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산정책처 “2026~2030년 복지 의무지출, 정부 계획보다 51.9조원 많아”

국민연금 21조·고용보험 9.6조원 추가 소요 전망, 아동수당 편성한 미래대응기금 재원 지속성에도 우려 제기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등 복지 분야 의무지출이 올해부터 2030년까지 정부 계획보다 약 52조원 더 필요하다는 국회예산정책처 전망이 나왔다. 예정처는 같은 기간 세입도 정부 예상보다 많을 것으로 봤지만, 늘어나는 복지 지출과 향후 세수 증가세 둔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일 예정처의 ‘2026~2030년 NABO 중기재정전망’에 따르면, 향후 5년간 복지 의무지출은 정부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반영된 금액보다 51조9천억원 많을 것으로 추산됐다. 의무지출은 법률 등에 따라 지급 의무와 규모가 정해지는 경비로, 예산 편성 과정에서 조정할 수 있는 재량지출과 달리 줄이기 어려운 성격을 지녔다.

예정처는 연간 복지 의무지출이 올해 199조9천억원에서 2030년 273조8천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8.2%로 정부 계획의 6.9%를 웃돌았다. 정부 전망과의 연간 격차도 올해 3조4천억원에서 2030년 17조1천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 국민연금·육아휴직급여 증가 반영… 수급자 추계 차이

분야별로는 공적연금에서 정부 계획보다 22조7천억원이 더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사회보험은 15조3천억원, 공공부조는 12조2천억원, 기타 복지 의무지출은 1조7천억원의 추가 소요를 예상했다.

단일 항목 가운데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것은 국민연금으로, 5년간 격차가 21조원에 달했다. 정부는 국민연금 지출이 연평균 7.9% 증가할 것으로 계획했으나 예정처는 올해 지급 추이와 가입 이력을 반영해 수급자 수를 다시 추계하면서 증가율을 10.1%로 산출했다.

고용보험 지출은 정부 계획보다 9조6천억원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상반기 육아휴직 이용자가 예상보다 늘고 관련 급여가 빠르게 집행된 점을 반영했다.

아동수당도 최근 출생아 증가 추이를 고려해 정부보다 수급 아동 수를 많게 추정했다. 이에 따라 5년간 지출은 정부 계획보다 1조1천억원 늘어날 것으로 봤다. 아동기본수당 확대 개편을 반영한 연간 지출은 올해 2조6천억원에서 2030년 5조9천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가 계획한 2030년 지출액은 5조4천억원이었다.

◈ 미래대응기금 추가세수 둔화 우려… 일반회계 부담 가능성

아동수당 등 지속적으로 재원을 투입해야 하는 사업을 미래대응기금에 편성한 데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일반회계로 지급하던 아동수당 2조9천억원을 미래대응기금으로 옮겨 편성했다.

미래대응기금은 장기적인 세입 추세를 웃도는 추가세수를 주요 재원으로 활용하도록 설계됐다. 추세치는 2년 전 내국세 실적에 과거 10년간 연평균 증가율을 반영해 산정했다. 그러나 예정처는 2029년부터 추세치가 내국세 전망을 넘어 기금 재원으로 활용할 추가세수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세금이 걷히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정해진 추세치를 초과하는 세수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예정처는 별도의 ‘2027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에서 미래대응기금에 아동수당과 같은 의무지출뿐 아니라 청년미래적금 등 여러 해에 걸쳐 지급 부담이 이어지는 사업이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추가세수가 감소하더라도 이러한 사업의 지출은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제시됐다. 예정처는 사업을 일반회계로 다시 옮기거나 기금 운영을 위해 일반회계 전입금에 의존하게 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 세입 더 걷혀도 지출 증가… 2029년 재정수지 적자 전망

예정처가 정부보다 세입을 적게 예상한 것은 아니었다. 정부의 올해 세수 재추계를 반영해 비교한 결과, 예정처의 5년간 총수입 전망은 정부보다 90조5천억원 많았다. 이 가운데 국세수입 전망의 차이는 77조1천억원이었다.

정부는 추가세수 일부를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해 성장동력 확보 등에 활용하는 한편,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 규모가 큰 의무지출 제도를 조정해 지출 증가세를 낮추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예정처는 전망 기간 후반으로 갈수록 재정수지 개선 효과가 약해질 것으로 판단했다. 국세수입 증가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의무지출과 재량지출이 함께 늘어 통합재정수지는 2028년 24조5천억원 흑자에서 2029년 10조5천억원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2030년에는 적자가 23조7천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예정처는 정부가 “상대적으로 복지 분야 의무지출을 과소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예상하고 있는 국세수입 증가를 전제로 하는 지출 확대 계획이 재정위험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회예산정책처 #국민연금 #고용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