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들이 2027년도 최저임금으로 결정된 시간당 1만700원에 대해 사업 현장의 지급 능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결정이라며 재심의를 요구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27일 오전 10시 30분 세종시 고용노동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7년 적용 최저임금안 이의제기서’를 공식 제출한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앞서 지난 16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1만700원으로 고시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번 인상안이 경기 부진과 수익 감소를 겪는 소상공인의 부담을 가중하고 고용 축소를 앞당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근로자 1명당 월급은 약 7만9000원, 연봉은 약 95만원 오르는 셈”이라며 “근로자 4명을 고용한 사업장은 4대 보험 부담분까지 포함하면 연간 1000만원 이상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지급 능력과 업종별 격차 반영해야”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안 재심의가 필요한 근거로 소상공인의 지급 능력을 넘어선 인상 수준과 업종별 지불 능력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단일 적용, 고용시장 악순환과 일자리 감소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합회는 최저임금법 제4조가 근로자의 생계비뿐 아니라 사업자의 임금 지급 능력도 최저임금 결정 기준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번 결정에서는 소상공인이 처한 한계 상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소상공인 취약차주의 연체율이 2021년 말 4.36%에서 2025년 말 12.14%로 4년 만에 3배 가까이 상승한 점도 근거로 들었다. 매출 부진과 대출 상환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인건비 인상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송 회장은 “소상공인 10명 중 4명은 월평균 영업이익이 2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최저임금 월 환산액인 223만6300원조차 자신이 가져가지 못하는 소상공인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초단시간 근로자 증가…고용 축소 가능성 제기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과 주휴수당 부담이 커지면서 근로시간을 주 15시간 미만으로 나누는 사업장이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는 2021년 151만2000명에서 지난해 177만9000명으로 증가했다. 연합회는 인건비 부담이 더 커질 경우 소상공인들이 무인화와 영업시간 단축, 가족 중심 경영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변화가 현실화하면 청년과 고령자 등 상대적으로 취업 여건이 취약한 계층의 일자리가 먼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위원회 내 소상공인 대표성을 강화하고 업종별 구분 적용을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저임금을 매년이 아닌 격년 단위로 결정하는 방안과 과거 일자리안정자금과 같은 경영안정 지원책도 마련해 달라고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
“재심의 필요…제도 개편 위한 대응 검토”
송 회장은 “벼랑 끝에 선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보호하고 소상공인발 고용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내년도 최저임금안 재심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790만 소상공인의 생존권과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현행 최저임금 제도 개편을 요구할 것”이라며 “행정소송을 검토하는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최저임금법 제9조에 따르면 근로자나 사용자를 대표하는 사람은 고시된 최저임금에 이의가 있을 경우 고시일로부터 10일 이내에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이의제기에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최저임금위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해야 한다. 다만 최저임금제도가 시행된 1988년 이후 노동부 장관이 이의제기를 받아들여 재심의를 요청한 사례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