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별다른 지병이 없던 성인도 마라톤 도중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질 수 있다는 의학 증례가 15일 의료계를 통해 공유됐다. 서울레이스 하프코스 결승선 부근에서 20대 참가자가 의식을 잃고 숨진 사고 이후 관련 위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내과학회지에 실렸던 연구진 보고에 따르면 48세 남성 A씨와 61세 남성 B씨는 각각 마라톤 코스 31㎞와 33㎞ 지점에서 심정지로 쓰러졌다. 두 환자 모두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기저질환이 없었으나 현장에서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 처치를 받은 뒤 급성 심근경색 진단을 받고 혈관 중재술을 거쳤다. A씨는 관상동맥 한 부위가 혈전으로 90% 이상 좁아진 상태였다.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소속 연구진은 “운동 중 발생하는 심혈관계 사건은 관상동맥 질환과 같은 구조적 이상이 기존에 있었던 경우 발생률이 높았다”며 “35세 미만에서는 심근증이, 35세 이상에서는 관상동맥 질환이 원인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흔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어 “이번 증례는 특별한 과거 병력이 없고 평소 마라톤 경기를 여러 차례 완주하며 건강에 자신감을 갖고 있던 환자들에게서 마라톤 경기 중 급성 심근경색증이 발생한 경우”라며 “마라톤과 같은 격렬한 운동을 하는 사람은 운동 전 급사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위험 요인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검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의료계는 “이 논문은 마라톤 도중 급성 심근경색증이 발생한 환자 2명을 다룬 증례 보고다”라며 “최근 서울레이스 참가자의 사망 원인이 심근경색증이나 다른 심혈관계 질환 때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두 사례만으로 마라톤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판단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