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총, 해외 선교비 과세 우려… “비과세 기준 제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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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기자
jykim@cdaily.co.kr
종교계·전문가 협의기구 구성 및 유예기간 통한 대안 마련 제안

세기총 대표회장 전기현 장로 ©세기총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전기현 장로, 이하 세기총)가 해외 선교비에 대한 증여세 과세 가능성을 높인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개정과 관련해 정부에 유예기간 마련과 명확한 비과세 기준 제시 등을 촉구했다.

세기총은 26일 성명을 내고 “2026년 시행령 개정으로 공익법인의 범위가 ‘비영리내국법인 거주자가 운영하는 종교의 보급 기타 교화에 기여하는 사업’으로 좁혀졌다”며 “외국법인이나 비거주자가 운영하는 해외 교회·선교단체 등이 한국 세법상 공익법인의 범위에서 제외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세기총은 이번 개정이 “한국 기독교가 지난 한 세기 동안 눈물과 기도로 쌓아온 국제 선교 사역의 근간을 흔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개정 이유로 밝힌 ‘공익법인 범위 합리화’와 해외 이전 자금의 사후관리 어려움을 언급하면서도, “일부 단체의 해외 자금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정상적인 해외 선교 전체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기총에 따르면 국내 교회가 해외 현지교회 건축비와 선교센터 구입비, 해외 선교법인 운영비, 해외 교회·선교기관에 보내는 선교헌금, 해외 선교사역을 위한 부동산·차량 등을 지원할 경우 해외 법인·비거주자 등이 공익법인 범위에서 제외되면서 국내 교회가 해외 종교단체에 출연한 재산에 대해 종전의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을 적용받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세기총은 고액의 해외 선교 지원에 대해 증여세가 누진구조를 갖고 있어 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것이 모든 해외 선교비에 일률적으로 특정 세율의 세금을 붙인다는 의미는 아니며, 증여재산가액과 수증자, 거래 구조 등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세기총은 개정 과정에서 종교계와의 충분한 사전 협의나 유예기간이 제공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번 시행령이 일방적으로 공포된 것은 행정적 독단이라 할 수 있다”며 “국가와 종교 간의 신뢰 관계를 훼손하고 현장에 극심한 혼란과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법원이 해외 선교의 공익적 가치를 명시적으로 인정한 판례가 존재하는 가운데, 과세 당국이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입법화한 점은 헌법상 법치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선교 현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낯선 땅에서 사명감 하나로 의료, 교육, 구호에 헌신해 온 선교사들의 생활 지원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선교사의 최소한의 생활비 지원마저 세제상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되면, 선교사들의 사역 기반이 흔들릴 가능성이 커진다”고 밝혔다.

이어 현지인들을 위해 운영되는 학교와 병원, 고아원 등의 재원이 단절될 경우 “선교사들이 평생을 바쳐 일궈온 사역지가 무너져 내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성도들이 신앙적 양심에 따라 바친 선교헌금에 증여세가 부과될 경우에는 “기부자의 재산권과 종교적 기본권을 동시에 침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세기총은 정부에 세 가지 사항을 촉구했다. 첫째, “종교계 및 전문가가 참여하는 합리적인 협의 기구를 구성하고, 최소 2년 이상의 유예기간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둘째,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명확한 비과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 선교 현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셋째, 선교사 등록·교육, 현지 종교단체 증명, 현지 법정 영수증 확보, 국내 전문가의 검증보고서 등을 포함한 사후관리 체계를 교계와 함께 구축할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세기총은 “현재로서는 해외 송금을 모두 중단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대규모 해외 송금의 경우 사전에 세무 검토를 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했다. 예배당 건축·구입, 선교센터 매입, 현지 법인 설립자금, 해외 교단·교회에 대한 대규모 헌금, 해외 선교단체 운영비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외 선교비와 관련해 결의서, 송금증, 선교협약서, 사업계획서, 현지 영수증, 사진, 결과보고서, 현지 법인 또는 교회 등록증 등을 체계적으로 보관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기총은 “종교의 자유는 그 어떤 행정적 편의보다 우선시되어야 할 고귀한 기본권”이라며 “정부는 신앙의 실천이 조세로 인해 불합리하게 억압받지 않도록 하면서도, 동시에 선교 현장의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는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책임 있는 답변과 신속한 개선 조치를 기대할 것이며, 필요시 종교계 및 국제 기독교 조직과 연대하여 한국 기독교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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