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본투표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자 수 입력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즉시 수정하기보다 다음 보고 때 수치를 가감할 수 있다는 취지의 안내 메일을 전국 시도 선거관리위원회에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중앙선관위가 선거 당일 전국 17개 시도 선관위에 발송한 투표자 수 입력 및 수정 관련 메일을 확보해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해당 메일에는 기존 투표자 수 보고 자료에 큰 오류가 없다면 다음 시간대 투표자 수를 보고할 때 수치를 가감해 반영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별도의 수정이 불가피할 경우에는 중앙선관위 담당자에게 보고한 뒤 승인을 받아 처리하도록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본은 이 같은 당일 지침이 선거 전 배포된 종합관리지침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실제 현장에서 투표자 수 입력과 수정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선거 전 지침에는 수정 사유 구체적 기재 명시
중앙선관위는 앞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종합관리지침’을 통해 선거관리시스템에 입력된 내용이 국민에게 공개되는 만큼 담당 직원이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입력 내용을 수정할 때에는 사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하고, 시도 선관위가 수정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한 뒤 허용 여부를 판단하도록 했다.
그러나 본투표 당일 오전 8시 40분께 발송된 메일에는 큰 오류가 없는 경우 다음 보고 때 가감해 반영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본은 사전 지침과 당일 전달사항 사이에 차이가 발생한 경위와 관련 의사결정 과정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다만 해당 지침이 위법한 조작 지시였는지 여부는 향후 수사를 통해 가려질 사안이다.
강남구 선거담당관 피의자 소환
합수본은 이날 강남구선관위 선거담당관을 직무유기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도 참고인으로 소환해 투표자 수 입력과 수정 지침이 마련된 배경을 확인할 예정이다.
전날에는 강남구선관위 소속 선거1계장이 같은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합수본에 출석했다.
중앙선관위가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에 따르면 서울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투표소는 모두 42곳이다. 이 가운데 강남구에서는 5개 투표소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합수본은 투표용지 인쇄와 배부, 부족분 처리 과정에서 담당자들이 필요한 조치를 제대로 했는지와 선거 현장 대응에 관리상 문제가 있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노태악 전 위원장 해외출장 의혹도 조사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의 외유성 해외출장 의혹과 관련한 중앙선관위 관계자도 참고인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노 전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13일부터 23일까지 배우자를 동반해 덴마크 등으로 출장을 다녀왔으나 관련 내용이 출장 보고서에 제대로 기재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출장비와 관련해서는 9천53만 원 상당의 횡령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노 전 위원장은 논란이 불거진 이후 국외 출장 비용으로 사용된 4천743만8천900원을 중앙선관위에 반납했다.
합수본은 투표자 수 입력 및 수정 과정과 투표용지 부족 사태, 해외출장 의혹 등을 각각 조사하며 관련자들의 책임 여부와 의사결정 경위를 확인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