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시위 확산에 국채 금리 상승 우려… 540억 유로 긴축안 난항

10년물 금리 4.8% 안팎… 전문가들 “2027년 대선 전 재정 개선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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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악화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하면서 국채시장에도 불안감이 커졌다. 일부 지역에서 방화와 약탈 등 폭력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재정 지출을 줄이려는 정부 계획이 차질을 빚고 국채 매도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18일(현지 시간) 경제학자들의 분석을 인용해 프랑스의 정치·사회적 혼란이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도했다. 재정 개혁을 추진하기 어려워졌다는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2월 말 3.2%에서 이달 초 4.9%까지 올라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도 당시에는 4.8% 안팎에서 움직였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앤드류 케닝햄은 19일 거래에서 프랑스 국채 금리가 최대 0.1%포인트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프랑스에서 개혁을 추진하기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며, 국가가 ‘통치 불가능한’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인식을 강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교육 여건 개선 요구에서 생활비·긴축 반대 시위로

이번 시위는 교육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수주 동안 이어진 학생들의 항의에서 출발했다. 이후 생활비와 연료비 상승, 공공서비스 부실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더해지면서 전국적인 시위로 확대됐다.

프랑스 당국은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예산 절감안을 추진하고 있다.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5%를 웃돌고 정부 부채가 GDP의 약 120%에 이르는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려면 지출 조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그러나 파리 외곽 고등학생들은 긴축 정책으로 교육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여기에 물가와 에너지 비용 부담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합류하면서 정부의 재정 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커졌다.

17일 전국 시위에는 프랑스 당국 추산 약 55만 명이 참여했다. 많은 참가자가 평화적으로 행진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경찰과의 충돌, 상점 약탈, 공공건물 방화가 발생했다. 리모주에서는 143년 역사의 시청이 화재로 크게 훼손됐으며, 체포 인원은 18일 발표 기준 1,800명을 넘어섰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 요나스 골터만은 이번 사태로 금융시장 혼란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누가 집권하더라도 지출 감축에 대한 사회적 저항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민들이 부채 축소보다 지출 확대를 원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대선 앞둔 정치적 양극화… 재정 공약 신뢰성도 쟁점

전문가들은 2027년 봄 프랑스 대통령 선거가 끝나기 전까지 재정 상황이 뚜렷하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선거를 앞둔 정치권이 유권자의 반발을 부를 수 있는 지출 감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골터만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대선 이전에 상당한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선거가 끝날 때까지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미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과 급진좌파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이 지지세를 넓히는 가운데, 이들의 재정 정책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양측의 구상이 프랑스 공공재정에 추가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케닝햄은 르펜이 실현 가능성이 낮은 예산 절감책과 감세를 함께 담은 정책을 추진할 경우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리즈 트러스식’ 대규모 국채 매도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2022년 영국 리즈 트러스 정부가 충분한 재원 대책 없이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한 뒤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파운드화 가치가 하락했던 사태를 가리킨다. 케닝햄의 발언은 재정 공약의 신뢰성이 흔들릴 경우 프랑스에서도 시장 충격이 커질 수 있다는 취지다.

◈영국 국채에도 부담… 유럽 각국으로 번지는 생활비 항의

프랑스 국채 금리 상승이 다른 유럽 국가의 금융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텔레그래프는 프랑스 국채 매도세가 확대되면 영국 국채 역시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은 이란 전쟁과 앤디 버넘 총리의 공공지출 계획 등으로 이미 재정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프랑스의 혼란이 겹치면 정부 부채와 차입 비용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생활 여건 악화에 대한 항의는 프랑스 밖에서도 이어졌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르투갈 등에서도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에 반발하는 시위가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프랑스의 재정 개혁 추진 여부와 대선 과정에서 제시될 경제정책이 향후 시장 불안을 가늠할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봤다. 다만 19일 프랑스 국채 금리의 추가 상승과 주변국 시장으로의 파급은 거래 결과가 아닌, 18일 보도 당시 제시된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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