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간 '거북이는 느려도 행복하다' 저자 류인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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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아 기자
saoh@c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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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의 미학'…"청춘, 인생 달리기의 초반전이다"
▲'속도'와 '경쟁'이라는 틀에서 꼼짝 하지 못하는 오늘의 시대 그는 동화 '토끼와 거북이' 얘기를 끄집어내 '거북이'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며 숨통 트이는 '길'을 제시한다. ©오상아 기자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뉴욕 맨해튼에 있는 뉴프론티어교회 담임목사인 류인현 목사가 최근에 책을 냈다. 책 제목이 '거북이는 느려도 행복하다'다.

지난 21일 두란노서원 본사 1층 북카페 'His Cafe'에서 만난 그는 최근 한국에서 일어난 청소년. 청년들이 일으킨 패륜 범죄들에 대해 얘기하며 '희망의 길'을 찾지 못하는 기자의 마음을 읽은 듯 '교회가 할 수 있다'는 강한 메세지를 주었다. 좋은 씨앗을 뿌리면 된다고, 하나님은 새롭게 할 수 있는 분이라고 '희망'을 주었다.

그러면서 그는 "청소년 문제나 청년 문제들의 해답을 성경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성경으로 돌아가 교회나 부모님들이 기독교적인 가치관을 자녀들에게 전수해줘야 되는데 너무 세속적인 가치관 교육에 눈이 멀어서 아이들이 인성이 잘못되는 걸 보면 기성세대 책임이 크다고 봐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주일학교나 청소년의 문제 또한 아이들의 문제가 아니고 거의 90% 이상이 부모의 탓이라고 생각한다. 어린 나이에는 부모 영향 받지 누구 영향 받겠나?"라며 "교회교육만으로는 일주일에 한시간 하는 과외 밖에 안되는 거시다. 365일 부모가 보여주는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니 교회는 부모교육을 해야 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책에 대한 첫 질문으로 책 제목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그는 "오늘날의 시대는 '속도'와 '경쟁'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맨해튼도 그런 곳이고 서울도 그런 곳이다"며 "맨해튼과 서울, 이 두 도시는 '대도시'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복잡하고 경쟁이 치열하고, 자본주의 사회에 있고..."라고 말하며 '정글'이라고도 표현했다. 특히, 맨해튼은 '국제적인 경쟁'이 벌어지는 곳이라며 책 제목이 나온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빠른 길을 가려고 하는 세상 속에서 바른 길을 가자고" 이 책을 냈다고 했다.

류인현 목사는 "너무 세상적인 성공이나 비교경쟁 속에 남들 보기에 좋은 직장인지 비교하면서 살면 사실은 내가 남의 인생을 사는 것이다"며 자신의 정체성이나 소명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남들이 좋아해줄 것 같은 직장을 선택하고 그런 삶을 선택하고, 정말 자신이 행복한 것, 좋아하는 것을 찾지도, 선택하지도 못한다고 했다. 그래서 '소명'이 아닌 '생존'을 위해 살아간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으셨을 때 한 사람 한 사람을 특별하게 지으셨다"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복은 기성복이 아니라 맞춤복이다. 다 똑같은 옷을 맞춰놓고 입으라고 주시는 것이 아니라 한명 한명 맞춰서(customize) 소중하게 인도해 가시는 분이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부르심에 합당한 삶, 소명으로 살려면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가 있어야 된다"며 "그러려면 말씀 속에서, 기도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야 한다"며 "그러면 자기 자신도 만나게 된다"며 그래야 자기 자신의 인생을 살 수가 있다고 말했다.

20~30대. 이 시기를 그는 건축으로 말하면 '기초공사'를 하는 때라며 뭔가를 이루는 시기가 아니라 기반을 잘 다지는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성경적인 가치관, 복음으로 기초를 잘 깔아야 한다"며 "그런 것이 없이 스펙을 쌓는 것에만 열을 올리면 세상적으로는 성공할 수 있어도 그것이 우리 삶의 목적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는 "우리 교회 청년들은 성경적인 가치관으로 살려고 몸부림 치지만 대부분 청년들은 만나보면 말씀에 관심이 별로 없어 큰일이다"며 "속도를 내고 경쟁하는 사회 분위기에 휩쓸리면 자기 주도적인 삶을 못 살고 바른 길을 못 걷는다"고 말했다.

류인현 목사는 그런 것을 이기기 위해 '말씀의 능력'이 필요하고 혼자 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같이 갈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 사람이 멘토가 될 수도 있고 다니엘의 세 친구인 사드락, 메삭, 아벳느고와 같은 친구가 될 수도 있다며 "혼자서는 바벨론 제국과 맞서 싸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신학생때 목회적인 성공 그것 꿈꾸지 않는 사람 몇이나 되겠나?"며 "유학을 와서 목회학 석사(M.Div.)마치고 Th.M.(신학석사)진학하며 스펙 때문에 박사 과정(Ph.d.)에 지원했는데 두번이나 미끄러졌다. 나름 공부 잘 한다고 했었는데 자존심도 상했지만 하나님 앞에서 회개를 많이 했다. 헛된 것을 쫓았구나 하면서... 그때 하나님이 정말 원하시는 것이 무엇일까 제대로 기도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 가운데 청년들과의 만남을 주셔서 목회로 인도하셨고 그러면서 나를 발견하게 됐다. 내가 뭘 해야 되는 사람인지... 30대 중반에 그런 계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류인현 목사에게 일어났던 이 '전환점'(Turning point)이 맨하탄의 수많은 한인 청년들의 삶의 전환점을 일으키는 시작점이 되었다는 것. '리더'는 한 사람이 결코 한 사람이 아님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하나님의 뜻은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다'는 제목의 챕터에 대해 물으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이 직선대로, 고속성장, 조기성공, 내 뜻대로 시원하게 진행되기를 바라는데 인생이 그렇게 안돼요"라고 말하며 "우회(Detour)하게 돼있고 실패도 경험하게 돼있다. 그래야 낮아질 수 있고 하나님을 붙잡을 수 있다"고 뜻을 설명했다.

그는 성경 속 '요셉' 이야기를 꺼내며 "요셉은 10대, 20대에 자기가 원하는 삶을 못 살고 남의 집에서 종 살이하고 억울한 감옥생활을 했다"며 "그러나 요셉은 하나님의 섭리로 받아들이고 우울해하거나 낙심하지 않고 현장에서 최선을 다했다. 창세기를 보면 요셉이 종살이를 하고 감옥에 있을 때 하나님이 요셉과 함께 하심으로 그가 성공한 사람이 돼있더라고 나온다. 총리가 된 요셉에 대해서는 막상 그런 평가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세상의 성공을 쫓지 말라는 메세지를 청년들이 싫어하지 않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세상의 메세지랑 반대되는 메세지니까 그럴 수 있지만 예수님의 메세지도 기득권층에게는 환영받지 못한 메세지였다"며 "복음이 '굳 뉴스'(Good news)지만 듣는 사람에 따라서 '굳 뉴스'로 받는 사람도 있고 '배드 뉴스'(Bad news, 나쁜 소식)로 받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중요하지 않고 진리 그대로 순수한 복음의 메세지를 설득력 있게 잘 전달해서 그분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게 맞는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예수님도 설교하실 때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고 하셨다. 귀를 열어두는 건 성령 하나님이니까..."라며 "조바심 내지 않고 충실하게 주(主)의 복음을 전하면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이 역사하신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마음에 부담을 강하게 주고 불편하게 하는 메세지도 가감 없이 전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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