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고속열차 추돌 참사… 관제 오판에 68명 숨져

스페인 남부 방면 고속철도에서 열차 간 추돌 사고가 일어나 최소 68명이 숨지고 58명이 다쳤다. 철도 신호 체계가 오작동한 상황에서 관제센터가 무리하게 운행 재개를 지시한 점이 화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는 28일 오전 8시 54분께 수도 마드리드 남쪽 120㎞ 지점인 톨레도주 우르다 부근에서 일어났다. 국영 철도사 렌페 열차가 멈춰 서 있던 민간 철도사 이리오 열차의 뒷부분을 들이받았다. 두 열차에는 승객 등 총 544명이 타고 있었으며, 탑승자 가운데 한국인 10명 중 일부도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오스카르 푸엔테 스페인 교통장관은 신호 체계 전산 오류로 열차들이 멈춘 뒤 관제센터가 잘못된 지시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철도 인프라 관리기관 아디프 관제센터는 정지 신호인 적색등이 켜져 있었음에도 렌페 열차에 감속 지시 없이 출발을 명령했다. 해당 열차는 약 25㎞ 거리를 시속 200㎞ 안팎으로 질주하다 멈춰 있던 열차와 충돌했다.

[사진=뉴시스]

푸엔테 장관은 “열차에 운행 재개를 지시해서는 안 됐다”며 설령 운행을 재개하더라도 속도를 줄이도록 지시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장 충격으로 이리오 열차 객차 2량이 선로를 이탈했고 마드리드와 안달루시아를 잇는 노선 운행은 전면 중단됐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현장 부근에서 회견을 열고 “사건의 진상을 끝까지 규명할 것”이라며 “과실이 있었다면 반드시 밝혀질 것이고, 안전 시스템에 결함이 있었다면 최대한 단호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최종 원인은 철도 운영기관과 독립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를 거쳐 규명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