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생명보듬주일 선포식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빛을 들고 세상으로’를 주제로 열렸다. 이번 행사는 라이프호프 기독교자살예방센터(대표 조성돈)가 주관했으며,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생명존중동행교회, 월드휴먼브리지, 굿미션네트워크 등이 협력했다.
생명보듬주일은 세계자살예방의 날인 9월 10일을 전후해 한국교회가 상처받고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고 생명의 가치를 되새기며 생명존중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예배와 기도로 동참하는 주일이다. 올해로 14회를 맞은 생명보듬주일은 생명의 복음을 전하는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의 자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자살예방과 생명문화 확산에 함께 참여하는 한국교회 연합 생명운동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는 자살 문제가 지속적으로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최근 통계인 2024년에는 1만 4,872명이 자살로 생명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한국은 20년 이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자살 문제는 개인의 어려움에만 국한되지 않고 사회와 세대 간 갈등,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 청장년층의 경제적 어려움 등 다양한 사회적 요인과 연결돼 있다는 것이 행사 측의 설명이다.
이 같은 현실에서 자살예방을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정책과 지원뿐 아니라 사회 각 분야의 협력이 필요하며, 건강한 종교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됐다. 한국교회 역시 지역사회와 성도들의 삶을 돌보는 역할과 함께 생명을 살리는 복음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생명보듬주일을 이어가고 있다.
◆ 생명 살리는 한국교회 연합운동… 예배와 교육 통해 생명문화 확산
생명보듬주일의 주요 목적은 한국교회가 생명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생명을 살리는 역할을 감당하는 데 있다. 또한 생명과 사랑의 복음을 통해 교회의 회복과 영혼을 살리고, 생명보듬주일을 지키면서 생명을 살리는 영적 사명을 실천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지속적인 자살예방 사역도 주요 목표로 제시됐다. 어려움 가운데 있는 이웃을 외면하지 않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우는 교회’로서 상실과 고통을 경험하는 이들을 돕고 회복을 지원하는 것이 생명보듬주일이 지향하는 방향이다.
오는 9월 13일 주일에는 전국 교회가 생명보듬주일 예배에 참여한다. 예배에서는 생명보듬주일 설교와 공동기도문을 비롯해 청소년을 위한 설교와 성경공부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교회가 생명헌금 후원약정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자살예방 사역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한국교회의 생명헌금은 청소년 생명교육과 자살 유가족 지원사업 등 자살예방 사역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생명보듬주일을 통해 각 교회가 예배와 교육, 후원 등에 참여함으로써 교회 안팎에서 생명존중의 가치를 실천하도록 하는 것이 이번 운동의 취지다.
생명존중동행교회 사역도 확대된다. 생명존중동행교회는 보건복지부의 지역사회 생명존중안심마을 사업과 연계해 지역교회가 지역사회의 자살예방과 생명존중 활동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지역교회와 단체가 참여할 수 있으며, 지역 자살예방 활동 참여와 관련 네트워크 구축 등을 지원한다.
◆ 마포대교 안전순찰부터 생명콘서트·걷기 캠페인까지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
생명보듬주일과 연계한 생명문화운동도 전국적으로 진행된다. 생명지킴이 실천사업의 하나로 오는 9월 2일 오후 8시에는 마포대교에서 안전순찰 활동과 브리핑이 진행된다.
이번 활동은 한강 교량 가운데 투신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마포대교 현장을 직접 찾아 투신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고 시설물 상태를 점검하는 데 목적이 있다. 또한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관계 기관과 협력할 수 있는 대응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안전순찰 활동과 브리핑도 함께 진행된다. 현장에서는 인명 구조와 시설물 상태 점검, 위기 상황 발생 시 관계 기관과의 협력체계 강화 등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생명문화운동인 ‘LifeWalking’ 걷기 캠페인은 9월부터 10월 사이 전국 지역과 교회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걷기라는 일상적인 활동을 통해 생명의 가치를 회복하고 자살예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한편, 생명존중문화를 지역사회에 확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행사 현장에서는 생명존중과 자살예방을 알리는 부스도 운영될 예정이다.
생명콘서트도 마련된다. 오는 9월 10일 오후 7시 일지아트홀에서 열리는 생명콘서트는 ‘생명을 향한 한걸음’을 주제로 진행된다. CCM 가수 소향을 비롯한 여러 출연자가 참여해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고 생명존중문화 확산에 동참할 예정이다.
교회 현장을 대상으로 한 자살예방 및 생명교육도 계속된다. 생명보듬주일 예배를 비롯해 수요예배와 금요예배, 목회지도자 교육, 청소년 교육 등을 통해 ‘생명을 살리는 교회’를 주제로 말씀과 전문교육이 진행된다. 신청 교회에는 관련 전문 강사를 파견해 자살예방과 생명존중에 대한 교육을 지원한다.
