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일과 심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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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박사(전 총신대·대신대 총장)
정성구 박사

이수일과 심순애는 소설 「장한몽」의 주인공이다. 이 작품은 일본 소설을 ‘조중환’이 한국적 배경으로 번안한 신파 소설이다. 그래서 이 작품은 1913년부터 매일신문에 연재되었고, 단행본으로도 나왔다. 후일, 이 소설은 연극 무대에 올랐고 영화로도 상영되었다고 한다. 그 시절 이 작품은 가장 인기 있었고, 장안의 화제였다.

줄거리는 이렇다. 이수일과 심순애는 서로 사랑하고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다. 하지만 심순애는 부잣집 김중배를 만나면서 돈에 끌리게 된다. 결국 심순애는 그토록 사랑한다던 이수일을 버리고 김중배를 따라갔다. 한편, 이수일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당한 충격으로 돈에 대한 강한 집착을 갖고 고리대금업자가 되고 만다. 한편 심순애의 결혼생활은 행복하지 못했고, 오랜 방황 속에서 고통과 갈등을 겪고 나서야 서로를 용서하고 다시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당시 사람들에게 “‘돈’인가 ‘사랑’인가”라는, ‘인간의 참된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를 묻는 신파극이었다. 이수일과 심순애는 한국 대중문화가 만들어낸 가공의 연인이었다. 당시 돌아다니던 말 중에 ‘김중배의 다이아몬드가 그렇게도 좋더냐!’가 유행이었다. 가상의 이수일과 심순애의 러브스토리는 당시 사람들에게 가장 큰 관심거리였다. 그런데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수일과 심순애’가 한국의 100대 인물이라는 책을 보고 기가 막혀 이 칼럼을 쓰게 되었다.

금년 여름은 유난히도 푹푹 찌는 무더위를 피해 아들 집에서 휴가를 즐겼다. 나는 손녀 방에서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이란 책을 보게 되었다. 초등학교 1~2학년이 읽는 책이었는데, 왼쪽은 그림 삽화가 있었고, 오른쪽에는 그 인물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있었다. 나는 평소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았기에 쉽게 그 책을 읽어갔다. 그렇게 읽어가는 중에 한국의 100명의 위대한 인물을 선정하는 기준을 읽고 경악했다. 그 책에서 단군왕검, 박혁거세 등 고조선과 고구려, 신라, 백제, 고려, 조선의 인물들을 나열하는 것까지는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이수일과 심순애가 한국의 100대 인물로 되어 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한국의 100대 인물이라면, 적어도 오늘의 자유대한민국을 세운 우남 이승만 박사는 기록되어 있어야 했었다. 하지만, 이 책에는 그를 언급한 그림이나 문장은 한 줄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이룬 박정희 대통령을 향한 언급도 없었다. 오늘의 자유 대한민국뿐 아니라, 반만년 역사 가운데 민주주의를 선물한 건국 대통령 이승만과 조국의 근대화를 일으킨 경제 대통령 박정희를 말하지 않는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 할 수 있다. 일본 소설을 번안한 소설의 주인공이 한국을 세운 100명의 인물로 소개하고 있는 것은, 어린 새싹들에게 의도적이고 비뚤어진 역사관을 갖도록 하는 것은 이 책뿐만이 아니다. 초·중·고 교과서는 말할 것도 없고, 모든 역사 참고서가 이 방향으로 흘러왔다. 그러니 가르치는 선생님들도 그랬다.

지난 반세기 동안 이 나라 종북세력들은, 이탈리아 공산주의자 안토니오 그람시의 사상과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람시의 이론은 이렇다. 오늘날은 공산주의, 사회주의 사상을 주입하려면 폭력과 혁명으로는 안되고, 문화를 파고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1990년부터 이른바 문화를 통해 사상침투를 하는 문화 마르크스주의(Cultural Marxism)가 벌써 우리 교육계에 침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상은 방송, 영화, 소설, 연극, 문화, 예술, 역사 등에 침투했었다. 어느 TV 프로그램에서는 무대 배경으로 인공기를 연상케 하는 것을 올린 적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즉각 전화로 항의했으나, 직원은 ‘우리는 모르는 일입니다’라고 발뺌했다. 세계적으로 아카데미상을 받은 한국 영화도 그 내용과 대사에 은근슬쩍 마르크스주의를 정당화하는 대화가 여과 없이 방영되었다. 한국의 소설 중에도 대한민국을 철저히 비하하는 내용들로 도배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목회자들은 ‘이 나라가 어찌 되든 내 알 바 아니다!’라고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다.

특히 이런 공산주의 사상이 오늘 한국 사회를 지도한다는 50~60세대들에게 깊이 물들어 있다고 한다. 옛날에는 공산당들이 총칼로 위협함으로 자기들의 뜻을 이루어갔다. 하지만 지금은 예술과 문화, 역사를 통해서, 영화, 드라마, 소설과 시를 통해서 젊은이들에게 잘못된 사상으로 물들이고 있다.

오늘의 한국을 세운 100여 명의 인물 중에서, 이승만의 자유민주주의를 완전히 짓밟고, 오늘의 부강한 경제 대국을 위해 희생한 박정희 대통령을 헌신짝처럼 버렸다. 한편, 일본의 번안 소설인 「장한몽」에 나오는 가상 인물인 ‘이수일’과 ‘심순애’가 한국의 100대 인물이란다. 이수일과 심순애가 한국의 100대 인물이라고! 이런 교과서, 이런 책들이 시중의 서점을 점령하고 있다. 그런데 목회자들은 왜 모른척하고 있는지?

“어리석은 자는 그의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는도다”(시 14:1)

#정성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