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동남성경연구원(원장 문장환 목사)이 최근 진주삼일교회에서 ‘마태복음’을 주제로 한 여름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말씀을 강단에서 선포하는 사역자뿐 아니라 성경을 깊이 있게 배우고자 하는 모든 성도를 대상으로 마련됐다.
◆ 마태복음 전권을 관통하는 강해… 예수 그리스도의 정체성과 하나님 나라 조명
세미나의 주강사는 울산시민교회 담임인 김창훈 박사가 맡았다. 김 박사는 마태복음 1장의 예수 그리스도 족보에서 시작해 마지막 28장의 부활과 지상명령에 이르기까지 마태복음 전체를 아우르는 22개의 주제를 순차적으로 강의했다.
강의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내러티브와 임마누엘 신학, 광야에서 외치는 세례 요한의 사역, 세례와 시험을 통한 하나님의 아들의 준비, 산상수훈이 제시하는 하나님 나라 백성의 삶, 치유와 기적, 선교 담화, 바리새인들과의 갈등, 천국 비유, 예수님에 대한 오해와 거부, 고난과 영광, 예루살렘 사역과 성전 논쟁, 종말 강화, 수난 내러티브 등 마태복음 전반에 걸친 주요 본문이 차례로 다뤄졌다.
김창훈 박사는 “마태복음의 족보가 단순한 혈통 기록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가 구약의 언약을 성취하신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증언하는 선언”이라며 “하나님께서 다윗과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언약을 가장 완전한 때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셨다고 말하며, 신자들도 하나님의 때와 신실하심을 신뢰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마태복음이 호세아서의 ‘애굽으로부터 내 아들을 불렀다’는 말씀을 인용하는 방식에 대해 “모형론적 성취의 관점에서 설명하며, 마태가 구약과 신약을 긴밀하게 연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예수께서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는 장면에 대해 “성부의 음성과 성령의 강림, 성자의 순종이 함께 드러난 사건이다.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공적으로 구원 사역의 시작을 선언하신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광야에서의 세 가지 시험은 예수님이 참된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드러내는 과정이었다”며 “성도들도 말씀을 지속적으로 묵상함으로써 세상의 가치관과 거짓을 분별하는 영적 분별력을 길러야 한다”고 했다.
◆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은 하나님의 아들을 따르는 삶”
김 박사는 가이사랴 빌립보에서 베드로가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라고 고백한 장면을 마태복음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기독론적 고백 가운데 하나로 소개했다. 그는 “로마 황제 숭배와 이방 종교가 자리했던 도시에서 나온 이 신앙고백이 예수님의 정체성을 가장 분명하게 드러낸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변화산 사건은 예수님의 영광이 드러난 사건이자 십자가를 앞둔 예수님과 제자들에게 주어진 위로와 확증의 의미를 지닌다”며, 산헤드린 공회에서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자 그리스도이며 장차 구름을 타고 오실 인자로 자신을 밝히신 장면도 함께 조명했다.
김 박사는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이 조롱당하신 장면이 광야 시험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으며, 예수님의 죽음 직후 성소 휘장이 찢어지고 땅이 흔들리는 사건은 종말론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마태복음 마지막 장에 기록된 대위임령은 마태복음 전체의 기독론을 집약하는 결론”이라며,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는 예수님의 약속을 언급하며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삼위일체 하나님의 동행을 믿고 세상 속에서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전했다.
◆ “마태복음 해석은 본문의 흐름과 구속사적 맥락 함께 살펴야”
주제강의에서는 고신대학교 신약학 교수인 송영목 교수가 ‘마태복음 전문가 프란소와 펄윤의 통찰과 설교’를 주제로 발표했다.
송 교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노쓰-웨스트대학교에서 활동했던 신약학자 프란소와 페트루스 펄윤(Francois Petrus Viljoen, b. 1960, Th.D.[1985], Ph.D.[2016])이 1998년부터 2005년까지 마태복음을 집중 연구한 학자라고 소개하며, 그의 연구가 개혁주의 마태복음 연구의 지평을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설교자가 마태복음을 강해할 때 개별 본문만이 아니라 책 전체의 내러티브와 기록 목적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본문 속 단어와 개념을 당시 그레코-로마 문화와 유대 사회의 배경 속에서 이해해야 하며, 현대적 관점을 본문에 무리하게 적용하는 시대착오적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구속사적 설교를 위해서는 구약과의 간본문성, 모형론, 언약의 성취, 그리스도 중심 해석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펄윤이 마태복음에 나타나는 폭력의 문제를 남아공 사회의 현실과 연결해 해석했던 사례를 소개하며 “한국교회 역시 오늘날 한국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현실 문제를 마태복음을 통해 성찰하고 설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한센병 환자 치유 본문을 예로 들며 외적인 정결뿐 아니라 내적인 회복과 공동체적 치유까지 포함하는 신앙 이해가 선교적 제자도로 이어져야 한다는 펄윤의 견해도 소개했다.
강의를 마무리하며 그는 “교회가 칭의의 복음에 머무르지 않고 회복적 정의를 실천하는 공동체로 나아가야 하며, 마태복음이 보여주는 반로마적 메시지는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우주적 권세와 교회의 선교 사명으로 연결된다”고 전했다.
◆ “예수는 새 언약의 중보자… 새 계명의 본질 이해해야”
이어진 강의에서는 광신대학교 신약학 교수인 송재영 교수가 '예수! 모세의 해석자인가? 새 모세인가?'를 주제로 발표했다.
송 교수는 “예수 그리스도의 정체성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문제가 신앙의 본질과 직결된다”며 “성령의 조명 없이 세상은 예수님을 단순한 위인이나 혁명가 정도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예수님의 이미지와 달리 성경이 보여주는 예수님의 모습을 살펴보며, 예수님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신앙의 기초”라며 “모세 율법은 인간의 완악함을 고려해 주어진 규정들이 포함돼 있으며, 이혼증서 규정 등에서도 변화와 발전의 가능성이 이미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송 교수는 “예수님께서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을 단순히 해석한 것이 아니라 그 본질을 새롭게 제시하셨다”며 ‘미워하지 말라’는 요구와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은 같은 차원의 명령이 아니며, 원수 사랑 역시 단순한 율법 해석이 아니라 새로운 계명”이라며, 특히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라는 표현을 근거로 예수님의 권위 있는 선언의 의미를 소개했다.
이어 예루살렘 공의회가 십계명을 신약교회의 삶의 기준으로 그대로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새 언약은 옛 언약의 단순한 연장이 아니라 더 나은 중보자를 통해 세워진 새로운 언약”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히브리서와 바울서신을 근거로 신약교회는 시내산 언약이 아니라 하늘의 예루살렘에 속한 공동체”라며 “십자가를 통해 완성된 구속사의 진전을 되돌리려는 시도를 경계해야 한다. 오늘날 교회와 성도들에게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신 새 계명의 본질을 바르게 이해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동남성경연구원(Korea South-East Bible Institute)은 2007년 황창기 전 고신대학교 총장을 비롯해 영남권에서 교수와 목회 사역을 이어오던 신·구약 성경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설립됐다. 연구원은 성경 원어 연구부터 본문 주해까지 성경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과 연구를 이어오고 있으며, 성경 전반에 걸친 주요 신학 주제와 시대적 이슈를 다루는 학술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국내외 신학계의 주요 석학들을 초청해 성경과 신학에 대한 다양한 연구 성과를 소개하고, 영남권은 물론 전국의 목회자와 평신도들이 성경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설교와 교육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