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에는 하나님께서 사람의 길을 어떻게 인도하시는지를 보여 주는 장면들이 반복해서 등장한다. 그 가운데서도 요단강이 멈추고 길이 열린 사건은 새로운 시작 앞에서 하나님이 어떻게 일하시는지를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1. 새로운 시작 앞에 막아선 요단강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의 긴 시간을 지나 드디어 약속의 땅 가나안 앞에 서게 되었다. 그 땅은 하나님께서 오래전부터 약속하신 곳이었다. 그러나 그 마지막 단계에서 또 하나의 장벽을 만나게 된다. 바로 요단강이었다. 요단강은 평소에도 쉽게 건널 수 있는 강이 아니었지만, 그들이 도착했을 때는 물이 넘쳐 흐르는 시기였다. 인간적인 방법으로는 도저히 건널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제 막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었지만, 현실은 그 길을 막고 있었다.
그때 하나님께서는 여호수아를 통해 뜻밖의 방법을 말씀하신다.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이 먼저 강물 속으로 발을 내딛으라는 것이었다. 이 명령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물이 갈라진 뒤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아무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먼저 발을 내딛어야 했기 때문이다.
제사장들이 언약궤를 메고 강물 속으로 발을 들여놓았을 때, 그제야 물이 멈추기 시작했다. 위에서 흘러내리던 물이 한 곳에 쌓이고, 아래로 흐르던 물은 사라졌다. 그리고 그 사이에 길이 열렸다. 백성들은 그 길을 따라 마른 땅을 건너가게 되었다.
이 장면은 분명하게 보여 준다. 하나님은 길을 먼저 보여 주신 후에 움직이게 하시는 분이 아니라, 믿음으로 먼저 한 걸음을 내딛을 때 길을 열어 주시는 분이시라는 사실이다.
2. 먼저 발을 내딛게 하신 하나님 (결단과 순종)
요단강 사건을 묵상하다 보면 하나님께서는 길을 먼저 보여 주신 후에 움직이게 하시는 분이 아니라, 믿음으로 먼저 한 걸음을 내디딜 때 길을 열어 주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된다.
필자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었다.
오랫동안 하나님께 미국으로 가는 길을 열어 달라고 기도해 왔는데, 어느 날 회사에서 1년 동안 미국으로 파견 근무를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기쁜 소식이었지만 동시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가족과 1년 동안 떨어져 지내야 했고, 그 이후의 일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미국에 계속 머물 수 있을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될지도 알지 못했다.
그때 필자는 모든 조건을 따져 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신뢰하기로 결심했다: '하나님께서 여시는 길이라면 먼저 순종하겠습니다.'
그렇게 혼자 미국으로 오게 되었다. 낯선 환경에서 생활하는 동안 쉽지 않은 순간도 많았지만, 가족과 함께 기도하며 하루하루를 하나님께 맡겼다. 그리고 1년이 지난 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났다. 온 가족이 함께 미국으로 올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지금 돌아보면 하나님께서는 처음부터 모든 것을 보여 주지 않으셨다. 먼저 한 걸음을 내딛게 하셨고, 그 순종 이후에 다음 길을 열어 주셨다. 요단강도 마찬가지였다. 강물이 먼저 갈라진 것이 아니라, 제사장들이 먼저 발을 내디뎠을 때 길이 열렸다.
그 이후 필자는 중요한 선택의 순간마다 이 원리를 기억하게 되었다. 모든 것이 준비된 뒤에 순종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신뢰하며 먼저 순종할 때 하나님께서 가장 좋은 길을 열어 주신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지금도 새로운 선택 앞에 설 때마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길이 보여서 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믿기에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3. 결국 하나님이 열어 주신 길
이스라엘 백성은 강을 건넌 후 열두 개의 돌을 세워 그 일을 기억하게 했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인도하셨는지를 잊지 않기 위함이었다. 삶 속에도 그런 순간들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잊힐 수 있지만, 돌아보면 분명히 하나님이 인도하셨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는 시간들이다.
요단강을 건넌다는 것은 단순히 장소를 옮기는 일이 아니었다. 광야의 삶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삶으로 들어가는 전환점이었다.
인생에도 그런 요단강이 있다. 익숙함을 뒤로하고 새로운 자리로 나아가야 하는 순간, 과거를 정리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 시간이다. 그때 필요한 것은 모든 것을 다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이다.
하나님은 지금도 같은 방식으로 일하신다. 길이 보이지 않을 때 먼저 길을 보여 주시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한 걸음을 내딛는 사람에게 길을 열어 주신다.
그래서 오늘도 선택의 순간 앞에 서게 된다. 머물 것인가, 아니면 한 걸음을 내딛을 것인가. 하나님께서 열어 주신 길이었다는 사실을 늘 믿으며 앞을 행해 나아가고자 한다.
[우리에게 주는 영적 교훈] 멈춰 선 강, 새로운 길을 여시는 하나님
• 하나님은 길이 보일 때 움직이게 하시는 분이 아니라 믿음으로 먼저 나아갈 때 길을 여시는 분이시다.
• 눈에 보이는 조건보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이 믿음의 시작이다.
• 순종의 한 걸음은 두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하게 하는 통로가 된다.
• 새로운 시작 앞의 장벽은 막힘이 아니라 하나님이 일하시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 우리가 걸어온 길은 우리가 만든 길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열어 주신 은혜의 길이다.
G2G선교회 대표 이훈구 장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