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다시 격화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했다. 최고가격제로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국내 기름값도 중동 사태의 확산 여부와 국제 석유제품 가격 움직임에 따라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1.5% 오른 배럴당 97.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97.93달러까지 올라 약 6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 사우디 정유시설 피격…국내 원유 수급 영향은 제한적
국제유가 상승에는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에 따른 중동 지역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가 반영됐다. 주요 산유국의 에너지 시설까지 공격 대상이 되면서 공급 불안이 커졌다.
사우디아라비아 서남부 지잔에 있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정유시설도 피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설은 하루 약 40만 배럴의 원유를 처리할 수 있다.
구체적인 피해 규모와 가동 차질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아람코의 한국 법인인 아람코코리아도 현지 피해 상황을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피격된 곳이 원유 생산시설이 아닌 정유시설인 만큼 국내 원유 수급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아람코가 최대주주인 에쓰오일 역시 원유를 수입해 국내에서 직접 정제하기 때문에 이번 피격의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 생산시설·수송망으로 공격 확대 땐 추가 상승 가능성
향후 유가의 주요 변수는 중동 지역의 충돌이 추가로 확산할지 여부다. 원유 생산시설이나 수송망까지 공격이 확대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더 오를 가능성도 제기됐다.
국내 기름값은 현재 최고가격제 영향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이날 오전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859.2원, 경유 가격은 1843.6원을 기록했다.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의 움직임도 국내 가격에 영향을 줄 변수로 꼽혔다. 중동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석유제품 가격까지 오르면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의 상승 압력도 커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긴장 재고조로 국제유가가 다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 기름값에도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고가격제에 따른 정유업계 손실 보전 절차도 진행되고 있다. 최고액 정산위원회는 이달까지 정유사들의 자료를 제출받아 다음 달께 첫 정산액을 산출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