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케어 ‘해외 개안수술 캠프’ 400회…40개국에 다시 보는 기쁨 전해

모잠비크·에스와티니서 813명 지원…25년간 안과 진료 20만여 건·무료 수술 3만3천여 건
400회 비전아이캠프 기념 행사 모습. ©비전케어

국제실명구호 NGO 비전케어가 해외 개안수술 프로젝트인 ‘비전아이캠프’ 400회를 맞았다. 25년 전 파키스탄의 작은 병원에서 시작한 개안수술 활동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40개국 140개 이상의 도시로 이어졌다.

비전케어는 지난 7월 18일부터 8월 2일까지 모잠비크와 에스와티니에서 제399·400차 비전아이캠프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제399차 모잠비크 캠프에서는 외래진료 399명과 백내장 수술 135명 등 모두 534명을 지원했다. 제400차 에스와티니 캠프에서는 199명을 진료하고 80명에게 백내장 수술을 시행해 총 279명에게 시력 회복의 기회를 제공했다.

에스와티니에서는 현지 보건당국과 음바바네 정부병원 의료진이 환자 진료와 수술에 함께 참여했다. 비전케어는 이번 협력을 바탕으로 현지 안과 의료 역량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안보건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기반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약자와 청년층에 수술 기회 우선 제공

비전아이캠프는 한 차례 캠프에서 약 일주일 동안 외래진료와 수술을 진행한다. 그러나 의료진과 수술 여건이 제한돼 한 캠프에서 수술할 수 있는 환자는 최대 150명 안팎이다.

비전케어는 제400차 에스와티니 캠프에서 한정된 의료 기회를 보다 절실한 환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수술 대상자를 선정할 때 사회적 취약성을 우선 고려했다.

오랜 기간 수술을 기다린 환자와 양쪽 눈 모두 시력이 저하된 환자, 다른 신체적 어려움을 함께 겪는 환자, 학업과 자립을 이어가야 하는 10∼20대 청소년·청년 등이 우선 대상에 포함됐다.

비전케어는 시력 저하가 단순한 생활 불편을 넘어 교육과 생계, 가족의 일상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당사자가 가족에게 의존하게 되면서 가족 구성원의 경제·사회활동까지 제약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력을 되찾는 일은 환자가 일상으로 복귀하고 가족과 사회 안에서 다시 자립할 기회를 얻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두 눈 시력 되찾은 22세 달리아

에스와티니 음바바네 병원을 찾은 22세 달리아 파피아는 선천성 백내장으로 시력이 계속 나빠져 2년 전부터 거의 앞을 볼 수 없었다. 당뇨병까지 앓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시력을 완전히 잃을 가능성도 있었다.

달리아는 이번 캠프에서 먼저 한쪽 눈의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 수술 다음 날 시력이 회복된 그는 나머지 눈도 수술받을 수 있는지를 의료진에게 물었다.

비전케어는 제한된 의료자원을 보다 많은 환자와 나누기 위해 일반적으로 한 사람에게 한쪽 눈 수술을 지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다만 학업과 자립을 이어가야 하는 청소년과 청년은 여건이 허락하면 양쪽 눈 수술도 진행하고 있다.

의료진은 첫 수술 결과가 양호한 점을 확인한 뒤 달리아의 다른 쪽 눈도 수술하기로 결정했다. 두 눈의 시력을 되찾은 달리아는 마지막 외래진료 날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 병원을 찾았다.

달리아의 아버지는 딸을 끌어안으며 “이제 모든 것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전케어는 달리아가 다시 혼자 걷고 공부하며 자신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2년에 걸쳐 시력 회복한 환경미화원 두두

에스와티니 정부기관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57세 두두 즈와네도 이번 캠프에서 남은 한쪽 눈의 시력을 되찾았다.

두두는 5년 전부터 양쪽 눈에 백내장이 생기면서 시력이 급격히 나빠졌다. 해발 1천500m 고지대에 있는 집에서 직장까지 이동하려면 산길을 걸어 미니밴을 타야 했지만, 시력이 떨어지면서 이동 시간이 길어지고 넘어지는 일도 잦아졌다.

한 달 약 30만 원의 월급으로 가족 생계를 책임지는 두두에게 시력 상실은 곧 일자리와 소득을 잃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었다. 현지 정부병원은 대기자가 많았고, 개인병원 수술비는 약 200만 원에 달해 감당하기 어려웠다.

두두는 지난해 비전케어 캠프에서 한쪽 눈을 수술받았고, 올해 에스와티니를 다시 찾은 의료진을 통해 나머지 눈의 수술도 받을 수 있었다.

그는 두 눈으로 다시 텃밭을 가꾸고 꽃을 심어 정원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19년 전 첫 아프리카 캠프 장소서 400회 맞아

에스와티니는 비전케어가 아프리카에서 처음 비전아이캠프를 진행한 지역이다.

비전케어는 설립 초기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활동하다 2007년 기업 후원을 계기로 아프리카 의료봉사를 준비했다. 당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캠프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해외 의료진의 현지 의료활동이 제한되면서 사업지를 당시 스와질랜드였던 에스와티니로 변경했다.

비전케어는 19년 만에 다시 이곳에서 400번째 캠프를 열었다. 이를 기념해 수술 환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가족사진 촬영 행사도 진행했다. 시력을 회복한 환자가 가족의 얼굴을 다시 바라보는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서다.

지난 7월 30일 음바바네 병원에서는 환자와 의료진, 병원 직원들이 현지어로 ‘감사합니다’라는 뜻의 ‘시아봉아’를 함께 부르기도 했다.

김동해 비전케어 이사장은 “25년 동안 백내장 수술을 해왔지만 환자들에게 노래를 선물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며 “이런 마음을 받을 때마다 다시 짐을 싸게 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25년간 무료 개안수술 3만3천여 건

비전케어는 지난 25년 동안 40개국 140개 이상의 도시에서 비전아이캠프를 진행했다.

누적 안과 진료는 20만3천953건, 무료 개안수술은 3만3천107건으로 집계됐다. 캠프에는 총 6천498명이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안과 의료진은 1천318명이다.

비전케어는 단기 의료지원에 그치지 않고 현지 의료진 교육과 병원 역량 강화를 통해 개발도상국이 자체적으로 안보건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김동해 이사장은 “400회의 캠프는 비전케어만의 기록이 아니라 지난 25년간 함께한 후원자와 의료진, 자원봉사자, 현지 파트너들이 만든 희망의 역사”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현지 의료진을 양성하고 지역사회가 스스로 눈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안보건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에스와티니 보건당국 관계자도 비전아이캠프를 통해 백내장 환자들이 시력을 회복하고 가족에게 새로운 희망을 전할 수 있었다며, 향후 안과 의료서비스 향상과 의료인력 양성을 위한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제399·400차 비전아이캠프는 하나나눔재단과 은평수색교회, 김홍찬 전 모잠비크 한인회장 등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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