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기독교인으로 정체성을 밝히는 사람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한 달에 한 번도 교회 예배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기적으로 교회에 출석하는 성도들은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 대해 비교적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성서공회(American Bible Society)가 발표한 ‘미국 성경 현황 2026(State of the Bible USA 2026)’에 따르면, 미국 교회의 현실은 낮은 참여율과 높은 교회 만족도가 공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번 조사는 미국성서공회가 시카고대학 산하 NORC와 공동으로 지난 1월 약 3주간 실시했으며, 성인 2,649명의 응답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미국인 가운데 매주 기독교 예배에 참석하는 비율은 25%에 그쳤다. 반면 교회 예배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대면과 온라인을 모두 포함해 37%에 달했다.
스스로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응답자 가운데서는 49%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교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간헐적으로라도 교회에 참석하는 미국인은 소폭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약 6개월에 한 번’ 교회에 참석한다는 응답은 2024년 5%에서 올해 8%로 증가했다. 전혀 교회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39%에서 37%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미국성서공회는 적어도 가끔씩 교회에 참석하는 미국인이 약 800만 명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교단별 출석률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복음주의 개신교인 가운데 약 3분의 2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교회에 참석했으며, 절반은 연구진이 정의한 ‘실천적 기독교인(practising Christians)’에 해당했다.
‘실천적 기독교인’은 최소 한 달에 한 번 교회에 참석하면서 신앙을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여기는 사람을 의미한다.
흑인 개신교인 가운데 실천적 기독교인의 비율은 3분의 1로 그 뒤를 이었으며, 주류 개신교인(Mainline Protestant)은 14%에 그쳤다. 주류 개신교인의 65%와 로마 가톨릭 신자의 60%는 기독교 전통에 자신을 포함시키지만 교회 생활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명목상 기독교인(nominal Christians)’으로 분류됐다.
성별에 따른 차이도 나타났다. 기독교인 여성의 51%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교회에 참석한 반면 남성은 46%였다. 기독교인 남성의 54%는 한 달에 한 번도 교회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10명 중 1명은 교회에 전혀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예배 참여도 여성에게서 더 높았다. 남성 교회 출석자의 약 20%가 전체 예배 참여의 절반 이상을 온라인으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성은 30%에 달했다.
세대별로는 X세대의 교회 출석률이 증가했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교회에 참석하는 X세대 기독교인은 2024년 49%에서 올해 54%로 늘었다. 반면 젊은 세대의 교회 참여는 여전히 과제로 나타났다.
특히 Z세대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교회에 참석하는 비율이 2024년 46%에서 올해 42%로 감소해 전체 세대 가운데 유일하게 출석률이 하락했다.
그러나 실제로 교회에 출석하는 성도들의 교회 경험은 상당히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교회 건강성을 ▲성도의 영적 성장을 돕는지 ▲성경을 더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지 ▲관계를 통한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지 ▲지역사회를 섬기는 문화를 조성하는지 ▲담임목회자가 영적 성장을 본으로 보이는지 등 5개 영역으로 평가했다.
교회 출석자들은 이 5개 항목에서 자신의 교회에 평균 10점 만점에 8점을 부여했다. 가장 많이 선택된 점수 역시 10점이었다.
특히 실천적 기독교인과 교회에 간헐적으로 참여하는 성도 사이에는 만족도에서 큰 차이가 나타났다. 5개 영역을 종합했을 때 실천적 기독교인의 56%가 교회에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간헐적 기독교인은 15%, 명목상 기독교인은 16%에 그쳤다.
성경 이해와 관련한 만족도 격차도 컸다. 실천적 기독교인의 65%가 교회가 성경을 더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다는 점에 ‘매우 만족한다’고 답한 반면, 다른 두 집단에서는 18%에 그쳤다.
성경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성경 참여자(Scripture Engaged)’들의 만족도 역시 높았다. 이들 가운데 약 74%는 목회자가 영적 성장을 보여주고 이를 독려하는 방식에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교회 지도자의 역할도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다. 교회 출석자의 약 3분의 2는 교회 지도자들이 성경을 읽도록 독려하고 성경이 자신의 삶과 관련성을 갖도록 돕고 있다고 답했다. 교회 만족도가 가장 높은 집단에서는 89%가 교회 지도자로부터 성경을 읽고 말씀에 참여하도록 격려받았다고 응답했다.
반면 Z세대 남성은 다른 집단보다 교회에 대한 만족도가 지속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경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묻는 항목에서 Z세대 여성의 평균 점수는 10점 만점에 7.9점이었지만 Z세대 남성은 6.9점에 그쳤다.
미국성서공회는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교회가 젊은 남성들을 어떻게 교회 공동체 안으로 끌어들이고 영적으로 성장하도록 도울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성서공회는 “성경 참여는 영적 성장의 가장 효과적인 촉매 가운데 하나”라며 교회와 사역단체들이 젊은 남성들의 영적 형성에 어떻게 투자하고 이들을 지역교회 공동체 안에서 적극적으로 참여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는 미국 사회에서 기독교인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는 것과 실제 교회 생활에 참여하는 것 사이에 여전히 상당한 간극이 존재하지만, 정기적으로 교회에 참여하는 이들에게는 교회가 상당한 영적 유익과 만족을 제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성서공회는 이를 종합해 “미국에는 거대한 제자화 격차가 존재하지만, 개별 교회들은 예상보다 건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