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면서 발생한 피해 약 447억원을 우리 정부에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정부가 북한 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첫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한 것으로, 소송을 제기한 지 약 3년 3개월 만에 1심 결론이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6부(부장판사 김형철)는 16일 대한민국 정부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상대로 제기한 447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정부가 청구한 손해배상금 약 447억원을 전액 인정했다. 해당 금액에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뿐 아니라 폭파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인접 종합지원센터의 손해도 포함됐다.
정부는 2023년 6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를 중단하고 국가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북한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연락사무소 102억5000만원·종합지원센터 344억5000만원
정부가 산정한 피해액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 102억5000만원과 인접 종합지원센터 건물 344억5000만원 등을 더한 약 447억원이다.
재판은 북한에 소송 서류를 전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동안 사실상 진행되지 못했다. 이후 정부가 2024년 12월 공시송달을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지난해 4월 첫 변론기일이 열렸다. 북한은 소송에 응하지 않았다.
첫 재판에서는 손해배상 범위와 피해액 산정을 둘러싼 검토도 이뤄졌다. 재판부는 연락사무소 청사에 개보수 비용이 투입됐다는 이유만으로 건물 가치가 그만큼 상승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정부 측에 손해배상 책임 범위와 관련한 자료를 추가로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후 심리를 거쳐 정부가 제시한 약 447억원의 피해액을 최종적으로 모두 인정했다.
판문점 선언 따라 설치된 연락사무소, 2020년 폭파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2018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4·27 판문점 선언’에 따라 같은 해 9월 개성공단에 설치됐다.
그러나 북한은 2020년 6월 일부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했다. 이 과정에서 인접한 종합지원센터 건물도 피해를 입었다.
정부는 이후 연락사무소와 종합지원센터에 발생한 피해를 토대로 북한에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소송에 나섰다. 정부 차원에서 북한 당국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첫 사례다.
당초 재판부는 지난달 12일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통일부가 판결 이후 조치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선고기일 연기를 요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선고가 16일로 미뤄졌다. 이날 법원이 정부의 손해배상 청구액 전액을 인정하면서 1심 재판이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