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고등법원, “미성년자 혼인은 동의 유무 상관없이 아동 학대”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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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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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미만 혼인 시 징역형 등 강력 처벌 예고… 기독교 등 소수 종교 아동 인권 보호 기대
©Hamid Roshaan/ Unsplash.com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파키스탄 고등법원이 18세 미만의 미성년자와 혼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피해 아동의 동의가 있더라도 명백한 아동 학대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9월 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파키스탄 내 기독교 지도자들과 인권 단체들은 이번 판결이 기독교 등 소수 종교 출신 소녀들을 강제 혼인과 종교 개종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중대한 사법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일제히 환영했다.

지난 8월 31일 라호르 고등법원의 무나와르 이크발 두갈 판사는 히나 아슬람이라는 무슬림 미성년자 사건에 대해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근 제정된 2026년 펀자브주 아동 혼인 금지법을 근거로 18세 미만 미성년자가 연루된 모든 결혼은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새로운 법률이 아동 혼인에 대한 기존의 법적 기준을 완전히 바꾼 만큼 수사 기관과 법원이 이를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미성년자 동의 효력 불인정… 징역형 등 강력한 처벌 예고

CDI는 이번 판결이 미성년자의 보호와 복지를 재판의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고 밝혔다. 두갈 판사는 양측 누구에게도 아동의 즉각적인 양육권을 부여하지 않고 피해 아동을 아동보호복지국에 안전하게 인계할 것을 명령했다. 또한 경찰에는 미성년자 혼인 혐의와 위조 혼인 증명서 발급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법원은 미성년자의 동의가 성인과 혼인 관계를 맺고 동거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결코 부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아동 혼인으로 비롯된 미성년자와의 부부 관계는 아동 학대를 구성하며 가해자는 5년에서 7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명시했다. 나아가 최소 100만 파키스탄 루피의 무거운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가데이터등록청 기록에 따르면 사건 당시 히나의 나이는 15세 2개월에 불과했다. 법원의 명령에 따라 히나의 영구적인 양육권 문제는 라호르 후견인 법원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소수 종교 아동 납치 및 강제 개종 범죄 악용 근절 기대감

파키스탄 기독교계와 인권 단체들은 일선 경찰과 하급심 법원이 이번 판결을 일관되게 집행한다면 종교적 소수자 출신 미성년 소녀들을 보호할 강력한 방어막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에자즈 알람 어거스틴 펀자브주 의원은 아동의 복지를 최우선으로 삼은 법원의 판단을 환영하며, 이번 판결이 기독교와 힌두교 등 소수 종교 공동체 소녀들이 연루된 파키스탄 기독교 박해 및 아동 혼인 사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연방 헌법재판소에서 진행 중인 13세 기독교 소녀 마리아 샤바즈 사건의 가족 측 대리인인 무함마드 사키브 질라니 변호사 역시 이번 판결을 중대한 사법적 진전으로 꼽았다. 질라니 변호사는 고등법원의 이번 결정이 아동 혼인 금지법이 발효된 이후 내려진 상급심의 명확한 해석인 만큼 과거의 악습을 끊어내는 고무적인 선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장 사법 편향성 해결 과제 및 국제사회 우려 지속

CDI는 이 판결이 현장의 인권 활동가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전망과 함께 현실적인 과제도 지적된다고 밝혔다. 법률 지원 단체 크리스천 트루 스피릿의 캐서린 사프나는 법원의 전향적 판결을 환영하면서도 일선 경찰과 하급 법원들이 여전히 뿌리 깊은 종교적 편향성을 드러내고 있다며, 아동을 위한 법적 보호는 어떠한 종교적 차별 없이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제사회는 수년 전부터 파키스탄 내 소수 종교 여성들을 겨냥한 끔찍한 인권 유린 사태에 우려를 표명해 왔다. 인권 단체 주빌리 캠페인이 최근 유럽 의회에서 발표한 '빼앗긴 소녀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기독교 등 소수 종교 소녀들을 상대로 벌어진 납치 및 강제 혼인, 성폭력 사건만 210건에 달하며, 이 중 압도적인 88.6퍼센트가 펀자브주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국제 선교 단체 오픈도어즈 역시 파키스탄을 기독교 박해가 극심한 국가 8위로 지정하며 사회 전반에 깔린 구조적 차별 근절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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