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또다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향후 성장세가 더욱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인공지능(AI) 과잉투자를 둘러싼 시장의 우려가 다소 진정됐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회사 매출이 2028년 7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이 공개된 뒤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4% 넘게 상승했다.
엔비디아의 7월 말 종료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06% 증가한 962억 달러로 시장 전망치인 923억 달러를 웃돌았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117% 늘어난 890억 달러, 순이익은 126% 급증한 597억 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빅테크의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놓고 우려가 커졌다. 엔비디아가 월가 주요 투자회사들과 손잡고 고객사의 데이터센터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최대 500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지원에 나서면서 이른바 ‘순환 금융’ 논란도 불거졌다. 엔비디아가 AI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고 해당 기업들이 다시 엔비디아 반도체를 구매하는 구조가 수요를 인위적으로 떠받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크레스 CFO는 “일부에서 이를 ‘순환 금융’이라고 부르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다르게 보고 있으며 투자 자본에서 얻는 지분 수익률은 매우 뛰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픈AI와 같은 첨단 AI 기업들이 “역사상 가장 큰 기술기업이 될 것”이라며 제품과 AI 모델 개발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려면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우리는 모든 컴퓨터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플랫폼 전환을 겪고 있다”며 “이들 기업은 역사상 가장 중요한 기술기업 가운데 일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AI 인프라 투자와 실제 수익 창출 사이의 격차는 여전히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나빈 차브라 포레스터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은 AI를 실제 사업에 적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AI 프로젝트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기업들은 이를 포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WSJ은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냈지만 단순한 ‘어닝 서프라이즈’만으로 투자자들을 만족시키기는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시장의 관심이 엔비디아 칩의 수요 자체보다 AI 산업 전반의 투자 지속 가능성과 수익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윌 린드 그래니트셰어스 창업자 겸 CEO는 “이제 시장에서는 엔비디아 칩 수요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더 큰 질문은 전반적인 AI 성장 이야기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매출총이익률이 현재 75%에서 다음 분기 74%, 회계연도 4분기에는 71~72%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에는 72~73%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사업의 불확실성도 이어졌다. 엔비디아는 다음 분기 중국에서 데이터센터 매출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주요 고객사들이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선 점도 향후 경쟁 부담으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