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는 13일 수도권 중앙행정기관과 소속기관 44곳, 정원 기준 9929명을 세종시로 옮기는 '2차 중앙행정기관 세종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임차청사를 이용할 수 있는 27개 기관 2995명을 내년에 먼저 옮기고, 청사를 새로 지어야 하는 17개 기관 6934명은 2031년까지 차례로 배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대규모 인력 유입을 앞두고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114 집계 결과 내년 세종시의 30가구 이상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은 0가구로 나타났다. 2028년 2월 '엘리프 세종 스마트시티'와 같은 해 3월 '세종 5-1 양우내안애 아스펜' 698가구가 들어서지만, 이를 합쳐도 2028년 상반기까지 입주 물량은 1122가구에 그친다.
주택 매물도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13일 기준 세종시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919건으로 1년 전 1435건에 비해 36.0% 감소했다. 전세는 655건에서 527건으로 19.5%, 월세는 780건에서 392건으로 49.7% 줄었다. 세종시 새롬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장기간 입주 공백으로 원래도 전월세 매물이 많지는 않았는데 최근에는 더 줄어 지금은 한 단지에 하나 정도 있는 수준”이라며 “연말이나 내년이 되면 더 심각해질 것 같다”고 전했다.
매물 품귀 속에 가격은 뛰고 있다. 부동산원 집계에서 세종 아파트 전셋값은 10월 5일 기준 누적 4.46% 올랐다. 충청권 4개 시도 중 최고치이자 비수도권에서는 울산(4.9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9월까지 누적 상승률은 4.35%로 2021년 같은 기간(8.38%)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았다. 2022년부터 3년 연속 하락했던 전셋값은 지난해 2.27% 반등한 뒤 8월 17일부터 10월 5일까지 8주 연속 올랐다.
정부는 이사비와 초기 이주 지원비를 마련하고 한시적 교통편 지원을 검토하며, 2021년 7월 중단됐던 공무원 특별공급 재개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윤덕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3일 “정주 여건 개선은 상당히 파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1차 이전 당시 부정적인 평가가 있었다”면서도 “특공 여부는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상호 세종시장은 지난달 7일 “특별공급은 세종시 정주 여건과 행정수도 완성에 중요한 제도”라며 “신도시에서 특별공급이 어렵다면 읍·면 지역에서 공급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문화·교육 인프라를 하루아침에 갖추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자녀 교육 등을 이유로 가족이 기존 거주지에 남고 근무자만 혼자 내려오면 매매보다는 임대차 수요가 쏠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