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남코르도판주 누바산맥에서 무장세력 간 충돌이 격화되면서 교회 지도자와 기독교인들을 겨냥한 살해와 납치,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에 따르며, 최근 몇 주 사이 교회 지도자 최소 2명이 숨지고 2명이 납치됐다가 풀려났으며, 교회 공동체를 대상으로 한 공격 과정에서 수십 명의 기독교인이 납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오픈도어(Open Doors)는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이 같은 상황을 전하며 기독교 공동체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지난 7월 24일에는 수단 성공회 소속 아델 이드리스 종골 목사가 헤이반 지역 다비 일대에서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아 총상을 입고 며칠 뒤 숨졌다.
교회 관계자들은 이번 공격의 배후로 수단인민해방운동-북부(SPLA-N)에서 이탈한 한 분파를 지목했다. 무장세력은 부족 간 갈등과 종교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교회 지도자와 민간인을 집중적으로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 하루 전인 23일에도 같은 지역에서 민간인 6명이 살해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단 성공회 헤이반교구는 종골 목사의 피살을 확인하고 무장세력의 공격을 규탄했다. 알시르 하산 쿠쿠 주교는 SPLA-N과 이탈 세력 간 분쟁에 연루된 모든 무장단체에 교회 지도자와 종교기관을 보호할 것을 촉구했다.
쿠쿠 주교는 “SPLA-N과 이탈 세력 간 분쟁에 연루된 모든 당사자가 교회 지도자와 종교기관을 존중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교회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한 납치도 잇따랐다.
수단 그리스도교회 소속 야콥 이브라힘 티아 목사는 7월 23일 헤이반의 자택에서 두 아들과 15세 조카, 가톨릭 사제 파디 이브라힘 티아의 형제인 다니엘 이브라힘 티아와 함께 납치됐다. 이들은 7월 28일 석방됐다.
이어 또 다른 교회 지도자인 자카리아 술리만 자나는 7월 31일 납치됐다가 다음 날인 8월 1일 풀려났다. 두 사람은 헤이반 지역 수단 그리스도교회 공동체의 주요 지도자로 알려졌다.
교회 지도자들의 납치가 종골 목사의 피살 직후 잇따르면서 현지 기독교인들 사이에서는 무장세력이 교회 지도자들을 집중적으로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누바산맥에서 벌어지는 폭력 사태는 2023년 4월 시작된 수단 내전이라는 더 큰 분쟁의 일부다. 수단군(SAF)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의 충돌로 시작된 내전은 전국적으로 대규모 사망자와 피란민을 발생시켰다.
누바산맥은 내전 초기에는 주요 전선에서 비교적 벗어나 있었지만, SPLA-N이 분쟁에 개입하고 내부에서 경쟁 세력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이 과정에서 무장세력 간 충돌이 증가하면서 민간인 사망과 강제이주도 이어지고 있다.
SPLA-N은 오랫동안 남코르도판주에서 활동하며 수단 정부군과 충돌해 왔다. 현재 내전에 SPLA-N이 개입하면서 기존의 부족·정치적 갈등에 새로운 무력 충돌이 더해졌다는 분석이다.
오픈도어는 최근 공격의 동기를 단순히 종교적 박해로 규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금을 비롯한 자원을 둘러싼 경쟁이 부족 간 갈등을 심화시키고 민병대 활동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시에 기독교 지도자와 신자들이 신앙을 이유로 더욱 취약한 위치에 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도어는 지난 12일 최근 공격으로 교회 지도자 2명과 다른 민간인 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누바산맥의 두 교구를 섬기는 성공회 신학교도 공격을 받았으며, 예배자 수십 명이 납치됐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32명은 풀려났지만, 여전히 행방이 확인되지 않은 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단 전역에서 교회와 기독교 공동체의 피해도 계속되고 있다. 오픈도어에 따르면 교회 건물이 폭격을 받거나 민병대와 급진주의 단체에 점거되는 사례가 발생했으며, 기독교인들은 전쟁으로 인한 강제이주와 극심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오픈도어는 2026년 세계 기독교 박해 순위에서 수단을 기독교인 박해가 심각한 국가 4위로 분류했다.
기독교 인구가 상당한 누바산맥은 오랜 기간 무력 충돌과 강제이주, 차별을 겪어온 지역이다. 특히 지리적으로 외진 데다 외부인의 접근이 제한돼 현지에서 발생하는 피해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잇따른 공격으로 수단 교회 지도자와 기독교인들의 안전을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기도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지 교계는 희생자 가족을 위한 위로와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 그리고 무장세력 간 충돌이 종식되고 수단에 평화가 회복되기를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