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수술 후 방사선치료가 피부암을 유발할까 불안해하던 한국인 환자들에게 마침내 희소식이 찾아왔는데, 오늘(22일) 국내 의료진이 발표한 대규모 연구 결과 서양과 달리 한국인의 경우 방사선치료가 피부암 위험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확인돼 의료계의 오랜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전망이다.
2026년 9월 22일,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유방암센터 윤창익 교수 연구팀(공동 제1저자 진제현·김두레 교수)은 국제학술지 '브리티시 저널 오브 캔서'에 한국인 유방암 환자의 방사선치료와 피부암 위험에 대한 장기 추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2년 사이 유방암 진단 환자 3만7957명 중 방사선치료군 9928명과 비치료군 9928명, 총 1만9856명을 11년 반(138개월) 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방사선치료군의 피부암 발생률은 0.97%, 비치료군은 1.02%로 사실상 차이가 없었다. 이는 서양 연구에서 방사선치료 시 피부암 위험이 12~57% 높아지는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번 연구는 건강보험 청구 데이터를 활용한 대규모 분석으로, 오랜 기간 한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첫 연구라는 점에서 임상적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한국인이 서양인보다 피부 멜라닌 색소가 많아 방사선 손상에 강하고, 3차원 입체조형 방사선치료(3D-CRT) 등 최신 치료 기술이 적용된 점이 서양과 다른 결과로 이어진 배경으로 분석했다.
오히려 한국인 피부암의 주요 위험인자는 점(5.3배), 전암성 피부병변(광선각화증·보웬병, 12.9배), 림프부종(약 2배)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방사선치료 여부보다 나이, 점, 전암성 피부병변, 림프부종 등 실제 위험인자에 대한 구체적인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제현 교수는 「유방암 환자들이 막연한 불안감에 방사선치료를 주저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며 치료에 전념할 것을 당부했다. 윤창익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중기적 안전성을 입증한 것이지만, 방사선으로 인한 피부암은 20년 이상 장기간 후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 만큼 더 오랜 기간의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환자들은 불필요한 걱정 없이 치료에 집중하면서 개인별 피부암 위험인자 관리에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