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라톤 4년새 2.5배…도심 교통 통제에 시민 불편

주말과 공휴일마다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로 도로가 막히고 대중교통 이용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4일 마라톤 대회 정보 공유 사이트인 '마라톤 온라인' 집계를 보면 서울 지역 마라톤 대회는 2022년 72개에서 2023년 100개, 2024년 120개, 2025년 154개로 해마다 늘었다. 올해는 이날까지 178개 대회가 등록돼 2022년과 비교해 약 2.5배로 증가했다.

행사 구역 일대에서는 통행 제한에 따른 불편 호소가 잇따른다. 서울 서초구 주민 이모(22)씨는 “가끔 잠수교에 러닝하러 가는데 마라톤 대회 때문에 잠수교와 한강공원에 러너들이 가득 찼다”며 “갔는데도 아무것도 못 한 채 돌아왔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와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를 이용하는 신모씨도 “마라톤 행사로 도로가 통제되면 원래 목적지보다 일찍 내렸던 적도 있었다”며 “예상치 못한 정류장에서 내릴 수밖에 없어 곤란했던 적도 있다”고 전했다.

[사진=뉴시스]

온라인 공간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는 “왜 제일 복잡한 서울 도로를 막고 달리느냐”며 “한적하고 예쁜 지방도로에 개최하고 지역경제도 살리면 좋을 텐데”라고 썼다. 다른 이용자 역시 “돈은 서울시와 주최 측이 벌고 불편함은 참가하지 않는 시민들만 떠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대회 운영 방식과 도심 통제 기준을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달리기라는 취미를 즐기는 것은 좋지만 그로 인해 다른 시민들에게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도심에서 마라톤 행사가 우후죽순으로 열리면서 교통 불편이 커지는 만큼 개최를 적절히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시민들이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개최할 필요가 있는 대회가 얼마나 되는지 따져보고, 이를 조정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교수는 “서울시 등 행정기관이 교통 통제와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여러 주최 측이 각각 대회를 열기보다 연합하거나 대체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