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기독교인, 정부 탄압 피해 '지하 교회' 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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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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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이후 개신교 예배당 46곳 강제 폐쇄… 징역형 등 형사 처벌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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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알제리 정부의 대대적인 종교 탄압으로 현지 기독교인들이 이른바 '내부 망명' 상태에 놓이며 지하 교회로 내몰리고 있다고 8월 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 2017년부터 현지 복음주의 교회들에 대한 무더기 강제 폐쇄 조치가 단행되면서, 알제리 기독교인들은 정부의 억압을 피해 사적인 공간에서 비밀리에 예배를 이어가고 있다.

전체 인구의 99퍼센트가 무슬림인 알제리에서 현지 기독교인들은 정규 예배 처소를 잃고 극심한 고립감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이들은 보안 당국의 감시망을 피해 일반 가정집이나 차고지, 올리브 나무 아래 등에서 소규모 모임을 열고 있다. 정상적인 목회적 지도가 차단되면서 일부 교인들은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 의존하고 있으나, 이로 인해 검증되지 않은 이단 사상이 유포되고 교계 내 갈등이 발생하는 등 부가적인 문제도 속출하고 있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알제리 기독교 공동체는 은밀하게 성찬식과 세례식을 진행하며 신앙을 지켜내고 있다. 보안상 이유로 익명을 요구한 현지 기독교 지도자들은 흩어진 교인들을 돕기 위해 각 지역의 가정집을 순회하며 영적 지도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세관 당국이 해외에서 반입되는 성경과 기독교 서적을 조직적으로 압수하고 있어 물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나, 성경적 가르침에 따른 자선 구호 활동을 지속하며 교회의 결속력을 다지고 있다.

알제리 정부 복음주의 교회 강제 폐쇄 및 기독교 박해 심화

CDI는 알제리 당국의 기독교 탄압은 현지 복음주의 교회의 구심점인 알제리 개신교회(EPA)의 법적 지위를 강제로 박탈하면서 본격화됐다고 밝혔다. 알제리 정부는 2012년 제정된 결사법 제12-06호를 근거로 알제리 개신교회의 합법적 단체 등록증 발급을 고의로 거부했다. 행정적 사각지대에 놓인 알제리 개신교회는 2017년부터 2019년 사이 산하 47개 교회 중 46곳이 보안군에 의해 강제 폐쇄되는 타격을 입었다. 현재는 외국인과 외교관들이 출석하는 수도 알제리의 본부 교회 단 한 곳만이 가까스로 운영되고 있다.

알제리 정부의 종교 탄압 기조는 2019년 12월 압델마지드 테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한층 노골화됐다. 테분 행정부는 이슬람을 국교로 내세우며 무슬림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이들의 공적 활동을 전면 통제하고 있다. 특히 전통적으로 개신교세가 강한 카빌리아 지역의 기독교 활동을 지난 2021년 테러 조직으로 지정된 '카빌리아 자결 운동(MAK)'과 강제로 연관 지으며 기독교 박해를 국가 안보 문제로 포장하고 있다.

이러한 탄압의 주요 법적 근거로는 2006년 제정된 포고령 06-03호가 악용되고 있다. 해당 법령은 무슬림의 신앙을 흔들 수 있는 일체의 행위에 대해 2년에서 5년의 징역형을 규정하고 있다. 알제리 당국은 공공질서라는 모호한 명분을 내세워 예배 처소를 제한하고, 성경을 소지하거나 사적인 종교 토론을 하는 행위마저 중범죄로 규정해 알제리 기독교인들을 옥죄고 있다. 혹독한 핍박 속에서도 알제리 개신교회의 살라 샬라 회장은 정부에 내무부 등록 갱신과 예배당 재개방을 거듭 촉구하며 평화로운 공존을 호소하고 있다.

기독교인 형사 처벌 속출 및 외면받는 알제리 종교 인권

억압적인 법령을 앞세운 기독교인 사법 처리도 잇따르고 있다. 2018년 이후 최소 58명에서 64명의 현지 기독교인이 형사 처벌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유세프 우라흐마네 알제리 개신교회 부회장은 단순히 영적 수련회를 주최했다는 이유로 지난 5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또한 유엔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던 기독교 개종자 슬리만 부하프스는 튀니지에서 강제 송환돼 고문과 함께 3년간 수감 생활을 했으며, 하미드 수다드는 소셜미디어 게시물 문제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대통령 사면으로 간신히 풀려났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4월 진행된 교황 레오 14세의 알제리 방문은 현지 기독교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 채 외교적 치적으로만 소비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알제리 정부는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화려한 환영 행사를 열며 국제 사회의 이목을 끌었지만, 교황의 방문 일정 동안 알제리 기독교인들이 겪고 있는 예배 처소 압수 및 종교 탄압 문제는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공식 석상에 알제리 개신교회 대표가 참석했음에도 실질적인 억압 해소 방안은 빠진 채 무슬림 당국과의 관계 개선에만 치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 단체인 오픈도어즈에 따르면 알제리의 전체 인구 4800만 명 중 기독교인은 약 15만 명으로 0.3퍼센트에 불과하다. 이 중 상당수가 정부의 탄압을 피해 지하 교회로 숨어들며 신앙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오픈도어즈는 2026년 세계 기독교 박해 국가 순위(World Watch List)에서 알제리를 전 세계에서 기독교인으로 살기 가장 어려운 국가 20위로 지목하며, 알제리 정부의 강압적인 종교 탄압 실태에 대한 국제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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