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나비 2016 설날 논평] 한국교회는 감사, 나눔, 섬김을 실천하고 고향교회 방문운동에 참여하여 민족공동체를 이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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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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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샬롬나비 상임대표·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창립원장)

설날은 음력으로 새해의 첫 날을 기리는 명절이다. 원일 (元日), 원단(元旦), 세수(歲首), 연수(年首), 단월(端月)이라고도 하며, 조심하고 근신하는 날이라 하여 신일(愼日)이라고도 일컫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양력 1월 1일이 공식적인 새해의 첫날이지만, 음력을 썼던 전통에 따라 음력 1월 1일을 설날로 한다. 설날은 해(年)의 한 간지가 끝나고 새 간지가 시작되는 날로, '설'은 '설다', '낯설다', '익숙하지 못하다', '삼가다' 등의 의미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 날을 통해 객지 생활을 하는 자녀는 고향을 찾아 부모님을 찾아뵙고 문안을 확인하며 못 다한 효를 행하고 바쁜 일상으로 함께 하지 못했던 형제자매가 오랜만에 함께 모여 회포를 풀며 이웃과도 놀이문화도 함께하며 공동체의 정을 확인하는 화합의 날이다. 이 날들을 통하여 우리는 같은 민족 공동체라는 일체감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명절을 지키는 세시풍속은 연간 생활 과정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데 리듬을 주며, 활동적인 생활을 영위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이러한 민족 고유의 명절을 앞두고 점점 공동체 의식이 희박해져 가고 가정이 피폐되어 감을 탄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인천 11세 소녀 학대 사건과 부천 초등생 엽기 사건, 가장이 가족과 함께 생을 포기하는 사건, 또한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준비 등을 통해 같은 동포를 위협하는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의 민족의 공동체성과 동질성 회복이 시급함을 인식하면서 살롬나비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1. 설날은 우리 민족의 공동체성을 공고히 하는 하나님의 일반 은총이다.

"한(韓)민족"이라는 우리 민족의 이름은 하나님이 주셨다. 하나님은 "인류의 모든 족속을 한 혈통으로 만드사 온 땅에 거하게 하시고 저희의 연대를 정하시며 거주의 경계를 한"하셨다(행 17장 26절). 하나님은 우리 한민족을 한반도에 살도록 정해주시고 우리의 연대를 정하시며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을 주셨다. 설날은 한국 그리스도인들에게 민족고유의 전통문화로서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가족과 친척들과의 만남을 통해 공동체적 유대를 공고히 하는 하나님의 일반은총이다. 서구의 현대문화가 전통문화를 폐기하고 우리의 민족적 정체성이 위협하고 있는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한민족의 일원으로 우리 민족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을 갖고 민족의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아름답게 세워 가는데 앞장서야 한다.

2. 남북한은 우리가 한 민족임을 알고 민족 공동체성을 더욱 확고히 하여 통일한민족 시대를 이루어 나가자.

민족이란 보통 언어, 지역, 하나의 역사, 문화 등을 기준으로 구분한다. '공동체'는 여럿이 모여 있다는 '집합'의 의미 외에 어떤 가치체계를 공유한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또한 공동체의 특성은 어떤 울타리를 상정하기에 그 울타리 너머에 있는 누군가보다는 '같은' 울타리에 있는 '우리'를 믿고 위한다는 중요한 특성을 갖는다. 남과 북은 분단 70년과는 비교할 수 없이 긴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함께 살아오면서 함께 고난을 겪었고 이 한반도를 지켜왔다. 36년간의 일본 식민지에서 온갖 고통을 당하면서도 조국의 광복을 위해 고귀한 목숨을 함께 바쳤다. 분단의 역사보다 함께 살아 온 역사의 긴 시간 동안 남과 북은 피와 정신과 삶을 공유하는 민족의 공동체를 이루어 왔다. 분단의 상황 속에서 상이한 정치체제와 경제제도 하에서 근대화되는 과정에서 남과 북이 각각 변화된 면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역사적 경험과 전통적 가치들을 공유하고 있다. 이번 설날을 함께 지내는 남북한은 우리 민족의 공동체성의 동질성을 회복하여 한 동포, 한 민족임을 인식해야 한다. 김구 선생이 <나의 소원>에서 한 말을 우리는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같은 아픔을 나눈 형제끼리 서로 총부리를 겨눌 것이 아니라 서로 위로하고 눈물을 닦아 주어야 한다. 이제 광복 70주년과 분단의 역사를 마무리 짓고, 제2의 광복이라 할 수 있는 민족의 '통일한민족시대'를 열어 남과 북이 다 같이 평화와 번영을 이루어 통일의 길로 나가기를 염원한다.

