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오정호 목사, 이하 한복협)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영락교회(담임 김운성 목사)에서 ‘기독교와 전쟁’을 주제로 6월 월례회를 개최했다. 이날 월례회에서는 조평세 박사(한복협 협동사무총장, 1776연구소 대표, 월드부 편집인)가 ‘기독교인의 전쟁관’을 주제로 발제하며 정의전쟁론의 역사와 의미를 설명했다.
조 박사는 “전쟁의 참혹함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지만 전쟁이 인간사의 필연적 현상이라는 사실 역시 부정할 수 없다”며 “기독교인은 전쟁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또 기독교인이 지지할 수 있는 전쟁이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정의전쟁론의 형성과 발전 과정을 설명하며 “유럽에서는 무슬림과 마자르족, 바이킹의 위협이 지속되면서 전쟁의 정당화 논의가 확장됐고, 계몽주의 시대에는 민족주의와 제국주의 등 이데올로기 충돌이 전쟁의 주요 명분으로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칸트가 이상주의적이고 유토피아적인 평화 구상을 제시했지만 당시 국제 현실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낮았다”며 “산업화 이후 우월한 무기와 수단을 확보한 국가들은 식민지 개척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했고, 20세기 초에는 독일의 공격적 민족주의가 등장하면서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기반한 새로운 국제질서가 추구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조 박사는 “정의전쟁론은 서구의 자연권 전통과 자유민주적 공화주의 정치사상에 뿌리를 내렸으며, 이후 유엔 헌장과 여러 국제조약에 반영돼 평화와 인권을 수호하기 위한 집단적 조치의 근간이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유엔의 집단안보 체계는 공산주의의 불법 남침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켜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유엔은 1990년대 아프리카와 동유럽 등지에서 발생한 인종학살에 대응하기 위해 2001년 현대판 정의전쟁론이라 할 수 있는 ‘보호책임(R2P)’ 독트린을 정립했다”며 “정의전쟁론은 오늘날에도 국제정치와 국제관계 속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조 박사에 따르면 정의전쟁론은 전쟁을 시작할 수 있는 정당성을 의미하는 ‘개전의 정당성(jus ad bellum)’, 전쟁 수행 과정에서의 정의를 다루는 ‘전중의 정당성(jus in bello)’, 전쟁 종결과 평화협정의 정의를 다루는 ‘전후의 정당성(jus post bellum)’ 등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아울러 “정의전쟁론은 전쟁을 찬양하거나 미화하기 위한 이론이 아니다. 타락한 세상 속에서 죄의 확산을 막고 무고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무력을 가장 제한적이고 비극적인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현실적 윤리”라며 “그리스도인은 영구적 평화와 샬롬을 추구해야 하지만, 동시에 무고한 이웃을 위해 악에 맞서 싸워야 하는 도덕적 책임도 외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앞서 열린 기도회에서는 영락교회 담임 김운성 목사가 역대상 12장 1~7절을 본문으로 ‘대세보다 옳음을 따르라’는 제목의 말씀을 전했다.
김 목사는 “본문에 등장하는 베냐민 사람들은 당시 권력을 가진 사울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택하신 다윗을 돕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며 “그들은 대세보다 하나님의 뜻을 따랐고,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옳은 편에 섰다”고 했다.
아울러 “오늘날 우리 사회는 무엇이 옳은지 분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혼란한 상황이다. 그리스도인들은 대세나 이익보다 하나님의 뜻과 진리, 정의를 따르는 책임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며 “하나님 앞에 엎드려 무엇이 옳은지 깨닫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깨달은 옳음을 따라 행동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대세가 아니라 옳음을 따라야 하는 이유는 결국 진리가 승리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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