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제11차 한국 C.S. 루이스 컨퍼런스가 29일 오후 서울 구로구 예수비전교회(담임 백은성 목사)에서 '순전한 루이스: 루이스의 가치와 유산'을 주제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한국 C.S. 루이스 센터(소장 심현찬 박사)가 주최했으며, 예수비전교회와 서대문교회, 서울한영대학교, 미국 덴버신학교 한국어부, 서울세계관연구원이 후원 및 협찬했다. 이날 행사에는 신학자와 목회자, 신학생, 평신도 등이 참석해 C.S. 루이스의 주요 저작과 사상을 신학적·목회적 관점에서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 C.S. 루이스 센터는 한국 예일대 조나단 에드워즈 센터의 자매 기관이자 한국과 세계에서 유일한 C.S. 루이스 전문 연구기관이다. 센터는 한국과 세계 각국의 루이스 관련 기관들과 협력하며, 삼위일체 하나님의 영광과 한국교회를 위한 복음주의적 경건과 신앙, 목회를 추구하고 있다. 또한 교회의 동역자와 다음 세대를 격려하며 교회의 갱신과 개혁을 도모하는 것을 사역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한국교회를 세우는 섬김의 신학, 신학적이면서도 목회적인 대중신학, 복음과 지성의 균형을 통한 교회의 갱신과 개혁, 한미 복음주의 신학자와 목회자의 협력, 차세대 루이스적 신학자와 목회자 양성, 루이스 연구와 출판 및 강연 활성화, 세계 복음주의 교회 및 신학교와의 동역 등을 핵심 가치로 제시하고 있다.
◇ "교회를 위한 신학, 목회적이고 대중적인 신학 지향"
심현찬 소장은 개회 인사말에서 이번 컨퍼런스의 목적에 대해 “삼위일체 하나님의 영광과 교회를 세우기 위해 C.S. 루이스를 통한 복음주의적 경건을 추구하는 신앙과 목회를 모색하고, 한국교회 동역자와 차세대를 격려하며 교회의 갱신과 개혁을 도모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컨퍼런스는 한국교회와 성도를 위한 열린 신학 축제”라며 “교회를 위한 신학, 목회적이고 대중적인 신학을 지향한다. 신학적 깊이는 유지하되 전문 용어보다 일상 언어로 섬기고자 한다. 이번 컨퍼런스가 한국교회를 격려하고 갱신과 부흥에 기여하는 귀한 섬김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정성욱 미국 덴버신학교 교수, 김기호 한동대학교 교수, 서나영 미국 미드웨스턴 침례신학교 교수, 심현찬 한국 C.S. 루이스 센터 소장이 각각 C.S. 루이스의 주요 저작들을 중심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 "『인간 폐지』, 인간성과 문명의 위기에 대한 예언적 경고
정성욱 교수는 '『인간 폐지』의 가치와 유산'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C.S. 루이스의 『인간 폐지』는 짧지만 심오하며, 오래되었지만 놀라울 정도로 현대적인 책"이라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루이스가 객관적 가치와 자연법의 상실을 단순한 철학적 논쟁이나 교육 방법론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성 자체를 위협하는 문명적 위기로 통찰했다”며 “인간이 자연을 정복한다고 주장하지만, 도덕적 질서를 상실한 인간은 결국 자신 스스로 조작되고 통제될 수 있다고 루이스가 경고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러한 경고는 오늘날 인공지능, 생명공학, 디지털 미디어, 알고리즘, 소비주의, 정체성 혼란의 시대에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인간 폐지』의 유산을 도덕철학적, 기독교 변증학적, 기술문명 비판적 차원에서 조명했다. 그는 “객관적 가치와 자연법 없이는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없으며, 다원화 사회 속에서 기독교적 인간관을 공적 언어로 변증하는 모범을 제공한다”며, 기술문명이 도덕질서를 상실할 경우 인간을 해방시키기보다 조작할 수 있음을 예언적으로 경고한 점도 강조했다.
이어 “한국교회가 『인간 폐지』를 통해 기독교적 인간론과 도덕적 상상력, 미덕 형성, 기술문명에 대한 분별, 공적 변증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며 특히 “가슴 없는 사람을 양산하는 시대 속에서 교회는 진리를 사랑하고 선을 기뻐하며 하나님 앞에서 책임 있게 살아가는 온전한 인간을 길러내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인간은 스스로를 창조하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창조된 존재이며, 진선미에 응답하도록 부름받은 도덕적 인격체”라며 “인간이 창조 질서와 은혜의 질서 안에서 자신을 발견할 때 비로소 참된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 『인간 폐지』가 오늘의 교회와 사회에 남긴 가장 중요한 유산”이라고 했다.
