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킹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미국인의 북한 여행 금지 조치를 일부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킹 전 특사는 3일 현지 시간 미국 한국경제연구소(KEI) 홈페이지에 공개한 기고문에서 미국 정부가 모든 미국 시민을 대상으로 적용하고 있는 북한 여행 금지 조치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관광 목적의 북한 방문 금지는 계속 유지하되, 북한 주민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활동가들에게는 예외를 허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킹 전 특사는 북한 방문에 따른 위험이 여전히 존재한다면서도 인도적 지원 단체 관계자들은 일반 관광객보다 북한 당국과 접촉한 경험이 많고 현지 상황에 대응할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7년 도입된 북한 여행 금지 조치
미 국무부는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북한에 억류됐다가 송환된 뒤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2017년 미국인의 북한 여행을 금지했다.
해당 조치는 이후 매년 갱신됐으며, 현재 2027년 8월까지 적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킹 전 특사는 지난 10년간 여행 금지 조치가 반복적으로 연장됐지만 북한의 대미 태도나 북한 주민의 생활 여건이 개선됐다는 뚜렷한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관광을 제한하는 정책과 주민을 위한 인도적 지원 활동을 동일하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구호 활동가의 방북까지 광범위하게 제한하면 북한 주민에게 필요한 지원을 전달하는 데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별 승인 여권 발급 절차 개선 제안
현재 미국 시민은 국무부가 발급하는 특별 승인 여권을 받으면 합법적으로 북한을 방문할 수 있다.
그러나 킹 전 특사는 특별 승인 여권을 받기가 쉽지 않고 심사와 발급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승인 없이 북한을 방문할 경우 여권이 취소될 수 있으며, 여행 금지 조치를 위반한 사람은 여권 부정사용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
그는 인도적 지원 활동가들이 북한을 방문할 수 있도록 특별 승인 여권 발급 문턱을 낮추고, 관련 절차도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무부가 인도적 지원 활동가에게 필요한 서류를 무상으로 발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현행 절차에 따른 법적·행정적 비용이 북한 주민 지원에 나서는 미국 자선단체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관광 제한과 인도적 활동 구분해야”
킹 전 특사는 북한 여행의 위험성을 고려해 일반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방문 제한은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인도적 지원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활동가에 대해서는 별도의 기준을 적용해 북한 주민을 위한 보건·식량·복지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여행 금지 조치를 전면 해제하기보다 인도적 지원 활동에 한정해 예외를 확대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킹 전 특사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를 지냈으며, 현재 미국 한국경제연구소 비상근 석좌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자리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공석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