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조 치매머니 노린 범죄 속출…보호 제도는 미흡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가운데 치매 환자의 재산을 노린 범죄가 잇따르고 있으나 이를 막을 자산 보호 제도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구독자 29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채부심 - 채상욱의 부동산 심부름센터'는 6일 '154조에서 488조로, 초고령 한국이 마주할 자산관리 위기'라는 영상을 올렸다. 커넥티드그라운드 채상욱 대표는 이 영상에서 인지 능력이 저하된 고령층의 재산인 이른바 '치매머니'를 둘러싼 관리 실태와 문제점을 짚었다.

채 대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65세 이상 치매 진단 이력이 있는 고령자는 약 124만명이며, 이들 중 소득이나 재산이 있는 이들의 자산 규모는 약 154조원에 이른다. 한국 치매 환자가 진단 뒤 생존하는 기간은 약 7.9년으로 조사돼 오랜 기간 재산을 스스로 지켜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판단력이 흐려진 틈을 노린 재산 탈취 피해는 이어지고 있다. 2014년 경기 화성에서는 고향 친구 권유로 논 800평을 4500만원에 매각한 A씨의 대금을 친구가 가로채 달아났다. 2022년 서울에서는 알츠하이머를 앓는 90대 B씨의 아파트를 담보 삼아 8억원 넘는 대출을 받아 자기 사업에 쓴 남성도 있었다.

[사진=뉴시스]

채 대표는 “이 두 사건의 공통점은 판단 능력이 떨어진 노인의 동의를 이용해서 정상적인 거래였던 것처럼 움직였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평생 모은 재산을 가진 평범한 가구도 현재 자산 수준에서 어느 순간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치매머니는 사전 위임이나 신탁, 임의후견으로 대비하거나 사후 법원의 성년후견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 4월 도입된 치매안심재산관리서비스는 저조한 실적을 보인다. 채 대표는 2024년 기준 국가 지원 공공 후견인이 240명에 그쳐 올해 기준 100만명이 넘는 환자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맡길 수 있는 자산 상한도 제한돼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짚었다.

채 대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현재 우리나라가 치매머니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준비가 돼 있느냐고 묻는다면, 아직은 아니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