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미연합훈련 UFS 축소 지시… 을지자유의방패 17일 시작

“김정은과 좋은 관계” 강조하며 비용 부담·이란전쟁 불참 거론… 한국군 1만8000명 참가
육군 제50보병사단이 대구·경북 일대에서 '2026년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을 실시하고 있다. ⓒ육군 50사단

한미 군 당국이 17일 유사시 한반도 방어를 위한 정례 한미연합훈련인 ‘을지자유의방패’(UFS·Ulchi Freedom Shield)에 돌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훈련 시작을 앞두고 규모를 대폭 줄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지만, 연습은 일단 당초 계획대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UFS는 오는 27일까지 진행된다. 한국군은 지난해와 같은 약 1만8000명이 참가하며, 전체적인 훈련 규모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편성됐다. 훈련 개시 시점까지 한국 국방부에 미국 측의 공식적인 축소 요청은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발언이 실제 훈련 일정이나 미군 참가 규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미 군 당국은 기존 계획에 따라 연습에 착수한 가운데 미국 측의 후속 조치를 주시했다.

◈ 트럼프 “김정은과 좋은 관계”…취소 대신 축소 지시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자신의 관계가 매우 좋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관계를 고려할 때 미국이 한국과의 연합군사연습에 참여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훈련 비용에 대한 불만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며, 그 가운데 상당 부분을 미국이 부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자신의 재임 기간 위협적이지 않고 정중한 태도를 보였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이어 이번 훈련이 북한에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훈련을 취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면서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국방부) 장관에게 한미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시가 한미 간 사전 협의를 거친 것인지, 미국 정부 내부에서 구체적인 축소 방안이 마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미국 대통령이 직접 훈련 축소를 지시했다고 밝힌 만큼 향후 훈련 운영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 전날에도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만났을 당시 촬영한 사진을 SNS에 올렸다. 그는 사진과 함께 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하루 만에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 사실을 공개하며 북미 정상 간 관계를 거듭 부각했다.

◈ 한국의 이란전쟁 불참도 거론…축소 지시 배경 주목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면서 한국이 이란전쟁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한국 대통령에게 이란의 비핵화를 위해 미국과 함께할 의사가 있는지 물었다고 밝혔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 ©기독일보 DB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한국 측이 “사양하겠다(No Thanks)”는 뜻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훈련 비용과 대북 메시지에 더해 한국의 이란전쟁 불참 문제까지 꺼내 들면서 이번 축소 지시의 배경에도 관심이 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이란전쟁이 발발하고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자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에 군함 파병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파병에 나선 국가는 없었다.

한국의 참전 거절이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와 직접 연결됐는지는 분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관련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훈련 문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란전쟁을 함께 거론했다.

◈ 을지자유의방패 예정대로 진행…야외기동훈련 14건

한미 군 당국은 최근 전쟁에서 확인된 전투 양상과 교훈을 이번 UFS 시나리오에 반영했다. 연습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비해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국군 참가 인원은 지난해와 동일한 약 1만8000명으로 편성됐다. 대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은 모두 14건이 실시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진행된 대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 17건과 비교하면 3건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에는 중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이 총 22건 실시됐다. 올해는 일부 중대급 훈련이 대대급 훈련으로 통합되면서 야외기동훈련 횟수가 14건으로 조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축소 지시가 훈련 현장에 즉시 반영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훈련이 이미 시작됐고 한국 국방부에 공식 요청도 전달되지 않은 만큼 한미 군 당국은 예정된 일정에 따라 연습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전작권 전환 공동평가 병행…북한 반발 이어져

한미는 매년 3월 ‘자유의방패’(FS)와 8월 UFS를 통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필요한 조건의 충족 여부를 평가하고 검증해 왔다. 올해 UFS에서도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계획에 따라 한미 공동평가가 일부 실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을지자유의방패는 1953년 10월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정신을 토대로 매년 실시하는 방어적 성격의 연합연습이다. 주한미군과 한미연합군사령부의 지상구성군사령부 역할을 수행하는 미 8군도 한국군과 함께 훈련에 참가했다.

한미연합훈련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였던 2018년에도 중단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싱가포르에서 김 위원장과 첫 정상회담을 한 뒤 훈련 비용 등을 거론하며 연합훈련 중단을 발표했다.

북한은 이번 UFS에도 반발했다. 북한은 지난 16일 노동신문을 통해 적대국들이 조성하는 힘의 대치 상황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한미연합훈련을 ‘침략전쟁 연습’이라고 주장해 온 북한이 이번 훈련을 계기로 무력시위에 나설지도 주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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