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국 교수(백석대 실천신학)가 부모의 눈빛과 말, 손길을 통해 아이가 세상과 자신을 이해하고, 나아가 하나님의 사랑과 성품을 경험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최근 ‘복음과 도시’ 홈페이지에 ‘아이가 처음 만나는 임마누엘의 표지’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고, 가정에서 부모가 감당하는 양육과 신앙교육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최 교수는 “한 생명이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세계는 해독할 수 없는 기호와 자극으로 가득한 미지의 숲과 같다. 그 숲에서 아이가 처음 이정표로 삼는 것은 부모의 얼굴과 말”이라며 “아이는 부모의 눈동자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알아가고, 부모의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말을 들으며 세상을 이해한다”고 했다.
이어 “부모가 따뜻한 눈빛으로 아이를 바라볼 때, 아이는 자신이 귀하고 사랑받는 존재임을 배운다”며 “부모가 아이의 울음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필요에 응답할 때, 아이는 세상이 자신을 외면하지만은 않는다는 사실을 경험한다. 부모의 눈빛과 말과 손길은 단순한 의사소통을 넘어 아이가 자신과 타인, 세상을 이해하는 내면의 기초가 된다”고 했다.
또한 “부모가 건네는 언어는 아이의 영혼에 새겨지는 인격적 선언이 된다”며 “부모가 보여 주는 조건 없는 사랑과 약속을 지키는 신실함, 잘못을 바로잡는 훈육은 훗날 아이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신뢰하도록 돕는 징검다리가 된다”고 했다.
더불어 “부모가 아이를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은 ‘네가 내 눈에 보배롭고 존귀하며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하나님의 사랑을 삶으로 전하는 일”이라며 “반대로 차갑게 식어버린 눈빛이나 외면은 아이의 영혼에 깊은 상처를 남길 수 있다. 부모는 자신의 말과 표정, 삶의 태도를 통해 아이에게 하나님의 성품을 해석해 주는 최초의 해석자이자 메신저”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흔히 사역이라고 하면 교회의 강단이나 열정적인 선교지, 고도의 학문적 연구가 이루어지는 대학의 상아탑을 떠올린다”며 “그러나 하나님이 인류 역사에서 가장 먼저 세우신 공동체이며, 그분의 성품이 가장 밀도 있게 전해지는 곳은 가정이다. 부모는 그 가정을 지키며 사랑과 믿음을 전하는 사역자”라고 했다.
이어 “구약성경에서도 신앙 전수와 교육의 중요한 주체는 부모였다”며 “밥을 먹는 식탁과 잠들기 전 머리맡, 함께 길을 걷는 일상의 모든 순간이 신앙을 배우는 자리가 된다. 부모가 가정에서 보여 주는 사랑과 훈육, 약속을 지키는 신실함은 아이가 훗날 하나님을 만났을 때 그분을 신뢰하고 그 품에 안길 수 있도록 길을 놓아 준다. 가정이라는 일상의 성전에서 부모가 흘리는 땀과 눈물은 화려하지 않지만, 하나님께 드려지는 거룩하고 향기로운 예물이 된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불완전한 인간이다. 삶의 무게에 짓눌리고 감정의 굴곡을 겪으며, 옹졸함과 이기심에 넘어지는 연약한 존재다. 그런 우리가 아이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성품을 보여 주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은 때로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며 “부모가 잘못 표출한 분노는 아이에게 마치 하나님의 진노인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고, 일관성 없는 태도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믿는 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더불어 “이 소명의 엄중함은 부모를 절망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며 “오히려 부모를 기도의 자리로 부르는 하나님의 초대”라고 했다.
최 교수는 “아이의 눈에 부모가 신과 같은 존재로 보인다면, 부모는 더욱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며 “사랑이 고갈되고 인내가 한계에 이를 때, 참된 아버지께 나아가 그분의 사랑과 지혜를 구해야 한다. 부모에게 필요한 가장 아름다운 태도는 자신의 완벽함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연약함을 인정하고 하나님 앞에 겸손히 엎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부모가 기도하는 뒷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는 많은 것을 배운다. 무엇보다 아이는 자신이 의지해야 할 분이 부모보다 크신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배운다”며 “부모는 자신이 하나님인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도 하나님을 필요로 하는 존재임을 삶으로 보여 주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도 육아의 고단함 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부모들이 많다”며 “직장에서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와 아이의 칭얼거림을 받아 주느라 녹초가 된 부모, 아이의 아픔과 방황을 바라보며 가슴 졸이고 밤을 지새우는 부모의 일상은 화려하지 않다. 때로는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나 “부모가 날마다 베푸는 작은 돌봄은 결코 작지 않다”며 “아이의 땀을 닦아 주는 손길, 울음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세심함, 서툰 걸음마를 응원하는 따뜻한 눈빛은 하나님이 이 땅에 자신의 사랑을 드러내시는 가장 구체적인 통로”라고 했다.
그는 “부모는 단순히 아이를 기르는 양육자가 아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아이의 마음에 전하고, 그분의 성품을 삶으로 그려 내는 동역자이자 사역자”라며 “비록 완벽하지 않더라도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부모의 품은 세상에서 가장 작지만 따뜻한 하나님의 처소가 된다. 아이는 그 품에서 자신과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처음 배우고, 거친 세상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고 했다.
아울러 “그렇게 부모의 품은 아이가 이 세상에서 처음 만나는 임마누엘의 표지가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