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너머에 계신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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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식 선교사(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총연) 캐나다 노회 파송, 세계 순회 의료복음 선교사)
주재식 선교사

선교 현장에서 마주하는 시간들은 늘 예측 가능한 이야기로만 흐르지 않는다. 이해되지 않는 침묵이 있는가 하면, 설명되지 않는 만남과 사건들이 이어지기도 한다. 처음에는 그것들이 단순한 상황처럼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 말씀 앞에 다시 서게 될 때마다 조금씩 다른 시선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 모든 순간들이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주님께서 열어 주시는 섭리의 창문이라는 생각에 이끌리게 되었다. 그 창문은 현실을 해석하기 위한 틀이 아니라, 오히려 그 너머에 계신 주님을 바라보게 하는 통로처럼 다가왔다.

나는 그 창문 앞에서 어떤 확신을 주장하기보다, 오히려 시선이 옮겨지는 은혜를 배우게 되었다. 보이는 일에 머무르기보다, 그 너머에서 일하시는 주님의 손길을 더듬어 바라보게 되는 은혜였다. 그 과정에서 깨닫게 되는 것은, 내가 무엇을 해석해 내는 사람이기보다, 해석되지 않는 자리에서도 주님을 바라보도록 부름받은 사람이라는 사실이었다.

돌아보면 이것이 나를 이끌어 오신 주님의 방식이었던 것 같다. 내가 먼저 사명을 붙든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나의 걸음을 통해 시선을 조금씩 바꾸어 가신 은혜였다. 선교라는 부르심도 결국 어떤 성취를 증명하는 자리가 아니라, 주님께서 여시는 창문 너머로 그리스도를 바라보게 하시는 자리임을 조금씩 배우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여전히 그 창문 앞에 서 있다. 분명하게 다 이해한 사람이 아니라, 여전히 주님의 빛 아래에서 더듬어 배우는 사람으로 서 있다. 그리고 그 창문을 여시는 분이 주님이심을 고백하며, 그 너머에 계신 그리스도를 조용히 바라본다.

선교의 길 위에서 남겨지는 기록이 있다면, 그것은 나의 확신을 증명하는 글이 아니라, 주님께서 어떻게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함께하셨는지를 더듬어 고백하는 작은 증언이기를 바랄 뿐이다. 마라나타.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주재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