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기 아동 영화 '드롭박스' 이종락 목사 “목회는 목숨을 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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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아 기자
saoh@c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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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랑공동체교회 이종락 목사(사진)는 "예배 드릴 때 찬양을 하다가 장애아동들이 소리를 지를 때가 있다. 그들에게는 그게 좋다는 표현인데, 일반인들은 거룩하지 않다고 3주 정도 나오다가 예배에 나오지 않는다"며 "주님께서는 이 아이들의 찬양으로도 기뻐하시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오상아 기자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베이비박스 사역으로 잘 알려진 이종락 목사를 지난 6일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 위치한 주사랑공동체교회에서 만났다.

이종락 목사는 예배당을 소개하며 "교회가 작지요? 언론에 소개되고 하니까 사람들이 제가 큰 교회 하는지 아는데 조그만해요. 딱 우리 가족들이 예배드릴 수 있는 규모에요"라고 말했다.

이종락 목사가 말하는 가족이란 그의 혈육을 포함해 그가 돌보는 장애아동들을 포함한 '주사랑공동체교회'의 멤버들을 뜻한다.

그는 "예배 드릴 때 찬양을 하다가 장애아동들이 소리를 지를 때가 있어요. 그들에게는 그게 좋다는 표현인데, 일반인들은 거룩하지 않다고 3주 정도 나오다가 예배에 나오지 않아요"라며 "주님께서는 이 아이들의 찬양으로도 기뻐하시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1999년 설립돼 지금까지 장애아동을 돌보며 2009년부터는 베이비박스를 설치해 사역하고 있는 이종락 목사였다. 

작년 3월에는 이종락 목사의 베이비 박스 이야기를 담은 영화가 '드롭박스'라는 영화가 미국과 캐나다에서 개봉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지난 5월에는 한국에서도 개봉됐다. 

이 모든 것이 '은만'이 한 사람을 통해서 시작된 일이었다. 

'은만'(30)은 이종락 목사의 둘째 아들로 지적 장애 1급으로, 그 아들을 이 목사가 극진히 보살핀다는사연이 전해지자 갈 곳 없는 장애아들이 주사랑공동체교회로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추운 겨울 새벽 3시에  교회 대문 앞에 신생아 한 명을 놓아두고, 그 아이의 아버지가 전화를 했단다. 이 일이 베이비박스 사역의 계기가 됐다.

이 목사는 현재 9명의 아이를 직접 입양해 키우고 있다. 베이비박스에 들어온 아이 중에 입양이 안되는 전신마비 아이 3명, 정신지체 및 다운증후군을 가진 아이 3명, 앉아서 생활해야 하는 3명의 아이이다.  

그의 이야기가 보도된 신문을 보고 감동 받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 영화예술학교 브라이언 아이비 감독을 포함한 13명이 학생들이 다큐멘터리 제작에 나서 영화'드롭박스'가 만들어졌다.  영화에 대한 반응은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개봉 후 매진에 앵콜 상영까지 뜨거웠다고 했다.

이종락 목사는 "하나님께서 나같이 제일 부족한 사람을 주의 종이 되게 하시고 이 영화도 계획하셔서 미국에서는 500여 만명이 보고 회개의 눈물을 흘리고 주님을 향한 첫사랑이 회복되게 하셨다"고 말했다. 

이 영화가 처음 상영된 미국 시애틀에서는 작년 12월 베이비 박스(Baby Box)가 처음 생겼고, 올 3월 인디애나주에서는 '낙태금지법'이 상하원에서 가결됐다고 한다.

이종락 목사는 일본 등 5개 나라에서 베이비박스를 만드는 것을 도와달라는 요청이 왔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는 내년 10월 일정으로 그를 초청하기도 했다.

이 목사는 "이 모임에서는 전세계에서 '베이비박스 사역'을 하는 이들이 초청돼 협력단체를 만들 예정이다"며 "함께 힘을 모아 법적, 제도적, 행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호할 것이다"고 기대했다.

반면에 한국은 냉랭한 반응이었다. 한국의 한 목회자는 그에게 와서 따지기도 했다고 한다. '한국의 부끄러움을 왜 세계에 알리느냐'고 말이다. 이 목사는 "한국의 '체면문화'보다 '생명' 이 더 소중하다"며 안타까워 했다.

이종락 목사는 "한국사람들이 너무 개인주의·인본주의·세속주의적인 삶을 살아서 주님의 음성이 들려도 반응이 없다"며 "하나님의 확성기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그전에도 베이비박스 사역에 대해서 한국에서는 심지어는 유기를 조장한다는 말까지 나왔다"며 "그래서 이 아이들이 미국에 가서, 세계 전역에 가서 울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유기'는 생명을 죽일 목적으로 버리는 것을 의미한다며 '베이비박스'는 생명을 유기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베이비 박스를 처음 만들고 처음에 이렇게 기도했어요. 여기 들어오지 않으면 죽을 아이들만 주님이 문을 여셔서 들어오게 하시고 불꽃같은 눈동자로 지켜달라고요. 그 기도대로 여기 들어온 아이 하나도 잘못 되지 않았어요."

▲주사랑공동체교회 이종락 목사가 베이비박스에 담겨진 아이를 안아 꺼내고 있다. ©영화사 홀리가든

그러면서 이종락 목사는 '입양특례법의 재개정'을 촉구했다.

이 목사는 "병원에서 아이를 출산하면 자동적으로 병원이 출생신고를 하고, 이 아이의 엄마가 되면 내가 힘들겠다 하는 사람, 아니면 아이가 위험하겠다는 상황에 있는 이들은 분리시켜서 부모는 익명으로 하고 아이는 단독호적을 만들어서 입양기관에서 입양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밖에서 출산을 하다 과다출혈이나 호흡곤란 등으로 생명의 위험이 올 수 있는 산모들이 익명으로 출산할 수 있는 병원을 섭외했다고 말했다. 단, 수술은 위험하니 부모에게 알린다고 했다. 출산 당일까지 누구에게도 알리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다가 학교 화장실에서, 빈 집 등에서 아이를 출산하는 10대 미혼모들의 생명을 위해서다.

임신도, 출산도 이런 상황인데 아기의 출생신고를 해야 입양을 보낼 수 있다는 입양특례법은 '현실을 무시한 법'이라고 이종락 목사는 말했다.

또 이종락 목사는 미혼부를 철저히 추적해서 자녀에게 18세까지는 양육비를 지원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미혼부의 책임감과 의무감을 강조했다.

한국교회에 대해 이종락 목사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미지근한 한국교회에 주님의 사랑이 회복되고 그의 한 몸 희생하셔서 온 인류를 살리신 주님의 사랑이 실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지금 한국의 크리스천들은 천하만국을 보여주며 이것을 가지라고 하는 마귀의 음성을 듣고 세상을 향하고 있다"며 "주님을 향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목회'에 대해 "요즘 신학생들은 목회를 너무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대부분 신학생들이 목회 하면 큰 목회, 화려한 목회를 생각하는데 목회는 목숨을 거는 것이다"고 일축했다.

이 목사는 "목회는 죽는 것이다. 죽고자 하는 자는 살고, 살고자 하는 죽는 것이다"며 신학생들을 만나서 이런 이야기들도 많이 나누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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