자살 유가족을 위한 회복사역도 이어진다. 크리스천 자살유족을 위한 ‘로뎀나무’ 회복사역에서는 상실의 슬픔을 경험한 이들이 함께 예배하고 서로를 지지할 수 있도록 자조모임을 운영한다. 로뎀나무 토요예배는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오후 2시 도림감리교회에서 진행되며 장진원 목사가 담당한다. ‘마음이음예배’는 매월 마지막 수요일 오후 7시 같은 교회에서 열리며 노용찬 목사가 담당한다.
오는 9월 30일 오후 7시에는 도림감리교회에서 ‘2026 우는 자들과 함께 올라! 유가족연합추도예배’가 진행될 예정이다. 오는 11월 6일 오후에는 인천 지역에서도 관련 사역이 진행되며 구체적인 장소는 추후 정해질 예정이다.
◆ “한국교회 함께해 규모와 참여 교회 점점 늘어나”
이날 인사말을 전한 조성돈 라이프호프 기독교자살예방센터 대표는 생명보듬주일이 14회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한국교회의 지속적인 참여와 협력 덕분이라고 밝혔다.
조성돈 대표는 “14회까지 오는데 많은 어렵고 힘든 일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한국교회가 이렇게 함께해 주셔서 점점 더 규모도 늘어나고 참여하는 교회도 많고 기관들도 있어서 너무나도 감사드리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특별히 올해는 한교총에서도 함께해 주셔서 협약식을 하고 같이 적극적으로 자살예방에 힘을 보태주시겠다고 해 주셔서 너무나도 감사드린다”며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도 올해부터 같이 저희들과 동행해서 이 일을 담당하게 돼 어느 정도 의미 있는 일들이 생겨나고 있어서 너무나도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서 여의도순복음교회 복지국장 오혁진 목사가 생명을 살리는 사역을 소개하며, 교회가 지역사회에서 생명존중과 자살예방을 위해 감당할 수 있는 역할을 설명했다.
◆ ‘기독교 생명지키기 7대 선언’과 공동기도문 낭독
행사는 ‘빛을 들고 세상으로’ 기념식 순서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기념식에서는 한국교회가 생명을 존중하고 자살예방에 앞장설 것을 다짐하는 ‘기독교 생명지키기 7대 선언’과 ‘생명보듬주일 공동기도문’을 함께 낭독했다. 아래는 내용 전문.
<기독교 생명지키기 7대 선언>
1. 그리스도인은 생명을 소중히 여김에 최우선의 가치로 삼는다.
2. 죽음의 문화를 생명의 문화로 바꾸는 것을 사명으로 여긴다.
3. 자살에 대해서 미화하거나 정당화하지 않는다.
4. 자살을 문제 해결 수단으로 여기지 않는다.
5. 최선을 다하여 자신과 타인의 생명을 지키도록 노력한다.
6. 그리스도인은 생명지킴이로 훈련받고 세상의 생명지킴이가 된다.
7. 예수의 마음으로 위기에 있는 자들에게 손 내밀어 돕는다.
<생명보듬주일 공동기도문>
우리를 사랑하시고 세상의 빛으로 오신 주님!
어두워져가는 세상 속에서 생명의 빛을 비추게 하옵소서!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온전히 지키지 못한 죄를 회개합니다.
주님의 몸된 교회가 하나가 되어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살리기를 원합니다.
생명의 가치가 무너지고 사랑과 화해가 아닌 갈등과 분열로 인해 갈라진 이 세상의 신음과 고통을 들으시고 치유하옵소서!
오늘은 생명보듬주일로 이 땅에 무너진 생명을 살리는 예배로 올려드립니다.
스스로 생을 포기하고 절망가운데 있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잃고 신음하고 있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마음의 병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성도들이 있습니다.
빛으로 오신 주님께서 위로하옵소서!
주님의 빛을 가진 우리에게 빛을 능력을 더하셔서 어둠을 이기게 하옵시고 절망과 고통가운데 있는 세상을 비치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우리의 착한 행실이 하나님의 영광이 되게 하옵소서!
이제 우리가 생명의 빛을 들고 나아갑니다.
우리 교회가 생명의 복음을 들고 세상을 비춥니다.
성령의 빛으로 우리의 가정과 이웃을 돌아보기를 원합니다.
우리의 구원자되시며, 생명의 빛이시며, 영원한 소망이 되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한교총·라이프호프, 생명존중동행교회 협약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사단법인 한국교회총연합회와 라이프호프 기독교자살예방센터가 한국교회의 자살예방을 위한 생명존중동행교회 협약식도 진행했다.
협약식에서 한교총 홍사진 공동대표는 한국사회가 자살 문제와 관련해 어려운 현실에 놓여 있다고 언급하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한국교회의 관심과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홍사진 공동대표는 “우리나라가 자살 공화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지 않습니까?”라며 “라이프호프를 통해서 자살률이 감소하고 이 나라가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라이프호프 조성돈 대표님과 관계자 여러분들의 수고와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이번 협약식을 통해 한국교회가 더 관심을 갖고 이 일에 협력해서 라이프호프와 한교총이 연합함으로 인해 이 사회에 더 빛을 비추고 더 살기 좋은 복된 나라가 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오늘 이 자리에 참석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