◇ "『시편 사색』, 문학적 성경 읽기의 변증학적 가치 제시"
김기호 교수는 '『시편 사색』의 가치와 유산' 발표를 통해 C.S. 루이스의 문학적 성경관과 문학적 영감론을 기독교 변증학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김 교수는 루이스의 문학적 성경관이 자유주의 신학보다는 복음주의 신학사상에 더 가까운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루이스가 성서비평학을 강하게 비판했으며, 복음주의 교리의 기본 골격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복음주의 진영과의 접점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루이스의 문학적 성경 읽기는 성경을 단순한 교리 명제집으로 축소하지 않고, 시와 은유, 상상력과 정서, 인간 경험의 깊이를 통해 하나님의 진리를 조명하려 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루이스가 시편을 대하는 묵상의 자세가 현대 독자들에게 성경을 낯선 고대 문헌이 아니라 인간의 고통과 갈망, 죄와 회개, 찬양과 소망을 담은 살아 있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대면하도록 돕는다”며 “시편의 저주시와 심판시 등 난해한 본문을 변증학적으로 해석하는 데에도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는 루이스의 그리스도 중심적 성경 읽기가 구약성경의 통일성과 기독론적 완성을 강조하는 점에서 큰 변증학적 가치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다만 문학적 영감론이 성경의 인간적·문학적 요소를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 복음주의적 성경 영감 이해를 약화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루이스의 『시편 사색』은 성경의 난제를 풀어가는 변증적 통찰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리스도 중심의 구약 읽기는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중요한 성경 해석 원리로 다가온다”고 했다.
◇ "『네 가지 사랑』, 인간 존재를 이해하는 존재론적 구조"
서나영 교수는 '『네 가지 사랑』을 통한 존재론적 해석' 발표에서 사랑을 인간 존재를 이해하는 근본적인 해석 틀로 조명했다.
서 교수는 인간이 단순히 사랑을 경험하는 존재가 아니라 사랑의 구조 속에서 자신을 형성하며 살아가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사랑은 부수적 감정이 아니라 인간 존재 자체를 이해하는 핵심적인 틀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루이스가 제시한 애정, 우정, 에로스, 자비의 사랑이 단순한 감정 분류가 아니라 인간이 타자와 관계를 맺는 서로 다른 방식이자 인간 존재가 다양한 층위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구조적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사랑은 인간을 자기 바깥으로 이끄는 자기초월의 힘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자기중심성에 의해 쉽게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랑은 인간을 가장 아름답게 만들기도 하지만 가장 깊이 파괴하기도 하는 양가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사랑이 인간 존재 구조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루이스는 인간 이하의 것들에 대한 애호에서부터 자연적 사랑, 우정, 에로스, 하나님의 자비의 사랑까지 통합적으로 설명하면서 인간 사랑의 가능성과 위험성을 동시에 조명했다”고 평가했다.
서 교수는 “인간은 사랑을 통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사랑으로부터 정렬되는 질서 안에서 존재한다”며 “사랑의 회복과 완성은 새로운 감정을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의 방향이 다시 설정되는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은 무엇을 사랑하는가에 의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존재”라며 “사랑은 인간이 수행하는 행위가 아니라 인간 존재가 타자를 향해 나아가며 스스로를 형성하는 존재론적 구조”라고 했다.
◇ "『예기치 못한 기쁨』, 고통과 기쁨의 다성악적 순례 신학 제시"
심현찬 소장은 '『예기치 못한 기쁨』의 가치와 유산' 발표를 통해 루이스의 자서전이 보여주는 '고통과 기쁨의 다성악적 순례 신학'을 집중 조명했다.
심 소장은 “루이스는 우리와 동일한 고통을 경험한 인물이었지만, 그 고통에 굴복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성찰하고 해부하며 기쁨으로 승화시킨 인물”이라며, 루이스를 "고통의 동행자이자 해부학자이며 신학자였고, 동시에 천국을 향한 기쁨의 순례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먼저 한국교회가 고통 가운데 있을 때 그 의미와 하나님의 섭리를 성찰해야 한다”며 “루이스가 자신의 고통을 철저히 성찰하며 하나님의 섭리를 묵상했던 것처럼, 오늘날 그리스도인들도 고통의 의미를 묵상하고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루이스의 삶이 보여주는 중요한 유산으로 '그리스도 중심의 희락주의'를 제시했다. 그는 루이스가 고통 가운데서도 포기하지 않고 성찰하며 기뻐했던 점을 강조하면서 “현대 한국교회 역시 고통 속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기뻐하는 신앙을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루이스가 보여준 참된 기쁨에 대한 분별력과 소명 의식도 중요한 유산으로 제시했다. 그는 “참된 기쁨이 값싼 유흥과 구별되며, 회심과 천국, 그리고 그리스도를 향한 동경으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소명과 섬김의 삶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루이스의 '기쁨과 동경의 신학'은 세상 문화와 학문을 적대하거나 우월하게 바라보는 태도를 넘어, 성경적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수용하며 변혁하는 지혜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심 소장은 발표를 마무리하며 “루이스의 자서전이 보여주는 고통과 기쁨의 다성악적 순례는 성경과 교회사 속 믿음의 선배들의 모습이며, 궁극적으로는 십자가를 지신 그리스도의 모습”이라며 “한국교회가 루이스와 믿음의 선배들, 그리고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고통과 기쁨의 순례자의 삶을 성실하게 걸어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