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나이지리아 카두나주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으로 추정되는 무장 단체의 기습 공격으로 기독교인 30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8월 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현지 종교계는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합동 장례식을 개최하고 정부 당국의 강력한 치안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현지 교회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일 나이지리아 카두나주에서 무장 괴한의 공격으로 희생된 기독교인 27명에 대한 가톨릭 장례 미사가 거행됐다. 앞서 지난주 초 동일한 공격으로 사망한 복음주의 기독교인 3명의 장례가 먼저 치러지면서 이번 테러로 인한 전체 사망자는 총 30명으로 집계됐다. 해당 공격은 지난달 26일 자정 무렵 카우루 카운티의 나리돈 마을에서 발생했다. 마을에 난입한 풀라니족 추정 무장 단체는 약 2시간에 걸쳐 총격을 가하고 다수의 가옥을 불태웠다.
국제 기독교 선교 단체 오픈도어즈 조사 결과 사망자 중에는 여성 10명과 3세 유아를 포함한 어린이 11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외에도 다수의 주민이 중경상을 입었으며 생활 터전을 잃은 수많은 가족이 대피로에 올랐다. 이날 카판찬 가톨릭 교구 주관으로 열린 장례식에는 타 교단 소속 목회자와 성도들을 비롯해 수천 명의 주민이 참석해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치안 부재 질타 및 법치주의 확립 촉구
장례 미사를 집전한 줄리어스 야쿠부 쿤디 카판찬 교구 주교는 이번 공격이 단순한 영토 분쟁이나 보복성 충돌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쿤디 주교는 이번 사태를 법치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환경에서 발생한 명백한 범죄 행위로 규정하며 정부 당국의 사전 예방 조치 미흡을 강도 높게 지적했다. 카판찬 교구 대변인 아바이 피터 신부 역시 정부와 보안 기관이 취약 지역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쿤디 주교는 유가족과 지역 주민들을 향해 신앙적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국가적 안보 위기 상황 속에서도 폭력과 증오에 동요하지 말고 종교적 신념을 굳건히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현장에서는 지역 주민 바나바스 무사가 제프리 먼데이 등 28명의 사망자 명단을 발표하며 희생자들의 신원을 공식 확인했다. 컴포트 먼데이를 포함한 다수의 부상자는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오픈도어 선교회 통계 나이지리아 기독교 박해 심화 실태
나이지리아는 현재 전 세계에서 기독교인을 겨냥한 테러가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국가로 꼽힌다. 오픈도어즈가 발표한 2026년 세계 기독교 박해 국가 순위에 따르면 2024년 10월부터 2025년 9월까지 전 세계에서 신앙을 이유로 사망한 기독교인 4849명 중 72퍼센트에 해당하는 3490명이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했다. 이는 전년도 사망자인 3100명 대비 크게 증가한 수치로 나이지리아는 전체 박해 국가 순위 중 7위를 기록했다.
영국 의회 초당적 모임의 보고서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기독교인 학살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일부 풀라니족 무장 세력의 급진적 이슬람 극단주의 이데올로기가 지목된다. 이들은 사막화 현상으로 유목 생활 유지가 어려워지자 중부 지역의 기독교인 토지를 무력으로 점거하고 이슬람 율법을 강요하고 있다. 이들은 보코하람이나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지부(ISWAP)와 유사한 전략을 취하며 기독교 공동체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특히 연방 정부의 통제력이 미치지 못하는 북부 및 북서부 지역에서는 무장 단체의 기습과 납치 폭력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첨단 무기와 급진적 이슬람주의로 무장한 알카에다 연계 신흥 테러 단체인 '라쿠라와'까지 새롭게 등장하면서 나이지리아 지역 내 기독교인들의 안보 불안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