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7억원을 넘어섰다. 전월세 매물 부족이 장기화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았던 외곽 지역까지 상승세가 확산하는 가운데, 정부는 비아파트 공급 확대와 전세 비용 부담 완화를 담은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28일 KB부동산의 ‘7월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13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7억458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6억9619만원보다 1.2% 오른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7억원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1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를 가격순으로 나열했을 때 가운데에 해당하는 중위 전세가격도 6억2667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북·외곽 지역 전셋값 상승폭 확대
지역별 평균 전셋값은 강남 11개구가 8억1104만원으로 강북 14개구의 5억8685만원보다 약 1.4배 높았다.
다만 지난해 말과 비교한 상승률은 강북 14개구가 7.43%로 강남 11개구의 4.87%를 크게 웃돌았다. 비교적 가격이 낮아 무주택 서민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온 지역에서도 전세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월보다 1.34% 상승했다. 자치구별로는 강동구가 2.45%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성북구가 2.37%로 뒤를 이었고 중랑구 2.25%, 금천구 2.19%, 강북구 2.14%, 노원구 1.89%, 광진구 1.6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세 매물을 구하지 못한 수요가 월세로 이동하면서 월세 시장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전세 수요가 월세로 몰리자 월세 매물이 줄고 가격이 함께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통합가격지수는 103.98로,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5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세가격 상승 전망도 높은 수준 유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KB부동산이 조사한 이달 서울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136.1을 기록했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향후 3개월 뒤 전세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는 전망이 하락 전망보다 많다는 의미다.
전월의 139.5보다는 소폭 낮아졌지만 지난 4월 132.4를 기록한 이후 넉 달 연속 130을 웃돌았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도 127로 상승했다. 이는 2021년 9월의 128 이후 4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택가격전망지수가 100을 넘으면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소비자가 하락을 전망하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뜻이다. 전셋값 상승과 함께 주택가격 전반에 대한 상승 기대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비아파트 공급 확대 대책 준비
정부는 전월세 시장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단기간에 공급할 수 있는 비아파트 주택을 확대하고, 임차인의 전세 비용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전월세 문제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장관은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는 단기적으로도 효과를 낼 수 있는 중요한 과제”라며 “국토교통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준경 청와대 경제성장수석도 같은 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충분한 공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 수석은 “전월세를 안정시키려면 공급이 많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 사기 등 시장의 신뢰 문제로 비용이 커진 부분도 있다”며 “이와 관련한 대책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