이 오더라. 그래 과자 봉투 하나씩 이만한 거 해서 이렇게 주던 기 그 사람들 가니까 싹 앗아 뺏더라” 아이들이 지금 말한단 말이야.”

“그러니까 모니터링 하는걸 뭐 웃기는 말로 하게 되면 북한에 일반 주민들이, 시골에 사는 주민들이, 영어랑 모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영어를) 모르니까 그 사람들은 성나도, 아무리 (받은 거 없다고) 말해도, 통역이 외무성 사람인데. 통역이 그걸 다르게 통역하게 되면 외국인이 압니까? 모르지. (일반 주민들은) 다 북한 정부에서 이야기하라는 대로 이야기하는데요, 설사 어떻게 또 한 사람씩 어쩌다 이상한 소리 할 때가 있단 말입니다. 그 사람들도 이상한 소리, 아무래도 ‘이제야 뭐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고 죽을 바에야 뭐’ 이런 마음 가진 사람들도 있으니까, 그 사람들이 뭐 어떻게 돼서 사실 그렇게 (당국에서 시키는 대로 말) 안 한다 해도 통역이 다르게 말하는 겁니다.”

“대한민국이라 쓴 쌀도 있고 그 다음에 말레시아 깃발 있는 거도 있고 미국에서 USA라쓴 옥수수도 있고. 제 친구가 양정호송원이거든요. 그러니까 흥남이나 청진에 가서 그런 거 받아오죠. 그 다 군량미 호송을 드가고. 대체로 군량미로 호송 많이 하죠.”

물론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나 국제사회가 지원한 식량의 대부분이 북한 군대에 할당된다 할지라도 이 중 상당 부분이 다시 개인 비리 등으로 장마당으로 흘러나와 결국 주민들의 식량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으며, 이는 다시 취약계층의 식량 확보에도 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반론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정말 일부일 뿐이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우리나라 및 국제사회가 지원한 식량이 군대에 우선적으로 배분되는 것은 다양한 계층적 배경을 가진 북한이탈주민의 증언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고 밝히고, "군대에 일차적으로 들어간 지원 식량이 군인 개개인을 통해 장마당에서 암암리에 유통된다는 증언도 다수 확보 됐다"면서 "대북 원조 식량이 쌀과 기타 식량의 시장 가격을 하락시켜 북한 주민들의 식량문제 개선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기는 할 것"이라 했다.

그러나 북한인권정보센터는 "이 과정에서 지원 식량에 우선적인 접근이 가능한 기득권층의 금전적 이익 확보에도 일조하게 된다"고 지적하고, "대북 지원 식량이 북한 내 ‘정치적 권력’을 ‘경제적 이익’으로 변환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결과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북한인권정보센터는 "이와 같은 대북 식량지원 실태를 살펴볼 때 ‘인도적 지원’이라는 순수한 명분이 성립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향후 논란이 발생할 여지가 충분하므로, 쌀 지원을 포함한 원조가 북한 사회 내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포괄적인 논의와 이에 대한 국민적 의견 수렴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북한인권정보센터는 산하 북한인권기록보존소의 북한인권 침해사건에 대한 체계적인 기록과 축적을 바탕으로, 산하 북한인권감시기구를 통해 특정 인권침해 항목에 대한 효과적인 감시와 정례적 보고서 출간을 통한 실질적인 문제해결을 도모하고, 산하 정착지원본부가 인권피해자, 귀환국군포로, 비보호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적응교육, 심리상담, 정착지원을 통해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전문적인 지원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산하 남북사회통합교육원의 관할 하에 북한인권아카데미, 심리상담아카데미, 통일외교아카데미, 통일사회복지아카데미, 북한청소년리더십아카데미 등을 정례적으로 개설하여 대중과의 소통과 교육을 강화하고, 북한인권상황과 남북사회통합의 중요성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제고하는 것을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 중 북한인권감시본부는 "기존 NKDB의 사실과 증거에 기반한 인권 문제 제기가 북한 내부에 실제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온다는 증언을 다수 확보하였는바, 북한 내 (1)사형, (2)구금시설, (3)종교자유, (4)해외노동자인권, (5)핵·생물·화학무기와 인권, (6)마약류, (7)UN권고이행, (8)군인권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국내외 인식제고를 위한 문제제기를 통해 실제적인 변화와 개선을 유도하는 것을 활동의 주요 목적으로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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