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교회교육의 주체 아닌 보조 도구”

한국기독교교육학회, ‘AI 시대 기독교 교육의 가치’ 주제 하계 심포지엄 개최
한국기독교교육학회가 19일 온라인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AI 시대 기독교 교육의 가치’를 주제로 하계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가상 공간에 접속해 주제 발표와 AI 교육 플랫폼 체험, 워크숍 등에 참여하며 인공지능 시대 기독교교육의 방향성과 활용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기독교교육학회 제공

한국기독교교육학회가 AI 시대를 맞아 기독교교육의 방향성과 교육 현장에서의 AI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학술의 장을 마련했다.

한국기독교교육학회(회장 고원석)는 19일 오후 ‘AI 시대 기독교 교육의 가치’를 주제로 온라인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하계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메타버스 공간에서 운영됐으며 참가자들은 행사 당일 오전까지 자유롭게 접속해 가상 공간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행사장에는 AI 교육을 위한 플랫폼 체험존이 마련돼 다양한 생성형 AI 및 교육 플랫폼을 경험할 수 있었으며, 이용 안내를 위한 챗봇도 함께 배치됐다.

고원석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AI 시대에 기독교교육을 하는 학생들을 초대한다”며 “이번 심포지엄이 기독교교육을 위한 AI 활용과 관련해 유익한 정보와 실제적인 활용 방안을 얻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첫 번째 주제 발표는 한국성서대 이성아 박사가 맡아 ‘AI 시대 기독교 교육의 가치 탐색’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 박사는 “AI 혁명과 문명사적 전환이라는 관점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인간의 사고와 가치관, 삶의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환경을 형성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특히 기술을 가치중립적 도구로만 이해하는 관점을 넘어 성경적 세계관과 구속사적 맥락 안에서 AI를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중세 신학자 성 빅토르의 위그가 제시한 ‘지혜의 회복’ 개념을 언급하며 “기술은 창조 명령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활용될 수 있는 유용한 도구이지만, 궁극적으로 인간이 추구해야 할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닌 하나님을 경외하는 지혜”라고 설명했다.

또한 AI 기술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그는 “현대 기술이 인간의 마음과 욕망을 형성하는 ‘세속적 예전’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며 “사용자의 일상과 행동을 지속적으로 형성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신앙인의 분별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다.

◇ AI 시대 신앙 형성과 인간 존재에 대한 성찰

이성아 박사는 창세기 1장에 나타난 창조 명령과 하나님의 형상(Imago Dei) 개념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을 인간이 창조 세계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만들어 낸 문화적 산물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AI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지만 인간의 타락한 본성으로 인해 오용될 위험 역시 함께 가지고 있다”며, 특히 바벨탑 사건을 언급하며 인간이 기술을 통해 하나님 없이 안전과 통제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는 교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랜스휴머니즘과 ‘호모 데우스’ 담론에 대해서도 비판적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인간의 유한성과 죽음을 극복하려는 시도가 오히려 인간 존재의 관계적 가치와 피조물로서의 정체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오순절 사건은 기술의 구속적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연어 처리(NLP) 등 AI 기술 역시 이웃 사랑과 정의 실현, 복음 전파를 위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발표에서는 AI 시대 신앙 형성과 기술 존재론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이 박사는 “생성형 AI의 발달로 인해 설교문 작성이나 기도문 생성까지 가능해진 현실 속에서 신앙적 성찰과 묵상의 과정이 약화될 수 있다”며 “특히 편리함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말씀을 직접 대면하며 고민하고 씨름하는 영적 훈련이 사라질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AI 챗봇을 활용한 영적 상담과 가상 소통의 확산이 인간관계의 단절과 고립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디지털 환경 속에서도 얼굴을 맞대고 관계를 맺는 아날로그 코이노니아의 가치가 여전히 중요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AI가 제공하는 정보와 성경적 지혜를 구분하는 분별력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AI가 즉각적인 답변을 제공할 수는 있지만 신앙의 지혜는 오랜 시간 순종과 경외를 통해 형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생성형 AI와 기독교교육의 새로운 가능성

이성아 박사는 교육공학과 신앙 형성의 통합이라는 측면에서 AI 시대 기독교교육의 새로운 가능성도 제시했다.

