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체납자로 꼽혀 온 권혁(76) 시도그룹 회장이 밀린 세금 3938억원을 모두 내겠다는 계획을 과세 당국에 냈다.
8일 국세청에 따르면 권 회장은 체납액 완납 계획서를 당국에 전달했다. 권 회장은 지난 7월 현금 1000억원을 먼저 냈으며 선박 5척을 담보로 제공했다. 이는 국세청 역사상 가장 많은 체납액을 납부한 기록이다.
국세청은 2011년 권 회장이 조세피난처에 서류상 회사를 세우고 해외 거주자로 위장했다며 4100억원대 세금과 추징금을 고지했다. 권 회장은 국내 거주자가 아니라며 10년 넘게 불복 소송을 벌였으나, 대법원은 2024년 국세청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해 체납액 3938억원을 확정했다.
권 회장이 납부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해외 은닉 재산에 대한 국세청의 추적이 있었다. 국세청은 고액체납 특별대응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77개국으로 징수 공조 네트워크를 넓혔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라이베리아와 파나마 과세 당국 수장을 직접 만나며 현지 선박 조사를 추진했다.
임 청장은 MBC 시선집중에 출연해 “그쪽 국세청장들께 '조세정의 차원에서 체납을 정리하는건 과세 당국의 의무 아니냐' 이렇게 협조를 당부드렸다”며 “(해외에 있는) 재산, 선박 소유 현황에 대해 파악해 압류하려고 했었는데 그런 부분들이 (권 회장에게) 부담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류충선 국세청 국제조세관리관은 “(권 회장) 본인이 대한민국 경제에 기여하고 싶고, 또 선박 사업을 통해 '대한민국의 장보고'가 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국세청은 세무조사·체납추적 연계 특별조사팀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을 비롯한 모든 지방청 비정기 조사국에 꾸려 고액 체납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