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의 복리(複利, Compou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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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욱 교수(아신대 설교학)
신성욱 교수

워렌 버핏은 이런 말을 남겼다. “잠자는 동안에도 돈이 들어오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당신은 죽을 때까지 일을 해야만 할 것이다.”

이 말은 ‘돈을 사랑하라’는 말이 아니라 ‘노동이 우리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사람의 몸은 언젠가 늙고, 시간은 누구에게나 하루 스물네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자신의 시간과 노동만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일을 멈추는 순간 모든 것이 멈춘다.

그러나 자신보다 오래 살아남을 가치와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은 쉬는 동안에도 그 열매를 거둔다. 흥미롭게도 이 원리는 이미 성경 속에 오래전부터 기록되어 있다.

예수님은 씨 뿌리는 비유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가 밤낮 자고 깨고 하는 중에 씨가 나서 자라되 어떻게 그리 되는지를 알지 못하느니라.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되…”(막 4:27-28)

이 말씀을 곰곰이 생각해 보자. 농부가 씨를 뿌린 후 집에 돌아가 잠을 잔다. 그는 씨앗을 붙잡고 “빨리 자라라”라고 외치지 않는다. 잠자는 동안에도 씨앗은 땅속에서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며 자라난다. 농부가 자는 동안에도 하나님은 일하고 계신다. 이것이 하나님의 방식이다. 오늘 심은 씨앗이 내일 나를 먹여 살린다.

하나님은 처음부터 세상을 그렇게 창조하셨다. 씨를 심으면 열매가 열리고, 열매 속에는 또 다른 씨앗이 들어 있다.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넷이 되며, 생명은 계속 확장된다.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법칙이다.

잠언은 말한다. “부지런한 자의 손은 사람을 다스리게 되어도 게으른 자는 부림을 받느니라”(잠 12:24). 여기서 말하는 부지런함은 단순히 오래 일하는 것이 아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이다. 오늘의 시간을 내일의 열매로 바꾸는 능력이다.

실제로 이런 사람이 있었다. 한 목사는 평생 설교를 준비했다. 매주 새 설교를 만들었고, 설교가 끝나면 원고를 서랍 속에 넣어 두었다. 그 설교는 그날로 끝났다.

반면 또 다른 목사는 설교를 단순히 설교로 끝내지 않았다. 설교를 책으로 출판했고, 강의로 제작했고, 후배 목회자들을 위한 교재로 발전시켰다. 시간이 흐르자 그는 강단에 서 있지 않아도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설교를 읽고 들었다.

그가 잠자는 동안에도 말씀이 사람들을 살리고 있었다. 무엇이 달랐을까? 첫 번째 사람은 노동을 남겼고, 두 번째 사람은 자산을 남겼다. 여기서 자산이란 돈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하나님 나라에서 가장 위대한 자산은 말씀, 지혜, 인격, 믿음, 사람이다.

사도 바울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는 천막을 만들며 생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그의 진짜 투자는 천막이 아니었다. 그는 디모데를 키웠고, 디도를 세웠으며, 교회를 세웠고, 편지를 남겼다. 바울은 이미 2천 년 전에 세상을 떠났지만, 오늘도 그의 편지는 전 세계 수억 명의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있다.

바울은 죽었지만 그의 사역은 아직도 살아 있다. 그는 잠자는 동안 일하는 정도가 아니라, 죽은 후에도 계속 일하는 사람이 되었다.

예수님도 마찬가지셨다. 예수님은 3년 동안 제자를 세우셨다. 만약 사람들에게만 의존하는 사역이었다면 십자가에서 끝났을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열두 제자를 남기셨고, 그 제자들은 다시 제자를 만들었다. 그 결과 복음은 예루살렘을 넘어 온 세상으로 퍼져 나갔다.

예수님은 사람을 남기셨다. 사람은 또 다른 사람을 낳는다. 제자는 또 다른 제자를 만든다. 씨앗은 또 다른 씨앗을 만든다.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복리’(複利, Compounding)이다.

워렌 버핏은 돈의 복리를 말했지만, 예수님은 ‘생명의 복리’를 말씀하셨다. 돈은 시간이 지나면 불어날 수도 있고, 사람을 파멸의 길로 이끌 수도 있다. 그러나 복음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을 살린다. 돈은 죽음 앞에서 끝나지만, 하나님 나라의 열매는 영원까지 이어진다.

그러므로 우리도 자신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어떤 물음을 물어야 할까? “나는 매일 시간을 소비하며 살고 있는가? 아니면 미래에도 계속 열매 맺을 씨앗을 심고 있는가?” 이 질문을 자주 자주 던져야 한다.

정답은 ‘잠자는 동안에도 열매를 맺는 삶’, 더 나아가 ‘내가 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하나님 나라를 위해 계속 일하는 삶’이다.

세상은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만드는 사람을 성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복음과 말씀과 사랑과 제자가 나를 대신하여 계속 열매를 맺게 하는 사람을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씀하신다. 그런 점에서 30년 가까이 말씀으로 수천 명의 제자를 가르치고 양육해 온 나는 누구보다 ‘성공한 인생’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 가장 위대한 투자는 ‘돈’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열매’를 남기는 것이다. 그 열매는 우리가 잠든 동안에도, 심지어 우리가 하나님 품에 안긴 후에도 계속 자라날 것이다.

#신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