그는 “파피루스와 인쇄기, 스크린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미디어 환경이 변화해 온 것처럼 생성형 AI 역시 새로운 교육 환경을 형성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자연어 처리 기술을 활용하면 히브리어와 헬라어 성경 원문 연구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으며, 성경 연구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멀티모달 AI 기술을 활용할 경우 성막이나 방주,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장면 등을 시각적으로 구현해 학습자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며 “시각 중심 문화에 익숙한 다음 세대를 위한 기독교교육에서 이러한 기술이 교육적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I에 해석 권위를 넘기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인터넷 기반 데이터에 의존하는 AI가 왜곡된 신학적 해석이나 편향된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으며, 성경 묵상과 성령의 조명이라는 신앙의 핵심 과정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했다.

더불어 “스마트폰과 알고리즘 환경 속에서 성장한 Zalpha 세대의 특성을 분석하며, 짧고 자극적인 콘텐츠 소비 문화가 신앙의 역사성과 깊이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교사의 역할이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학생들의 삶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영적 성장을 돕는 멘토와 안내자로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 학문적 정직성과 AI 윤리의 중요성 강조

발표 후반부에서는 AI 시대 학문적 정직성과 성품 교육의 중요성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이성아 박사는 “딥페이크 기술과 생성형 AI의 발달로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했다”며 “이에 따라 정보의 진위를 분별하는 역량과 성경적 가치관에 기초한 윤리교육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AI를 활용한 과제 작성과 표절 문제를 언급하며 “학습 과정에서 필요한 비판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며 “학습의 본질은 결과물이 아니라 스스로 고민하고 성장하는 과정에 있다”고 했다.

또한 “교사와 교육자가 AI를 활용할 경우 그 범위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정직성이 필요하다”며 “AI가 교육을 지원하는 도구가 될 수는 있지만 교사의 진정성과 신뢰를 대신할 수는 없다”고 했다.

아울러 “AI가 사실과 다른 정보를 생성하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에 대해서도 경계하며, 건강한 회의주의와 인식론적 겸손이 필요하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첨단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도덕적 책임을 면제해 주는 것은 아니며, 기독교인은 하나님 앞에서의 정직함을 의미하는 ‘코람데오’ 정신을 지켜야 한다”고 전했다.

◇ 현장 사례 발표… “AI는 교육 설계를 돕는 강력한 도구”

주제 발표 이후에는 생성형 AI 활용 사례를 공유하는 현장 발표와 워크숍이 진행됐다.

백석대학교 이은철 박사는 ‘효과적인 수업을 위한 생성형 AI 활용’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박사는 “생성형 AI는 우리가 길을 걸을 때 도움을 주는 지팡이 정도의 기능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그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최근 대학 교육 현장에서 맞춤형 학습지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하며 AI를 활용한 학습자 유형 분석의 필요성을 소개했다.

이 박사는 학습자 진단과 유형 분석을 바탕으로 학생 특성에 적합한 교육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그 효과를 분석하는 방식의 맞춤형 교육 운영 모델을 제안했다.

또한 “학습자 데이터를 활용하면 수업 효과를 높이는 그룹 편성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이와 함께 이론 중심 수업에서 에듀테크를 활용하면 학생들의 흥미와 참여도를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과제 피드백 지원을 위한 챗봇 활용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챗봇 사용 목적 설정, 기초 자료 준비, 학습자 분석 자료 구축, 프롬프트 설계 등의 과정을 통해 교육 목적에 적합한 AI 챗봇을 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양대학교 남선우 박사는 ‘교회교육을 위한 생성형 AI 활용’을 주제로 발표했다.

남 박사는 “AI는 교회교육의 목적을 대신할 수 없다”며 “교육 설계와 교사 준비를 도울 수 있는 강력한 도구로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생성형 AI 발전으로 교육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교회교육 사역자의 역할은 오히려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특히 신앙적 통찰과 핵심 맥락 제공, 최종적인 분별과 방향 설정은 여전히 사람이 담당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남 박사는 “생성형 AI를 교회교육을 위한 ‘교수·학습 설계 조력자’로 활용해야 한다”며 “AI는 자료 요약과 초안 작성, 활동 아이디어 생성, 연령별 설명 조정, 반복적인 피드백 제공 등에 강점을 보이지만, 말씀 앞에서의 영적 분별과 교사와 학생 간 인격적 만남, 공동체 안에서의 신앙 형성, 목회적 돌봄은 대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교회교육에서 AI를 활용할 때는 말씀 중심성, 인간 존엄성, 공동체성이라는 세 가지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AI는 교회교육의 주체가 아니라 보조 도구”라며 “교회교육의 본질은 여전히 말씀과 기도에 기초한 영적 가르침과 성령 안에서 일어나는 깨달음에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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