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결합한 사이버 공격으로 한국과 미국 등 세계 각국의 보안 방화벽 서버 25대가 해커에게 넘어갔다.
이스라엘 사이버보안 기업 드림(Dream)은 29일 보고서를 내고, 지난 25일 웹서버 언어인 PHP 결함을 활용한 해킹 작전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해커는 치명적 보안 결함인 'PHP2쉘'과 리눅스 운영체제의 취약점을 섞은 맞춤형 도구로 방화벽 서버들의 최고 관리자(루트) 권한을 탈취했다. 피해 장비에는 미국 정부 기관 내부 시스템 3대를 포함해 한국, 미국, 일본, 대만 소재 방화벽이 포함됐다.
공격 과정에는 AI 기술이 전면 동원됐다. 해커 침투 경로에서는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 설치 흔적과 함께 중국 '딥시크', '키미'를 기반으로 삼은 AI 해킹 플랫폼이 발견됐다. 사용된 40여 개 프로그램의 코드 구조와 주석 스타일이 일정해 AI가 작성을 도운 것으로 분석됐다. 해커들은 검색엔진으로 방화벽 장비 1만9000대를 찾아낸 뒤 자동 스캐너로 특정 버전을 쓰는 240대를 골라냈고, 자동화 프로그램으로 24대의 방화벽을 뚫고 웹셸을 심었다.
공격자는 장악한 장비에서 계정 정보를 수집하고 비밀번호를 캐내거나 새 계정 생성을 시도했다. 다만 모든 시도가 성공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으며, 특정 국가나 배후 집단도 확정되지 않았다. 피해 업체명과 소프트웨어 버전은 보안 문제로 공개되지 않았다.
드림 연구진은 “이번 공격이 우연히 취약한 장비를 찾아 공격한 수준을 넘어 상당한 사전 준비가 이뤄진 작전”이라며 “방화벽의 관리 화면이 인터넷에 불필요하게 노출돼 있지 않은지 확인하고, 웹셸이나 원격 연결 통로처럼 공격자가 남겨둔 흔적이 있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