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합의불발..그리스·伊 `쌍끌이위기' 먹구름

유럽
그리스 국민투표 위기 넘겼지만 伊채무위기 우려 확산;7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 관심 집중

 

'프랑크푸르트 점령' 시위대가 지난 3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ECB) 앞에 있는 유로화 조각 부근에서 불을 피우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4일(현지시간) 폐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에 대한 구체적 해법을 제시하지 못함에 따라 세계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그리스 뿐 아니라 유로존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까지 위험하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세계의 이목이 7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가 열리는 브뤼셀에 다시 쏠리고 있다.

◇G20서 노출된 각국 입장차 = G20회의에서 노출된 주요국들간의 입장차는 유로존 위기의 돌파구 마련 전망을 더욱 어둡게했다는게 중론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그리스와 이탈리아 의회가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결단력있는 행동에 나서라는 등의 당위적인 언급을 했을 뿐이었다.

   핵심 의제였던 국제통화기금(IMF) 재원 확충에 기여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한 채 유럽의 문제인 만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나서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에 대한 기여를 늘릴 것을 주문했다.

   그러자 유로존의 최대주주로 EFSF 확충시 가장 큰 부담을 짊어 져야할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EFSF 확대에 동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하는 나라를 찾기 어렵다"며 발을 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신흥 전주(錢主)인 중국도 유럽 국가들의 거듭된 EFSF 참여 요구에도 불구, 끝내 지갑을 열지 않았다.

  
◇확산되는 불안감..이탈리아 `발등의 불'= G20의 초라한 합의로 제기된 불안은 곧바로 증권시장에 반영됐다. 4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61.23포인트(0.51%),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7.92포인트(0.63%), 나스닥 종합지수는 11.82포인트(0.44%) 각각 하락했다. 런던 증시 역시 G20의 구체적 합의 불발 소식이 전해지자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까지 위험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하락했다.

   다행히 그리스가 유럽연합(EU)의 지원패키지에 대한 국민투표를 철회하고,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내각이 4일 불신임안 표결에서 승리, 그리스 사태는 급박한 파국을 피할 시간을 벌게 됐다. 그러나 야당이 EU의 지원 패키지에 대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그리스 역시 꺼지지 않은 불로 남아 있다는게 중론이다.

   여기에 더해 1조9천억 유로의 부채를 이고 있는 이탈리아가 그리스 이상의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내각이 부채 감축을 위한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채권 수익률은 유로존 형성 이후 최대인 6.4%로 치솟은 상태다.
유로존 3위의 경제대국인 이탈리아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질 경우 유로존의 존속 여부에 대한 심각한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이 유로존 붕괴에 대한 위기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음을 인정했다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보도는 심상치 않은 신호로 읽힌다.

   현재 EFSF에 잔여기금 4천400억 유로가 있지만 이 중 절반은 아일랜드, 포르투갈, 그리스 지원에 쓰일 예정이어서 EFSF 확충에 유로존이 전격 합의하지 않는한 이탈리아를 살릴 `실탄'은 부족해 보인다. 유럽중앙은행(ECB)이 8월 이후 이탈리아 채권을 매입하고 있지만 효과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7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 촉각 = G20 회의가 불발탄에 그치면서 7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G20에서 중국 등 신흥국의 EFSF 참여와 미국의 IMF기여 확충을 얻어내지 못한 유럽으로서는 결국 스스로 난국을 돌파할 해법을 찾을 수 밖에 없게 됐기에 어떤 자구책을 내 놓을지 주목되는 것이다.

   이 회의에서 장관들은 그리스 대책을 협의하고, `이탈리아 폭탄'이 터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구제기금을 확충하는 문제 등을 놓고 머리를 맞대게 된다.

   우선 장관들은 현재 집행 대기 중인 80억 유로의 1차 구제금융 6회분 80억 유로를 지렛대 삼아 그리스 정당들이 EU의 2차 지원 패키지를 받아들일 것을 종용할 전망이다.

   또 이탈리아에 대해서도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약속한 조치들을 이행할 것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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