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세 박사, 고신 교회와 신학의 토대 세운 정통개혁주의 신학자”

한국개혁신학회, 탄생 100주년 기념 학술심포지엄 개최
신득일 박사(왼쪽)가 ‘오병세 교수의 구약학’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 ©SNS

한국개혁신학회가 오병세 박사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그의 신학과 신앙, 학문적 업적을 재조명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한국개혁신학회(회장 한상화)는 지난 13일 오전 부산 영도구에 위치한 고신대학교(총장 이정기)에서 ‘오병세 박사 100주년 기념 제162차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오병세 박사의 정통개혁주의 성경신학과 구약학, 설교 사상에 대한 발표와 논평이 이어지며 한국 교회와 고신 교단에 남긴 신학적 유산을 살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행사 기조강연은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가 ‘오병세의 정통개혁주의 성경신학’을 주제로 진행했다. 김 박사는 강연에서 오병세 박사를 한국 신학계 2세대 구약신학자이자 고신 교단의 대표적 1세대 신학자로 소개하며 그의 생애와 신학적 공헌을 상세히 조명했다.

김 박사에 따르면 오병세 박사는 1926년 경북 봉화에서 태어나 목회자이자 신학자, 교육자로 활동했다. 그는 미국 유학을 마친 뒤 1961년 고려신학교 교수로 부임해 고려신학교장과 고려신대학장, 고신대학교 총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총회장과 경북노회장을 맡으며 교단과 한국 교회를 섬겼다.

특히 오병세 박사는 홍반식, 이근삼 박사와 함께 유학파 교수로서 고신 교단의 정통개혁신학적 토대를 구축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도르트대학의 존 C. 반더스텔트 교수는 이들 세 사람을 가리켜 ‘동방의 세 박사(Three Doctors from the East)’라고 부르기도 했다.

김 박사는 오병세 박사가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커버넌트 신학교와 컨코디아 루터교 복음주의 신학교에서 수학하며 신학석사와 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학 시절 뛰어난 리더십과 인품을 인정받아 커버넌트 신학교 동창회장으로 선출됐으며, 구약학자 해리스 교수로부터 “커버넌트 신학교의 자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오병세 박사는 학문 활동뿐 아니라 국제 복음주의 운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그는 1966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복음주의 선교대회에 참가했으며, 1974년에는 빌리 그래함과 존 스토트가 주도한 로잔대회에도 참석했다. 또한 독일 복음주의 신학자들이 발표한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국내에 소개하는 등 국제 개혁주의 신학 운동과 한국 교회를 연결하는 역할을 감당했다.

김 박사는 오병세 박사의 신학이 개인의 경건과 기도 생활 위에 세워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병세 박사의 아내 정학분 여사의 증언을 인용하며 “매일 새벽이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산에 올라가 오랜 시간 기도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러한 기도와 경건의 삶이 그의 신학과 사역 전반을 지탱한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 정통개혁주의 성경신학과 구약학의 정립

김 박사는 오병세 박사의 구약신학이 ‘하나님의 절대 주권’과 ‘성경 중심 사상’을 핵심으로 하는 정통개혁주의 성경신학으로 정립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당시 국내에 거의 소개되지 않았던 사해문서를 활용한 본문비평 연구를 시도했으며, 고고학적 발굴과 고대 근동학 연구 성과를 성경 해석에 접목함으로써 복음주의적 구약 이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오병세 박사는 자신의 자서전적 글에서 스스로를 “죄인”, “부족한 자”로 표현하며 하나님 은혜 앞에서 겸손한 태도를 유지했다고 소개됐다. 김 박사는 “이러한 자기 인식이 그의 신학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라고 설명하며, 신학적 성취보다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려는 코람데오 신앙이 그의 삶 전반을 관통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오병세 박사의 설교와 저술 전반에 흐르는 핵심 주제는 하나님의 은혜였다”며 “그는 자신의 생애를 돌아보며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했으며,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은 이후 평생 하나님께 자신을 헌신하며 살아왔다”고 했다.

끝으로 김 박사는 이러한 맥락에서 오병세 박사를 “은총의 신학자”로 평가하며 “홍반식·이근삼 박사와 함께 고신 교회와 신학의 중심축을 형성한 인물”이라고 전했다.

◆ 구약학과 설교 사상에 대한 학술적 조명 이어져

이어진 학술발표에서는 신득일 박사(고신대 명예교수)가 ‘오병세 교수의 구약학’을 주제로 발표했다.

신 박사는 오병세 교수의 구약학이 철저한 개혁신학적 입장 위에 세워져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오병세 박사의 구약학이 성경의 절대적 권위를 중심으로 전개됐으며, 19세기 이후 구약학계를 지배했던 합리주의적 비평학의 도전 속에서도 성경의 권위를 견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해문서를 활용한 본문 연구와 고대 근동학을 접목한 연구는 당시 한국 신학계에 새로운 학문적 방향을 제시했다”며 “오병세 박사의 ‘구약신학’이 구약의 역사와 주요 주제를 체계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 통찰력을 제공했으며, 국내 구약학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 교수의 구약학은 개혁신학적 관점에서 교회를 신학적 혼란으로부터 보호하는 울타리 역할을 했다”며 “국내 보수신학의 정체성을 지켜내는 데 중요한 공헌을 남겼다”고 전했다.

◆ 설교 전환 어구 ‘그러므로’에 담긴 신학 분석

조광현 박사(왼쪽)가 “오병세 교수의 설교: 설교 전환 어구 ‘그러므로’에 관한 분석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 ©SNS

조광현 박사(고신대원)는 ‘오병세 교수의 설교: 설교 전환 어구 ‘그러므로’에 관한 분석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했다.

조 박사는 오병세 박사의 설교집 「그러므로의 생애」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설교 속 ‘그러므로’라는 전환 어구가 단순한 문장 연결을 넘어 신학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표현이 성경의 권위를 청중의 삶으로 연결시키고, 구속사를 통해 나타난 복음의 사실을 신앙적 실천으로 이어주는 역할을 수행했다”며 “또한, 하나님의 선행 은혜에 기초한 순종을 이끌어내는 신학적 장치로 기능했다”고 평가했다.

조 박사는 연구 과정에서 자료 범위와 분석 방법론상의 한계를 언급하며 “오병세 박사의 설교 신학을 실증적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설교 언어 구조 속에 담긴 신학적 확신을 분석하는 새로운 연구 방법론을 제시했다”며 향후 한국 개혁주의 설교 전통 연구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이날 발표에 대해서는 최윤갑 박사와 배아론 박사가 각각 논평을 맡아 학술적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개혁신학회는 논평과 토론을 마친 뒤 광고 및 폐회 순서를 끝으로 오병세 박사 탄생 100주년 기념 학술심포지엄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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