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를 현금 대신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비상장사 주식으로 내겠다는 납세자의 요구를 과세관청이 거부한 조치는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영민)는 A씨가 서초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물납허가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23년 세상을 떠난 가족에게서 비상장법인 B사의 주식 4850주와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소재 부동산을 물려받았다. 이후 상속세 중 약 85억8895만원을 B사 주식 1797주(약 83억6895만원)와 부동산(2억2000만원)으로 납부하겠다며 물납을 신청했다. 세무당국은 부동산 납부는 허가했으나, 최근 2년 연속 결손금이 발생한 B사 주식은 관리나 매각에 부적절한 재산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처리기한을 넘겨 이뤄진 처분이라 무효이고 회사의 자산 가치가 높아 매각이 어렵지 않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재판부는 세무당국이 기한 연장 안내문을 등기우편으로 보냈고 반송되지 않아 적법하게 송달됐다고 봤다.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의견대로 B사의 결손금 구조가 굳어져 순자산가치가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가족 중심 주주 구성 탓에 국가가 취득해도 소수지분에 그친다는 점 역시 지적됐다.
재판부는 “소수지분에 불과한 이 사건 주식의 처분이 용이하다고 볼 수 없다”며 “결손금 발생 구조 등을 함께 고려하면 해당 주식은 관리·처분이 적당하지 않은 재산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물납은 조세의 현금납부 원칙에 대한 예외”라며 “이 사건 주식이 고가의 상속재산으로 평가됐다는 사정만으로 물납을 허가해야 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