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한영숙 목사와 고(故) 김종환 목사가 고려교회로 시작한 메트로폴리탄연합감리교회는 지난 44년간 뉴욕 맨하탄에서 한인 이민자들의 신앙 공동체로 사역을 이어왔다. 이날 성도들은 교회가 걸어온 지난 세월을 돌아보며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새로운 담임목사와 함께 이어갈 교회의 앞날을 위해 기도했다.
대표기도를 맡은 이길주 권사는 지난 44년 동안 교회가 겪어온 고난과 역경을 돌아보며, 그 모든 시간 속에서도 예배하는 공동체로 교회를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이 권사는 “우리 메트로폴리탄연합감리교회가 44년 동안 수없는 고난과 역경과 시련을 겪었다”며 “주님 앞에 자랑할 것도 없으나 주님의 예배하는 공동체로, 감사하는 공동체로, 은혜를 고백하는 공동체로 서 있게 해 주신 44년의 그 큰 축복에 감사드린다”고 기도했다.
특히 최기훈 목사가 제3대 담임목사로 부임한 것을 하나님의 은혜로 고백하며 목회자와 성도들이 한마음으로 나아가기를 간구했다. 이 권사는 “주님께서 택하시고 예비하시고 단련하신 분이 오신 것 또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한량없는 은혜의 징표임을 믿고 고백한다”고 기도했다. 이어 “우리의 발걸음에 힘이 각자 다를 수도 있고, 우리가 신은 신발이 다를 수도 있으며, 우리의 보폭이 다를 수도 있지만, 골고다 십자가 앞에 함께 모여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했다.
최 목사는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했던 베드로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뒤에도 다시 물고기를 잡으러 간 장면에 주목했다.
최 목사는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다시 물고기를 잡으러 간다. 자신에게 가장 익숙한 일상으로 돌아간 것”이라며 “어쩌면 이것이 우리의 모습일 수도 있다. 주일에 예배를 드리고 말씀을 듣고 찬양하고 기도하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 부활의 소망보다 현실의 문제가 더 크게 보일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죽음을 이기신 예수님을 믿으면서도 여전히 두려운 무언가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감당해야 할 문제 앞에서 걱정하기도 한다”며 “부활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때가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베드로의 모습이고 동시에 우리의 모습인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러한 베드로를 책망하기보다 그가 돌아간 갈릴리 바닷가에 먼저 찾아오셨다고 강조했다.
최 목사는 “예수님께서는 일상으로 돌아간 베드로에게 왜 다시 여기 와 있느냐고 묻지 않으셨다. 그의 과거를 먼저 들춰내시지도 않으셨다”며 “베드로가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예수님께서 그 일상 속으로 찾아오셨다. 이것이 오늘 본문에서 발견하는 첫 번째 주님의 사랑”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의 신앙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한 번도 넘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다시 흔들릴지도 모르고, 익숙한 일상으로 돌아가 예수님의 부활을 잊어버릴 때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 자리가 끝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이미 그 자리에도 계시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 목사는 이어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지라고 말씀하신 장면을 베드로가 처음 주님을 만났던 누가복음 5장의 사건과 연결했다. 베드로가 처음에는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지만, 과거에 경험했던 은혜와 닮은 사건을 통해 다시 주님을 알아보게 됐다는 것이다.
최 목사는 “우리가 일상 속에서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 계셔도 알아보지 못할 때가 있다”며 “그런데 주님께서는 우리가 잊어버렸다고 해서 떠나신 분이 아니다. 우리에게 다시 말씀하시고, 우리가 전에 경험했던 은혜를 다시 떠오르게 하시고, 그 자리에서 다시 주님을 바라보게 하신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사람에게는 힘들었던 어느 날 누군가 자신을 위해 기도해 준 일이었을 수도 있고, 누군가의 초대를 받아 처음 교회에 왔던 시간이었을 수도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참석했던 예배에서 들었던 한마디가 마음에 남아 있었을 때도 있었을 것”이라며 “그때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을 수도 있다. 그저 우연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알게 된다. ‘아, 그때 주님께서 나를 찾아오셨구나.’ 우리의 삶에는 지나고 나서야 보이는 은혜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예수님이 바닷가에 숯불을 피워놓고 제자들을 맞이하신 장면을 통해 베드로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주시는 주님의 사랑을 설명했다.
최 목사는 “베드로는 과거의 죄책감을 다 해결하고 예수님께 나아간 것이 아니다. 그냥 그 모습 그대로 예수님께 왔다”며 “예수님께서는 그런 베드로에게 왜 나를 실망시키느냐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그저 베드로를 위해 숯불을 준비하시고 그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주셨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시는 주님의 두 번째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베드로가 예수님을 부인했던 자리에도 숯불이 있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최 목사는 “베드로가 예수님을 부인했던 그 밤에도 숯불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 부활하신 예수님 앞에도 숯불이 있다”며 “요한복음은 베드로의 과거와 현재를 마주 보게 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으신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도 아니고 세 번”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수님께서 세 번의 질문 후 베드로에게 “내 양을 먹이라”고 말씀하신 것은, 주님께 받은 사랑을 다른 사람을 돌보는 사랑으로 이어가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최 목사는 “우리는 모두 양과 같다. 부활하신 주님이 지금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것을 늘 바라보며 살아가지 못할 때도 있다”며 “이 말씀은 우리에게 서로 사랑하고 서로 보살피라는 말씀이다. 내가 주님을 잘 보지 못할 때 누군가가 나에게 주님의 사랑을 일깨워주고, 내가 길을 잃었을 때 누군가가 나와 함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목사는 “44년 동안 우리 교회에 그런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누군가는 교회에 처음 왔을 때 따뜻하게 맞아주는 사람이 있었을 것이고, 그 작은 사랑 때문에 다시 교회에 나와 예배하고 믿음을 붙잡았던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내 양을 먹이라’고 말씀하시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저 목자이신 예수님의 사랑을 따라서 서로 사랑하고 서로 돌보며 함께 목자를 따라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최 목사는 “오늘 요한복음 21장에 나오는 베드로를 통해 우리가 붙들어야 하는 것은 복잡하지 않다. 부활하신 주님의 사랑을 잊지 않고 하나님의 사랑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붙드는 것”이라며 “우리가 주님을 잊어버리는 것처럼 느껴질 때에도 주님은 우리를 잊지 않으신다. 우리가 주님에게서 멀어진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에도 주님은 우리보다 먼저 이미 우리의 삶의 자리로 와 계신다”고 전했다.
설교 후에는 성만찬이 진행됐다. 최 목사는 떡을 떼며 십자가에서 자신의 몸을 내어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과 사랑을 되새기도록 했으며, 성도들은 그 은혜를 기억하며 성찬에 참여했다. 이날 예배는 초대 담임 한영숙 목사의 축도로 마쳤다.
메트로폴리탄연합감리교회는 해마다 한가위 무렵 창립기념일을 맞는다. 올해도 한가위는 지났지만 성도들은 예배 후 친교실에 모여 교회가 마련한 한가위 만찬을 나누며 교제의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날 성도들은 새로 부임한 최 목사 부부를 위해 깜짝 선물을 준비해 전달하며 환영과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