3. 다가오는 통일을 위하여 먼저 한국사회를 감사와 나눔과 섬김의 공동체로 만들어 나가자.

우리사회는 오늘날 지구촌을 지배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조류에 의하여 지나친 경쟁과 성과주의에 의하여 공동체 구성원들 사이에 우리 선조들이 가졌던 마을 공동체 사이에 있었던 서로간의 감사와 나눔과 섬김이 실종되어 가고 있다. 서로 간에 장점을 평가하고 노력의 열매를 나누고, 자기와 소속 집단보다 우리 사회 전체의 발전과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 절실히 요청된다. 명절을 맞이하여 우리의 이글어진 모습을 반추하여 가족과 친적과 이웃에게 감사하고, 가진 것을 나누고, 서로의 상생과 발전을 위하여 섬기는 공동체의 정신을 함양하도록 하자.

4.교회는 제사의식에 내재되어 있는 무속적이고 이교적인 요소는 정제하되, 제사 정신이 품고 있는 부모와 조상의 은덕에 감사하는 마음은 유지 발전시켜야 한다.

교회는 조상을 하나의 신으로 여기는 것을 반대한다. 또한 교회는 부모와 조상에 대한 존경과 효의 정신은 이해하지만 그것이 신격화되고 복을 비는 대상이 되며 조상 섬김이 길흉화복을 좌우한다는 의식은 받아 들 일 수 없다. 그러나 제사에 반대한다고 해서 가족과 친지들의 만나는 즐거운 모임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를 문중의 일원으로 태어나게 하신 하나님의 뜻을 생각한다면, 가족들의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자녀들에게 혈연적 유대감을 갖게 하는 것은 매우 유익한 일이다. 오히려 기독교인들은 이 날에 가족들을 만나 친교를 나누고 전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즉 교회는 복음의 근간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우리나라의 전통 문화를 창조적으로 수용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5. 한국교회는 그리스도 사랑으로 주변의 소외된 자들을 돌보아 나눔과 배려의 사회 만들자.

인천 소녀 학대 사건이나 냉동 상태의 훼손된 시신으로 발견된 경기도 부천 초등생 엽기 사건은 무관심 사회가 만들어 낸 것이다. 4년간 학교와 교육청, 주민 센터가 모두 이들의 소재를 모른 채 방치하였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것은 우리 사회의 무관심과 방관이 어느 정도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사건을 통해 장기 결석 학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특히 인천 소녀 학대 사건에 대하여 전 국민적 관심과 함께 실제적인 도움의 손길들이 쏟아졌고 입양을 자원하는 사람들이 나타난 것은 우리 민족의 동질성과 공동체성의 저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교회 역시 이러한 일에 앞장서서 이들을 돌아 볼 뿐만 아니라 개 교회가 미치지 못하는 부분은 연합기관이나 단체나 학회가 앞장서서 이 일을 해야 할 것이다. 우리 민족의 비전은 바로 공동체성의 회복이다. 성도들은 명절 휴가 중 고향교회에 나가 예배드리는 운동에 참가하자. 민족 공동체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사회를 나눔과 배려의 사회로 만들어야 하고 교회가 이 일에 모델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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