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스페인령 세우타에 하루 만에 5만 명이 넘는 이주민이 쇄도하며 최소 72명이 사망하는 사상 최악의 국경 마비 사태가 발생했다고 8월 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도시 인프라가 완전히 붕괴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참혹한 현장을 지켜본 현지 복음주의 기독교 목사가 전 세계를 향해 난민과 지역 주민, 그리고 사태 수습에 사투를 벌이는 당국자들을 위한 긴급 기도를 호소하고 나섰다.
이번 국경 붕괴 사태는 지난 30일 모로코를 출발한 아프리카 이주민 5만여 명이 육로와 바다를 통해 일거에 세우타로 밀려들면서 촉발됐다. 단일 규모로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엄청난 인파가 국경을 넘으면서 스페인 측 국경 수비대와 경찰, 현지 의료 시스템은 순식간에 통제 능력을 상실했다.
주말을 기점으로 대다수의 난민이 자진해서 모로코로 발길을 돌렸지만 인명 피해는 컸다.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스페인 측 국경에서 최소 72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북아프리카 해안을 따라 5구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됐다. 스페인 보건 당국은 1천 명 이상의 이주민이 응급 치료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반면 모로코 정부는 전체 사망자가 11명이며 대부분 익사 사고라고 반박하며 스페인 측 발표에 대한 독자적인 사실 확인 작업에 돌입했다.
소셜미디어 가짜뉴스가 촉발한 스페인 세우타 난민 쇄도 참사
CDI는 양국 정부 당국이 이번 대규모 난민 사태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소셜미디어를 지목했다고 밝혔다. 수천 명의 인파가 스페인 국경 장벽을 손쉽게 허물고 세우타로 넘어가는 자극적인 영상과 헛소문이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면서 빚어진 촌극이라는 것이다. 평소 이주 계획이 없던 북아프리카 일대의 청년들까지 가짜뉴스에 현혹되어 무작정 국경으로 몰려들었다.
모로코 페스 지역에서 제빵사로 일하던 브라힘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국경 돌파 영상을 본 직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이주 대열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그는 스페인 영토인 세우타에 도착하면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굳게 믿었지만, 막상 도착한 현장의 참혹함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3일 동안 물만 마시며 버티다 결국 발길을 돌려야 했다.
실제로 국경을 넘었던 이주민의 절대다수는 열악한 현지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48시간 이내에 모로코로 귀환했다. 세우타와 맞닿은 모로코 국경 도시 프니데크로 돌아온 귀환자들은 극심한 굶주림과 현지 상점들의 전면 영업 중단, 그리고 스페인 지역 주민들의 노골적인 적대감과 냉대를 견딜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한 귀환자는 세우타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거대한 감옥과 같았다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참혹한 국경 현실과 유럽 연합의 확산되는 안보 위기감
CDI는 혹독한 현실 앞에서도 귀환을 거부하고 버티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국경 근처에서 화물 트럭에서 내린 뒤 4시간 동안 바다를 헤엄쳐 세우타에 진입한 43세의 수단 출신 난민 모하메드 아흐메드는 현지 언론에 고국으로 돌아가느니 차라리 스페인 땅에서 시도하다 죽는 편이 낫다며 모로코행을 완강히 거부했다.
갑작스러운 난민 사태로 도시의 기능이 마비된 세우타 현지 주민들은 극도의 불안감과 동시에 이주민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내비치고 있다. 영업을 전면 중단한 채 사태를 주시하고 있는 세우타의 한 철물점 주인 티토는 도시 전체가 무력감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동시에 그는 국경을 넘은 젊은이들이 정치적 협상 카드로 이용되며 철저히 착취당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번 스페인 세우타 난민 사태는 유럽 전역으로 심각한 국경 안보 위기감을 확산시켰다. 이탈리아 정부는 즉각 스페인과의 여권 없는 자유 통행 조약인 솅겐 조약의 효력을 한 달간 전면 중단 조치했다. 또한 22개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외부 국경 보호를 위한 체계적이고 강력한 공동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스페인 정부는 세우타 현지에 정규 군부대를 긴급 투입하고, 주말 동안 해안을 따라 500미터 길이의 대형 해상 부유식 장벽을 설치하는 등 강경한 국경 봉쇄 작전에 돌입했다.
한계에 달한 세우타 현지 기독교 목사의 전 세계 기도 호소
유혈 사태와 혼돈의 한가운데서 세우타 현지 복음주의 교회인 카사 데 알라반자 교회를 담임하는 하비에르 산톨라리아 목사는 깊은 슬픔을 표하며 종교계의 적극적인 연대를 요청했다. 아내가 며칠째 국경 최전선에서 간호사로 사투를 벌이고 있는 그는 현지 기독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도시의 모든 시스템이 이미 한계점을 넘어섰다고 진단했다. 그는 턱없이 부족한 자원과 극도의 혼란 속에서도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의료진과 치안 부대의 헌신에 경의를 표했다.
산톨라리아 목사는 정치권의 임시방편적인 대응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수많은 세우타 주민들이 반복되는 난민 사태의 이면에 정치적인 숨은 의도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으며 땜질식 처방에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2021년에도 유사한 이주민 유입 사태가 있었음에도 제대로 된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아 이번에는 현지 주민들이 직접 거리로 나서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이는 등 도시 내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무력감에 빠진 교회 성도들을 독려하며 지금 세우타에 가장 절실한 것은 전 세계 기독교인들의 기도라고 호소했다. 산톨라리아 목사는 벼랑 끝에 선 난민들뿐만 아니라 두려움에 떠는 세우타 주민들, 그리고 현장에서 밤낮없이 희생하고 있는 모든 작업자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간청했다. 특히 분노한 주민들의 거리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져 도시가 거대한 화약고로 변하지 않도록 평화를 염원했다. 현지 교회는 현재 도시와 당국, 경찰과 민방위대, 의료진을 위한 24시간 특별 기도를 이어가며 혼돈에 빠진 스페인 세우타의 영적 희망을 지켜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